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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우 Jul 22. 2023

동료가 필요하다

실천하는 삶

 아침에 책 읽기 시간이 허락되는 순간이 있기에 지금, 나는 살아있다는 흐뭇함을 만난다. 평일 시간이 바쁜 척할 수 있다는 것도 좋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나는 무척 바빠 보인다. 실상 나는 그리 바쁘지 않다. 남은 2023년은 꾸준하게 이어지는 계획된 일정이 있을 뿐이다.


 이른 아침에 마주하는 책은 나를 기운 나게 한다. 책을 잡고 있을 시간이 주어지는 한 쌓일 스트레스도 없다. 울렁이고 들쑤시는 마음을 진정하게 만들어주는 순간이기에.


 일상에서 하고 있는 생활습관이 그나마 환경적 삶을 가능하게 한다. 일회용품을 쓰지 않으려면 누군가 수고가 있어야 한다. 매일 간식마련 후에 수북하게 채워지는 컵과 접시와 젓가락.


 사회학습으로 굳어진 생활 습관을 거부하는 일부터 자본주의라는 사회가 요구하는 것들을 물리치는 일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내겠다는 다짐은 내게 한 약속이기에 안 지켜도 나는 괜찮다.


 특히 나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허용하는 것보다 더 많이 허용하며 살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랑할 것까지야 못되지만 나는 게으른 사람이다. 그런 나를 허용하는 일로 얻는 즐거움이 있다면 누군가에게는 지극히 편한 상대로 남아있게 된다.


 젠가 한국에 괴테가 나타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세계를 향한 아름다운 관심을 가지고 걸어가는 그에 뒷모습을 따라간다. 그가 꾸준하게 내보내는 여행이야기를 읽으면서 세계를 상상하고는 한다.


 게으른 나는 결코 그곳을 가지 못할 것이기에 글과 사진으로 만나는 세계는 경이롭다. 내가 여행기를 그다지 많이 접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세계를 경험하는 일은 거의 누군가가 쓴 여행기덕분이었다.  


 홀로 걸어가고 있는 그 길 뒤에는 동료로서 눈길을 보내는 내가 있음을 어쩐지 적어놓고 싶은 아침이다. 물리적으로야 지구 반대편이라 해도 가깝게 들리는 목소리로 서로에 일을 독려하고 있으니 우리는 동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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