Ep.13 밀양소통협력센터 유초원 매니저

내 고향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마음

by 파도

초원은 제가 참 좋아하는 친구입니다. 의성에서 청년마을을 운영하던 첫 해, 우왕좌왕하던 그 시절을 함께 이겨낸 동료였기도 하면서, 의성에서 밀양으로 이직한 지금까지도 마음 맞는 친구이기도 하죠. 저는 초원이 참 단단한 사람이라고 느낍니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옆에서 제가 볼 때는 조용하게 자신이 믿는 가치를 뚝심있게 지켜나가고, 그에 부합하는 삶을 부지런히 살아내거든요. 특히, 고향인 진해에서 자라며 피부로 느껴온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서울로 대학을 진학했고, 그 뒤에는 역시 자신은 내 지역, 내가 아는 얼굴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데에 힘을 다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 결심을 삶으로 지켜내고 있고요.


내 고향에 애정이 있지만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모르겠는 분, 지켜나가고 싶은 가치가 있는 분이라면 오늘의 인터뷰를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Q. 소개를 부탁드려요.


저는 밀양에서 살고 있는 초원이에요. 경남 진해에서 가장 오랜 시간 살았고, 서울, 의성을 거쳐 지금 밀양에 산 지 1년 반 정도 되었어요. 지금은 밀양 소통협력센터에서 지역 커뮤니티의 다양한 일을 지원하는 매니저 역할로 일을 하고 있어요.


밀양 소통 협력센터는 밀양이라는 지역의 다양한 매력을 발굴하고 확산하는 로컬 브랜딩과 관련된 활동을 하기도 하고, 지역 주민분들이 관심 있는 지역 의제를 가지고 활동하는 다양한 주민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Q. 서울 밖에서 커리어를 이어간 지가 햇수로 4년이 되셨더라고요. 그 전에는 어떤 삶을 살아오셨는지 한번 들려주실 수 있나요?


처음 제가 로컬 관련 커리어를 시작한 건 의성이었는데요. 의성에 가기 전에 저는 그냥 평범한 대학생이면서, 아주 소심한 반골 기질을 가진 구직자였는데요. 대학에서 사회학을 공부하며 심리학, 여성학도 공부했고, 장애인권 자치 동아리에서 활동도 하고, 비거니즘에 관심도 가지면서 제가 궁금한 것들을 충분히 탐색하는 대학 시절을 보냈어요. '아 내가 삶에서 지향해야 되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겠다'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시간들이었어죠. 다만 그 모든 건 평범한 구직자로서 스펙이 될 수는 없는 일이더라고요.


그러다 운이 좋게도, 관심 있는 주제와 관련된 일을 할 기회가 있었어요. 제가 돌봄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많았는데,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돌봄 정책 연구팀에서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로 일을 잠깐 하게 됐죠. 거기서 일을 하면서 이런 돌봄 정책들이 너무 좋은데, 내가 살고 자랐던 경남에도 이런 정책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지역에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내가 거기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것 같아요.



Q. '내가 자라면서 겪어온 우리 지역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사회학과에 진학했다고 들었어요.


그런 대단한 결심이 있었지만, 입학한 첫 달에 MT에 갔다가 선배가 '그런 건 대학원에서나 하는 거지'라며 어리숙한 사람 취급을 해서 되게 속상했던 기억이 있기는 한데요. 제가 겪었던 문제는 돌봄에 관한 부분이었어요.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동생이 태어났고, 그때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고 계셨어요. 큰 기업이 아니라 작은 공공기관과 작은 중소기업이었기 때문에 육아에 관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없었고, 마땅한 정책도,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사적인 돌봄 서비스 같은 것도 많이 없던 상황이었어요. 도와줄 가족이 없으면 이런 돌봄의 부담을 개인이 져야 한다는 게 이해가 잘 되지 않더라고요. 동생이 커가는 과정에서 많은 갈등들을 가족 내에서 해결을 하면서,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최선을 다해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우리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런 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구조적인 노력이 필요할까?'라는 고민을 하면서 사회학과에 진학하게 됐죠.


Q. 초원이 서울 밖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금 당장 좀 더 내 에너지를 쏟고 싶은 거는 내가 아는 얼굴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제가 곰곰이 생각을 해봤을 때, 저는 뭔가를 배우러 서울에 온 거지 서울에서의 삶을 선택해서 온 건 아니었던 것 같았어요. 취직을 준비하는 기간이 되면서 제가 관심 있는 것들을 생각해 봤을 때 결국 저의 시작점이나 관심사의 출발은 제가 살았던 지역에서 있었던 저의 경험들, 그리고 제 가족들과 친구들, 그런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들은 지역에서 삶을 꾸려가고 있었기 때문에, 배울 걸 다 배웠으면 다시 돌아가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아까 제가 사는 지역에도 이런 돌봄 인프라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씀드렸었는데요. 제가 연구를 한 건 아니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지역보다 서울에 돌봄과 관련된 인프라가 더 많다고 느꼈어요. 서울에서는 자란다, 째깍악어같은 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돌봄 서비스가 많잖아요. 그리고 제가 돌봄 정책 연구팀에서 일했을 때 연구진분들이 어린이집의 교사 대 아동 비율을 좀 조정하는 어린이집의 교사 대 아동 비율을 조정하는 것의 효과에 대한 연구를 하고 계셨는데, 저희 지역에서는 이런 게 정책적으로 실험이 되는 걸 별로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근데 이렇게 시 차원에서 정책적인 실험을 하고, 그걸 연구하고, 결과가 좋으면 시 정책으로 이어져 나가는 구조가 정말 인상 깊었어요. 그리고 당시 제 친구들이 지역에서 어린이집 교사를 하고 있었는데, 친구들에게 들었던 어려움들이 겹쳐지면서 '이게 진짜 내가 사는 지역에도 당장 필요한 일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울이 확실히 돌봄 정책에 있어서 선진적인 것들이 먼저 시도되더라고요.

서울은 내가 없어도 이런 것들이 이미 잘 되고 있으니까 더 지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2022년쯤에는 제가 한창 비거니즘이나 환경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는데, 그럴수록 농업이나 좀 더 느린 삶, 과밀하지 않은 삶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고, 그랬을 때 결국에는 계속 지역으로 생각이 흘러갔어요.



Q. 초원이 믿고 지켜오고 있는 가치들은 무엇인가요?


사회학을 공부하다 보면 내가 얼마나 다양한 존재들과 연결되어 있는지, 내가 이 복잡한 사회 구조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영향 안에서 살고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거든요. 계속 어떤 구조적인 관점에서 문제들을 바라보게 되니까, 대학 기간 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것들과 연결되어 있는 존재인지를 배우게 됐고 그 연결의 책임을 지는 사람이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최소한 피해를 주지 않는 삶, 그리고 내가 운이 좋아서 누리고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전체를 보고 책임을 느끼면서 사는 삶을 살아야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저보다 용기 있는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기 때문에, 그분들의 용기에 비하면 저는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사실 어쩔 때는 그것보다 덜 하면서 사는 것 같기는 해요. 예를 들어서 전 채식을 하지만 진짜 도살장 현장에 가서 이야기를 하는 활동가들도 있거든요. 진짜 그 문제가 일어나는 현장에 가서 같이 싸우고 목소리를 내고, 가까이에서 증언하는 사람들이요.



Q. 초원이 지향하는 가치를 지키는데 지역은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주목받지 않더라도 이 세상을 이루는 중요한 일들이 이루어지는 곳이 지역이라고 생각해요. 농업이나 제조업처럼요. 저희 부모님도 사실 그렇게 주목받는 일을 하진 않으셨거든요. 정말 조그마한 중소기업에서 제조업을 하시고, 지역의 작은 센터에서 청소년들을 상담하는 일을 하셨어요.


사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쓰는 전기도 대부분 지역에서 다 생산이 되고, 쓰레기의 경우에도 그 지역의 쓰레기가 그 지역 내에서 처리되는 게 아니라 여러 지역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내가 마땅히 관심을 가지고 주목하고 싶은 장면들이 지역에 있기 때문에 지역에서 사는 삶을 지향하는 것 같아요.


저는 그냥 묵묵하고 성실하게 자기 책임을 다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마음이 가요. 지역에는 제가 지역에 태어나기 전부터, 우리가 '로컬'이라는 단어로 지역에 관심을 가지기 전부터 지역을 자기 터전으로 읽어오고 각자의 서사를 만들어 온 사람들이 정말 많잖아요. 저는 지역에서 그런 분들을 만날 수 있고 그런 이야기 속에 있을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정혜윤 작가님의 '삶의 발명'이라는 책의 홍보 문구로 선택이 고민될 때는 '나는 어떤 이야기에 속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 관점에서 생각해 봤을 때, 내가 같이 쓰고 속하고 싶은 이야기는 서울의 이야기보다는 지역의 이야기인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Q. 밀양에는 초원이 지키고자 하는 가치를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편인가요?


밀양에 오고 나서 일상에서 재밌는 활동들을 많이 하고 있기는 해요. 의성에서는 뭔가 하고 싶은 것들이 있으면 제가 스스로 판을 깔아야 되는 느낌이었는데 운이 좋게도 밀양에서는 이미 제가 관심 있는 활동을 오래 해오신 분들이 계셨어요. 환경과 관련된 활동을 오래 해오신 분들도 계시고, 이태원 참사나 세월호 사건처럼 사회에 목소리를 내고 싶은 일들이 있을 때 그것과 관련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행사들을 되게 꾸준히 열어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작은 도시이지만 다양한 목소리를 내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환경에 있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안정감을 느끼죠. 의성에도 농민회 등의 활동들을 열심히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고 알고 있는데, 아무래도 제가 1년 반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만 살았다 보니 몰랐을 것 같아요.



Q. 어떠한 과정을 거치면 나에게 맞는 지역을 알 수 있을까요?


사실 저는 너무 운이 좋았던 게, 그냥 저의 가치에 맞는 일과 조직을 찾았더니 자연히 이 지역의 조건들도 같이 다가오게 된 케이스긴 해요. 그래도 내가 관심 있는 주제에 관해 지원하거나 활동하고 있는 주체들이 있는지, 저희 밀양 소통 협력센터처럼 시민 활동을 지원하는 시민분들의 주체적인 활동을 지원하는 거점 조직들에서 나온 정보들을 통해 알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 또는, 그 지역에서 있었던 주요한 뭔가 사건들에 대해 그 지역의 시민 사회가 어떻게 대응을 했는지를 그런 것들을 찾아보면 지역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Q. 초원은 지역에서 취업과 이직을 경험했잖아요. 지역에서 충분히 만족스럽게 일을 하고 있나요?


저는 제 일에 만족하고 있어요. 저는 서울에 살 때도 내가 원하는 삶의 조건들을 스스로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았고,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에 관심이 많았어요. 예를 들면 서울에 살 때도 청년 주거 운동을 하는 민달팽이 협동조합에서 만든 집에서 살고 그랬거든요. 그랬는데 정말 운이 좋게도 저는 이전 직장에서도, 지금 직장에서도 이 보수적인 경상도에서(*자신도 경상도 출신으로, 이런 표현을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달라고 했다)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보려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거든요. 그 점이 저한테는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전 직장인 멘토리에서는 활동 주체에 더 가까운 일이었다면, 지금 밀양에서는 중간지원 조직에서도 일을 해보면서 지역에서 뭔가 새로운 시도들을 할 때 필요한 것들을 좀 더 다양한 관점에서 배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다만 아쉬운 점은 이런 일들은 안정성이 정부나 지자체의 예산에 따라서 많이 왔다 갔다 하는 게 되게 당연해서, 그 점은 조금 어려운 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이런 일을 많이 해오셨던 제 동료분들을 보면 예산 문제로 하던 일을 못하게 되는 일이 생겼을 때, 그냥 덤덤하게 받아들이시고 그래도 나는 나의 커리어를 계속 만들어 간다는 태도이신 것 같아서, 그냥 원래 이런 거구나라고 생각하려고 하고 있어요.



Q. 로컬에 괜찮은 취업 자리도 많이 있나요?


직종에 따라서 너무 다를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있는 이런 지역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일은 사실 불안정성이 있는 편이고, 주변의 친구들 중에 미디어나 예술과 관련된 일을 하는 친구들은 다 떠난 것 같아요. 전문직이나 제조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친구들은 저보다 훨씬 월급을 많이 받으면서 잘 일하고 있는 것 같고요. 사실 저는 제일 처음에 지역 내려오려고 했었을 때 사회복지나 사회 인문 계열로 일자리를 찾아봤었는데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경남이 아닌 경북 의성으로 가게 됐었죠. 시기를 맞춰서 잘 찾아봐야 하는 것 같아요.



Q. 서울 밖에서는 어떻게 커리어 성장을 할 수 있나요?


일단 서울 안이냐 밖이냐와 상관없이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뭐고, 하고 싶은 게 뭔지를 아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회사에서 경험했던 일들은 기획부터 운영까지 다양한 일들을 해야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다양한 분야에서 이제 올라운더로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가 잘하는 게 뭔지, 내가 남들보다 좀 쉽게 할 수 있는 게 뭔지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신기하게도 저는 직장이 바뀌었는데도 저라는 사람이 바뀌지 않으니까 내가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저에게 주어지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편견 없이 다양한 것들을 해보고, 내가 잘하는 것들을 찾고 나면 직장이 바뀌어도 연속성 있게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시간이 쌓이며 커리어는 당연히 성장하게 되는 것 같고요.



Q. 초원이 발견한 '내가 좀 더 잘 하는 일'은 어떤 영역이었어요?


저는 매뉴얼이 명확하지 않은, 내가 가는 길이 곧 길이 되는 그런 일들을 계속 하게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런 게 되게 당황스러웠어요. 그런데 그냥 반복하다 보니 무에서 시작해서 나름대로 사람들이랑 같이 이해할 수 있는 구조와 틀을 만들어내는 거, 분석하고 정리하는 거는 남들보다 잘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필연적으로 하게 되는 행정 업무들도 저는 다른 사람들만큼 스트레스를 받는 편은 아닌 것 같고요.


얼마 전에 그 '일의 감각'이라는 책에서도 봤는데, 그 작가도 일을 배우기 위해서는 자기랑 지향이 맞는 작은 조직에서 일을 하는 걸 더 추천한다고 하더라고요. 큰 기업들은 내가 해야 될 일이 잘게 쪼개져서 다 정해져 있잖아요. 그렇게 생각해 보면 진짜 저도 그 이전 직장에 다닐 때 별의별 일을 맨몸뚱아리로 부딪혀 본 것들이 다 자산이 된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저는 내가 마음 맞는 곳에서 어떤 일이든 하다 보면, 내가 포기하지 않는 한 커리어는 성장하고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Q. 지역 이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여러 지역을 거치면서 경험한 차이들이 궁금해요.


저는 고향인 진해에서 학창시절까지 다 보냈고, 서울에서 대학 생활을 한 후 의성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지금은 밀양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인구가 그 지역의 전부는 아니지만, 각각의 지역들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인구라는 하나의 지표를 가지고 비교해보자면, 의성은 인구 5만의 농촌 지역, 밀양은 인구 10만의 도농복합형 소도시에요. 그리고 밀양은 어느 정도 큰 도시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하는 일이 제조업, 공공기관 등의 사무직 비중이 높고, 일하면서 만나는 분들도 아이를 키우는 연령대가 많은 반면, 의성은 되게 나이 드신 분들과 되게 젊은 청년 이렇게 이질적인 사람들이 같이 있고, 오히려 도시에서의 삶은 깔끔하게 상관없이 그냥 내 길을 가는 독특한 분들이 좀 더 많았다는 인상이 있어요. 그리고 밀양은 여러 큰 도시들에 둘러싸여 있다 보니까 오히려 다른 도시와의 이동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더 비교하기도 하는 것 같고요. 반면 의성은 좀 더 고요한 느낌이 있어요.



Q. 처음 로컬 커리어를 시작할 때 고향인 진해, 경남이 아니라 경북인 의성으로 왔는데, 그랬던 이유는 뭐였나요?


그때는 정말 사회초년생이었기 때문에 지역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석박사 학위가 있어서 연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지금 나인 상태로 갔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없더라고요. 그런데 그 당시에 나만의성에서 지향하는 게 지역에 가고 싶은데 막막하다고 느끼는 대학생들을 위한 실험실이었고, 여기에서 머물다 보면 내가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알게 될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때는 지역 이주를 안 해봤기 때문에 용감했던 것 같아요. 사실 서울로 이주한다는 거는 그냥 너무 보통의 이주잖아요. 근데 내가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지역으로 이주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사실 정확하게 몰랐기 때문에 연고가 없는 지역으로 쉽게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느끼는 '지역 이주'란 이런 거에요. 사람들이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시간을 다르게 쓰고 장소를 바꾸라고 하잖아요. 지역을 옮긴다는 거는 내가 사는 곳, 내가 하는 일, 내가 가진 모든 관계가 바뀌는 거더라고요. 제가 장난 삼아 나에게는 서울의 삶이라는 첫 번째 전생, 의성의 삶이라는 두 번째 전생이 있고, 그리고 이제 밀양의 삶이다 라는 말을 하거든요. 진짜 그 시간이 전생처럼 느껴질 정도로 나의 모든 일상과 관계가 바뀌더라고요. 그래서 이 다음에 또 이주를 하게 된다면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할 것 같아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청년마을같은 걸 통해서 살아보기 경험을 한다거나, 자주 여행을 간다거나 하는 방법을 사용해 이주를 준비하잖아요. 저는 성격이 급해 그것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Q. 이렇게 지역들을 이주하면서 만들어진 초원만의 지역 선정 기준이 있는지 궁금해요.


저는 제일 먼저 그 지역에서 생태 관련해서 어떤 활동들이 이루어지고 있는지가 궁금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대구에도 금호강이라는 강이 흐르는데 그 강의 개발 이슈가 있어서 이제 그거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인 조직 같은 게 있더라고요. 그런 개발이나, 환경을 대하는 그 지역 시민사회의 태도나 액션들이 제가 갔을 때 이 지역에서의 삶을 만족할 수 있느냐에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저는 의성에 살 때도 남대천이 너무 좋았고, 지금은 이 밀양강이 너무 좋거든요. 제가 지역에서 엄청 큰 만족감을 느끼는 게 이런 생태적인 환경들이라, 내가 같이 살아갈 사람들이 환경을 어떤 태도로 대하는지 보면 좀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서울과 지역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어떤 게 있었나요?


젊은 사람들이 불안해하는 건 똑같은 것 같아요. 내 커리어가 어떻게 이어질 수 있을까, 내가 잘 살고 있는 걸까 그런 고민은 제가 만난 사람들에 한정해서 보자면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사실 그런 불안에서 자유롭고 싶어서 지역에 온 것도 큰데 말이죠. 하지만 차이점은 서울 사는 친구들을 만났을 때 느껴지는 끝없는 이직의 가능성과 필요성, 그런 것들로부터는 좀 자유로운 것 같아요. 저는 대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겠다거나 이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지도 않고, 집에 대한 불안도 사실 크지 않거든요.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겠지만 그냥 내가 지금 버는 월급으로 집을 갖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진 않는데, 서울에 사는 친구들을 보면 저보다 월급을 더 많이 받아도 '더 좋은 곳으로 이직을 해야 되고, 이 서울 바닥엔 내 집이 없고...' 그런 불안이 훨씬 더 강한 것 같기는 하더라고요.



Q. 초원이 지금 사는 집 월세는 얼마인가요?


보증금이 좀 센데요. 좀 신식이어서 보증금 2천만 원, 관리비 포함 월 35만 원이에요. 여기에 밀양시 월세 지원이 들어가서 15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 내요. 기간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한 1년에서 2년 정도 그 지원금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아요. 서울에서 살게 되는 자취방보다 훨씬 넓고 깨끗하고, 조용해요.


다만 저는 민달팽이 주택에서 살았다보니, 거기는 내 옆집 사람들을 다 알거든요. 같이 사는 사람들도 공동체 생활을 하고요. 그런데 여기는 은근 대도시여서 그런 건 없어서, 아직 이 뭔가 이 지역 공동체가 엄청 아늑하고 안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아쉬움은 있어요.



Q. 복닥맨션에서 초원이 경험해 온 지역들이 낙동강 유니버스라는 이름으로 묶여서 아름답게 그려져 있었는데요. 살아본 지역들에 대해서 좀 자랑을 좀 해주세요.


일단 밀양은 강이 정말 아름다워요. 동그란 섬을 따라 둘레에 딱 5km 길이의 길이 있어서, 강이 흐르는 걸 보며 산책할 수 있어요. 달리기를 해도, 걸어도 너무 좋고, 거기에 겨울마다 큰고니(*천연기념물, 백조)가 찾아와요. 송림길도 있고요. 맨날 같은 길을 걷다 보면은 계절이 흐르는 게 되게 잘 보이잖아요. 여름이 될수록 해가 지는 시간이 조금씩 당겨진다거나, 계절에 따라서 이 강 둘레에 피는 꽃들이 달라진다거나, 오는 새가 달라진다거나 하는 걸 보는 게 너무 즐거워요. 또, 밀양에 표충사라는 절이 있는데 거기에 우화루라는 큰 정자가 있어요. 거기에 신발을 딱 벗고 올라가면 눈앞이 가득 초록색으로 차거든요. 그런 풍경들이 주는 편안함이 있는 것 같아요.


처음에 밀양 왔을 때는 저한테 의성에 비해 밀양은 너무 도시인데, 사람들이 자연이 가까이 있어서 좋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게 좀 너무 정제된 자연 아닌가 이런 생각도 했는데, 점점 생각이 달라졌어요. 얼마 전에 밀양에서 탐조대 활동을 하시는 분한테 들었는데, 밀양강처럼 사람들 사는 곳과 가까운 곳에 이렇게 다양한 새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잘 없대요. 그게 너무 좋더라고요. 그리고 밀양강에는 큰 잔디밭이 있는데, 거기 앉으면 영남루랑 독대를 할 수가 있어요. 그 잔디밭에 앉아 해가 지는 걸 보면서 맛있는 걸 먹기도 하고, 점심시간에 같이 동료들이랑 가서 배달시켜 먹거나 아니면 낮잠을 자기도 해요. 그래서 저희가 장난으로 '센 강을 왜 가냐, 한강을 왜 가냐 여기 밀양강이 있는데.' 이렇게 말하곤 해요.


또 의성은 정제되지 않은, 나만 독점하는 자연의 맛이 있잖아요. 파도랑 같이 남대천 길을 따라 러닝을 하면 보통 아무도 못 만나죠. 아무도 없이 나만이 독점하는 자연, 그리고 정말 너무 조용해서 인스타를 키지 않으면 세상에 진짜 아무 일이 안 일어나는 것 같은 그 고요함, 그런 게 자랑이에요. 온전히 충전받는 느낌이 들어서요. 그리고 맛있는 막걸리와 맥주도 있고요. 지역이 좋은 이유를 얘기할 때 자연을 얘기하는 게 좀 뻔하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하지만 솔직하게 그런 게 너무 좋기 때문에 계속 얘기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의성에 살 때는 훨씬 더 계절의 변화를 민감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비들이 집을 짓기 시작하면 계절이 바뀌었다는 느낌이 들고, 과일이 나오는 순서가 있잖아요. 살구, 자두, 복숭아, 사과 이렇게 이어지는 되게 미묘한 작물들의 순서가 있었는데, 제 생활 패턴이 바뀌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밀양에 오니까 그런 걸 모르는 게 조금 아쉬워요.



Q. 요즘 탐조가 취미던데, 탐조의 매력이 궁금해요.


일단 새가 인간을 신경 안 쓰는 게 재미있어요. 그리고 내가 보고 싶다고 해서 볼 수가 없다는 점도요. 제가 밀양에 와서 좋은 점은 정말 귀여운 후투티라는 오디를 좋아하는 새가 산다는 점인데, 그 새를 너무 만나보고 싶은 거예요. 근데 그게 내가 원한다고 해서 이루어지지 않는데, 그게 제 마음을 가뿐하게 만들어줬다고 할까요? '그래, 세상이 내가 원하는 대로 될 수가 없지.' 그게 너무 당연한 거잖아요. 그리고 제가 엄청 좋아하는 책 중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이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왔어요. 작가가 자기 집 앞에 맨날 앉아 있는 까마귀들이 언제부터 살았는지 궁금해서 구글 맵을 보니까, 이 앞에 건물이 있기 이전부터 그 까마귀들은 그 자리에 있었대요. 그렇게 인간의 속도랑 다른 어떤 흐름과 존재들이 있는 게 너무 당연하고, 그게 오히려 되게 자연스러운 거다. 그런 게 탐조하면 느껴지는 것 같아요.




Q. 지역을 이동하면서 계속 관계들을 새로 만들어야 했을텐데, 지역에서 어떻게 친구를 사귀는지 궁금해요. 지역에서 누릴 수 있는 커뮤니티 같은 건 얼마나 있나요?


의성에서는 사실 커뮤니티가 거의 없었잖아요. 그래서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내가 만들어야 했는데, 밀양은 커뮤니티가 좀 있었어요. 많진 않지만 독서 모임도 있고, 보드 게임 모임도 있고요. 매달 루미큐브 대회가 열리거든요. 그 외에도 수선 모임을 비롯해 다양한 모임들이 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것들에 참여하는 재미가 또 있어요.


그리고 워낙 서울보다 관계의 밀도가 높으니까, 한 사람의 다양한 면을 알게 되는 게 재밌는 것 같기는 해요. 예를 들어서 제가 진행하는 사업에 참여자로 오신 분이 보드게임 동아리의 모임장이시거든요. 그러면 '여기서는 이런 모습이신데 또 저기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시네.' 그런 식으로 다양한 장면에서 계속 꾸준히 만나면서 천천히 관계가 쌓여가는 게 재미있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한 번 봤다고 바로 모든 걸 꺼내놓는 건 좀 부담스러워 하는데, 중요한 사람들은 결국 다양한 장면에서 만나게 되니까, 그런 점들이 주는 천천히 천천히 다가가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방향성이 궁금해요.


지금도 어디로 가야 될지 잘 모르겠어서 방향성이라는 게 너무 거창하게 느껴지는데요. 그래도 지역에서 사는 게 저한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은 해요. 그래서 그냥 담담하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상을 가꾸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리고 이번에 복닥맨션에 글을 쓰면서 이렇게 사람들한테 들려줄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그리고 지역에 살다 보면 서울이나 주변에 사는 친구들을 초대할 일이 되게 많거든요. 그게 저한테 주는 만족감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친구들을 잘 초대하고, 그들이 쉴 수 있는 곳이 되어 주고 싶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여기서 내 삶을 단단하게 잘 가꿔 가야겠군. 그 정도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 삶을 단단하게 가꿔 나가기 위해서는 일단 일에 너무 일희일비하면 안돼요. 저는 일로 지역을 이주했다 보니까, 자칫하면 일이 제 일상의 전부가 될 수도 있거든요. 저는 스스로를 몰아붙여서 최선의 결과를 내놓아야 된다는 마음이 엄청 강한 사람이어서 일 잘하고 싶은 마음에 쉽게 휩쓸릴 수 있기 때문에, 일상의 영역을 잘 꾸려가는 게 단단한 삶을 살아나가는 방법인 것 같아요. 일단 저는 기록을 정말 열심히 하고, 일로써가 아니라 그냥 애정하는 마음으로 커뮤니티 모임에 가는 거, 일의 영역에 전혀 들어오지 않는 지역의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지역은 내 일의 대상이 아니라 내가 사는 곳이라는 걸 자각하고 있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일로 이주를 하다보니, 이 지역에서 내가 경험하는 것들이 다 어떤 기획의 소재가 되어야 될 것 같다거나, 사람과의 연결이 일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인 가능성들로 채워지는 게 좀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내가 기획하지 않고 그냥 편하게 참가자로서 지역 활동들에 들어가려고 했어요.


예를 들어 저는 수어 교실에 다니는데, 거기에 갔을 때 만난 사람들은 우리 사업에 오시는 분들이 전혀 아닌, 그냥 그 수어를 배우고 싶은 순수한 마음으로 모인 분들이거든요. 내가 만들어내는 게 아닌 또 다른 지역의 장면들 안에 기획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한 명의 주민으로서 들어가는 거, 그래서 나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적응할 수 있도록 나를 여러 장면에 풀어놓는 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잘하고 싶은 마음을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역 관련 일을 하는 조직들한테 주어지는 미션이나 비전이 사실 개인의 힘으로 해결하기 힘든 과제들이잖아요. 근데 1-2년 차에는 제가 거기에 너무 몰입했던 것 같아요. 너무 저의 능력을 과대평가했던 것 같은데, 꾸준히 해야 그 다음이 있는 거다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잘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내가 한 1년 반짝 열심히 해서 바꿀 수 있는 건 영향력도 크지 않고, 꾸준히 해온 것들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때로는 선배들에게 기대고 배우면서 그냥 하루하루 내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해요.




Q. 지역에 보고 배울 수 있는 선배들이 충분히 있나요?


이것도 분야에 따라 다를 것 같은데, 떠들썩하게 주목을 받지는 못하지만 오랜 시간을 쌓아온 사람들이 지역에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환경 활동을 하시는 분들도 어떻게 보면 선배이고, 저희 회사에만 해도 이런 일들을 10년 이상 해 오신 분들이 계시고요. 제가 운이 좋은 점도 있는 것 같은데, 비슷하게 1-2년 앞선 연차의 분들부터, 30대, 40대, 50대까지 동료분들이 있어요. 이렇게 지역에서 다양한 삶의 시간을 쌓았을 때 어떤 모습이 되었는지 보여주는 선배 동료들이 있다는 게 좋아요.



Q. 서울 밖에서의 삶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혹시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서울이 아닌 곳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면,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서울 밖의 삶을 살아야 마음이 편안해지는 게 있다고 생각해요. 서울 밖에서 살아 봐야만 해결될 수 있는 망설임과 마음들인 것 같다고 해야 할까요. 다만 각자의 방법과 속도는 다른 것 같아요. 저는 준비 하나 없이 연고 없는 지역으로 왔고, 다행히 좋은 경험을 했지만, 다음에 또 이주를 하게 된다면 그 지역을 한 10번은 가보고 선택할 것 같아요. 주변에 보면 진짜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을 경험하고, 나와 맞는 지역을 찾은 후 잘 준비해서 이주를 하시더라고요. 그랬을 때 더 오랫동안 안정되게 살아갈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 지역을 자주 여행한다거나, 그 지역에서 하는 주민 활동에 참여한다거나, 또는 살아보기를 한다거나 하는 방법이 있죠. 그런 다양한 방법들을 충분히 누려보고 선택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좋아하는 리베카솔릿이라는 작가의 길 읽기 안내서라는 책에 이런 말이 나와요. 제가 이주를 결심했던 시절의 일기장에 써져있는 문장인데요. '어떤 사람은 남들보다 유난히 더 멀리 간다. 어떤 사람은 가치와 관습을 상속받은 집처럼 물려받지만, 어떤 사람은 그 집을 불태워야 하고, 자기만의 땅을 찾아야 하고, 맨 땅에서부터 새로 지어야 한다' 이런 문장인데요. 그냥 서울에 살면 딱히 밖으로 갈 이유가 없잖아요. 모두가 지향하는 바니까요. 그런데 저는 어쩐지 이건 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데, 그냥 그런 느낌이 드는 사람도 있고, 그렇게 나에개 맞는 삶을 찾아야 되는 사람도 있다는 말이 와닿았어요. 그래서 이 문장을 공유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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