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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verflowToU Feb 28. 2022

간호사가 부족해요

  지난달, KBS <시사 직격>이란 프로그램에서 '살리고 싶다, 살고 싶다'라는 제목으로 간호인력 부족에 대한 내용을 방영했다. 해당 프로그램에선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가속화되고 있는 간호인력 문제를 보여주었다. 영상 내용 중, 코로나가 크게 확산됐던 2020년 3월 경 대구로 자원하여 파견 갔던 간호사가 인터뷰한 내용은 마음을 아프게 했다.


간호사가 정말로 부족해서 사람이 진짜로 죽는구나. 사람이 죽는 걸 내 눈앞에서 보고..
그게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인력 요청을 하는데 전국에서 아무데서도 구할 수 없었어요.


  결국 정부에서는 인력을 모집하여 보내주긴 했으나, 그중에 경력이 거의 없는 신규 간호사나 중환자실 경험이 없는 간호사, 일을 안 한지 10년이 넘은 간호사들이 있어 중증 환자를 보는 데는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파견 근무는 1개월 단위로 교체를 하게 되어있어, 교육을 하고 같이 일을 하기엔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있던 간호사 부족 문제가 기저에 깔려있다. 간호사가 부족하지 않았다면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위해 숙련된 간호사를 파견 보냈을 테지만, 자신들 병원에도 인력이 부족하여 중증도 높은 환자를 볼 수 있는 경력 간호사를 보낼 수 없었던 것이다.


  의료현장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인력이 부족하니 간호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정부에게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정부는 코로나19가 곧 끝날 텐데 나중에 유휴인력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기조 아래 인력 확충을 거부했다. 결국, 코로나19 확진자는 17만 명까지 찍었고, 코로나19 중증환자를 위한 병상 확보를 하라는 정부의 행정명령에 죽어가는 것은 병원에 있는 의료진이 되었다. 늘어난 병상만큼 환자를 볼 수 있는 인력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의료진들은 자신을 갈아 넣으면서 환자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가중된 업무로 인해 남아있는 간호사들도 신체적, 정신적으로 지쳐가고 있다. 2년째 지속되고 있는 장기화에 숙련된 간호사의 퇴사 마저 발생하면서 병원 전체 간호사 부족 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인구 천명당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사 수는 OECD 평균 8.9명인데 반해, 대한민국은 3.8명에 그치고 있다. 그중에서도 30대 전후로 대부분 사직해서 숙련된 간호사의 숫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¹ 즉, 신규 간호사로 입사해서 일을 좀 할만한 2~4년 차가 되면 그만두 있고, 숙련된 간호사가 부족하여 남아있는 사람에게 무거운 짐이 남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간호인력 증진을 위해서 간호대학의 정원을 확대하는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간호사 면허를 소지한 사람은 늘어나서 표면적으로는 해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일하지 않는 간호사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² 일명 장롱면허 간호사의 숫자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간호사의 근무 환경의 개선 없이 정원만 늘리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간호법 제정에 대한 청원이 올라왔고, 247,385명의 국민들이 동의하여 류근혁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답변하는 영상 ³ 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언급되듯 대한민국 간호사는 선진국에 턱없이 부족하며, 간호사 이직률은 14.5%로 전체 산업 이직률 5.2%의 2.8배 수준이다. 정부가 간호사의 처우개선 및 근무환경 개선을 하지 않으면 이직률은 더 올라갈 수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게 된다. 우리 누구도 병원의 의료서비스를 받지 않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진행하는 교대제 개선 시범사업이나 교육전담간호사 지원 확대, 간호등급제 개편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으나 개선에 대한 움직임이 일어난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간호사의 3교대 근무가 간호 업무를 하는데 부담이 되지 않도록 변화됨과 동시에 간호등급제 개편을 통해 간호사의 업무에 맞는 적절한 수당이 형성되고, 전문간호사 등의 권한 확대 등이 이루어진다면 점차 간호사가 일하고 싶은 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간호사의 인력 부족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생각한다. 병원에서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간호사이다. 간호사가 없으면 환자 옆에서 누가 있을 것인가. 의사가 수많은 환자 옆에 붙어서 일일히 환자를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신의 가족이 될 수도 있는 환자의 곁에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간호사를 확보하기 위힌 노력,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에서 강력한 움직임으로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1) 출처: 대한간호협회 「2020 간호통계연보

2) 출처: 대한간호협회 간호통계자료

3) 영상: 간호법 제정 촉구 국민청원에 답합니다|류근혁 보건복지부 제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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