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같이 실패한 2023년 연말 모임, 4가지 원인분석
쪽팔린 이야기를 쓰려한다.
실패라고 명명하기 싫어서 없었던 일인 양 취급했던 경험을 꺼내어보려 한다.
연말이 되면 친구들을 모아서 하는 것이 있다.
일명 '연말정산'
돈 돌려받는 그거 말고 내 삶에서 하는 연말 정산이다.
회사에서는 년, 반기, 분기, 달 별로 워크숍까지 진행하며 방향성을 잡는다.
8090년대 생의 예상 수명이 120세인데 정작 내 삶은 시간을 내어 워크숍 하지 않는다는 게 늘 의문이었다.
적어도 연말에는 회고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친구를 모아서라도 2018년부터 꾸준히 해왔다.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고, 이를 수익화하고 싶었다.
마침 갭이어를 갖고 있는 다른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대기업 대상 교육 컨설팅 해왔던 친구였다. 워크숍 콘텐츠를 만들기 최적화된 인재!
그리고 나는 MD출신으로 콘텐츠와 제품을 잘 파는 일을 해왔다. SNS 마케팅을 통해 매출까지 연결하는 일을 했다. 와인에 대한 관심도 생긴 터라 '와인주는 연말모임'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콘텐츠에 특화된 친구와 상품 잘 파는 나!
아주 환상적인 조합이라고 생각했다.
다 차치하고 결과는 어땠냐면 처참하게 실패했다.
목표인원 15명, 신청자 1명, 그 마저도 (친구의) 지인이었다.
실패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도망 다니다가 반년이 지나서야 문제를 되짚어보았다.
원인은 총 4가지
미래의 나에게도, 다른 분들께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글을 남겨본다.
고객이 늘 중요하다고 강의에서도 말하면서도, 정작 내가 시작을 할 땐 나의 수익화에서 시작했다.
그러니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보다는 와인을 붙여서 단가를 높이고 광고를 하면 막연히 사람이 따라올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것이다.
제품을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무엇을 문제로 겪고, 내가 무엇을 줄 수 있는지(해결)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2가지가 닿아야 사람이 모이고, 가치가 생긴다.
하지만 정작 이 작업을 하지 않았다. 내가 해봤으니 좋았고, 남들도 좋아할 것이라는 막연함으로 시작했다.
그러니 고객의 문제(필요)를 파악하려고 하지 않고 제공하고 싶은 콘텐츠에만 집중했다.
물론 마진율, 고정비 같은 돈 계산은 중요하다.
하지만 고객이 없는 상태에서 나의 비용만 고려하는 것은 이번처럼 개 같은 실패를 만들 뿐이다.
연말에는 보통 한 달 치의 약속을 11월부터 잡기 시작한다.
'올해 가기 전에 봐야지'라는 명목으로 망년회를 한다.
이를 놓쳤다. 아니 알면서도 나는 괜찮을 거라 생각했던 거 같다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나 보다)
하지만 나는 열흘 남짓의 시간을 두고 준비했다.
지인으로라도 꾸려보려던 워크숍이었지만 이미 친구들은 선약이 있는 상태였다.
급하게 기획해도 타깃 고객에게 콘텐츠가 닿고, 주는 가치가 명확하다면 고객이 전환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준비한 잔치가 마땅찮은 상황에서 지인 아닌 고객까지 유료 비용을 내고 전환되는 것은 정말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유료 고객 전환에 대한 생각은 하단부에 솔루션 회고까지 했으니 궁금하시면 최하단으로 스크롤 내려주세요
소액이라도 sns 광고를 돌려보려고 했지만, 주류 정책에 위배되었다는 알람을 받게 되었다.
사실 내가 직접 세팅한 경험이 많았다면 이 정도는 고려했을 텐데 이 조차도 고려하지 못한 내가 그땐 무척 미웠다. 이래서 인생은 실전이라는 것일까
시간은 부족하고, 광고는 안 돌고.. 사람은 안모이고 미칠 지경이었다.
이 경험을 계기로 광고가이드를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배웠다.
여전히 물건 사용 설명서 따위는 절대 안 읽는 나지만 플랫폼의 공지사항을 정독하게 되었다.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것만큼 변명의 여지없는 게 또 있을까
물론 열심히 한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 성공할 가능성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진다.
'콘텐츠가 이렇게 괜찮은데 그냥 하면 사람들이 반응하지 않을까?', '지인이라도 오면 되는 거 아냐?'
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15명 중 과반수 7명쯤은 손쉽게 지인으로 채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각자의 일정이 있었고 '유료'모임에는 지인이어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하물며 내 가장 가까운 사람조차 설득하지 못하는 콘텐츠가 모르는 사람을 설득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실패의 가장 큰 원인 하나만 꼽자면 고객이 겪는 문제를 내가 줄 수 있는 해결책을 연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료고객 전환에는 단계가 필요하다
마케팅 강의를 진행할때 프레임워크로 제시하는 AARRR 이다.
각 단계별 알파벳을 딴 이름이니 너무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
여기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인지부터 구매까지는 각 단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령, 모임의 경우 유입되었다면 일정, 커리큘럼, 제공하는 다과구성, 모이는 사람, 강사진 등 다양한 요소를 확인하고 단계를 넘어갈 것이다.
위의 표는 콘텐츠 활용에 대한 알고리즘을 다룬 것이다.
얼마 전 본 유튜브에서 인상 깊어서 영상을 보고 따로 자료로 만들어두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왼쪽 3번째 묶음인 '잠재고객형성'의 단계이다.
무형 재화를 파는 경우 구매 경험을 하기 전까지는 타인의 추천이나, 복불복 상태를 경험할 수 밖에 없다.
돌이켜보자면 초반 모임으로 인지도를 쌓은 후 유료형태로 천천히 변환했었어야하는 것이다.
잠재고객도 없고, 지인 추천도 없고, 인플로언서도 아닌 입장이니 고객이 전환되기 어려웠던 것은 너무 당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