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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verflowToU Mar 14. 2022

퇴사를 꿈꾸는 간호사에게.. 1편

간호사, 공공기관 뽀개기 chap.1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슴속에 사직서를 품고 산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슴속에 사직서를 품고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직장에 대한 회의감이나 퇴사 욕구가 치솟았을 때 바로 사직서를 낼 수 있도록 품고 있다는 말이죠. 그 말인즉슨, 퇴사를 하고 싶을 만큼의 스트레스에 노출된 적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직장 상사에게 업무 외의 것으로 쓴소리를 들을 때, 계속해서 밀려오는 회사 업무로 인해 숨 돌릴 틈이 없을 때 우리는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 스트레스가 지속적으로 쌓이다 보면 퇴사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간호사도 마찬가지로 사직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심정지 환자의 심폐소생술 등 바쁜 업무에 온 에너지를 쏟고 났을 때 사직이 머릿속을 맴돌곤 합니다. 3교대 나이트 근무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자신의 몸이 고장 나고 있다는 기분을 느낄 때면 이대로 일하는 게 괜찮을지 생각하게 되죠. 그래서인지 힘든 업무에 치인 후 병원 동기들을 만나게 되면, 3교대를 벗어나는 방법, 퇴사 시기에 대한 이야기가 대화의 중심이 되곤 합니다. 병원의 외래나 검사실 상근직 공고가 뜨면 지원해야 할지, 병원을 나가서 제약회사 등 일반 회사로 이직해야 할지 이야기합니다. 지금 그만둬도 될지, 3년, 5년은 버티고 그만둘지, 혹은 퇴사 준비를 모두 마치고 그만둘지 고민을 토로합니다.



단순히 도피를 위한 것은 아닌가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에게 가장 먼저 묻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혹시 현재 일하는 것이 힘들어서 단순히 도피를 하기 위해 그만두려고 하시는 건 아닌가요?


  제가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퇴사하는 간호사의 많은 비율이 저연차에 집중되어있고, 그 시기에는 충동적으로 힘든 것을 모면하기 위해 그만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퇴사의 욕구를 가장 많이 느끼는 게 저연차 간호사 시절인데, 그 시기를 이겨낸 사람들은 사직을 하거나,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더라도 보다 나은 선택을 합니다. 혹은 계속해서 병원에 다니기도 합니다. 일이 익숙해지면서 업무 외의 것에 눈을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길 때면 보다 안정정인 시각을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병원에서 근무하던 1년 차 때 너무 힘들어서 사직에 대한 생각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고, 출근하는 시간이 다가오는 것이 무서웠습니다. 오늘은 어떤 환자를 보게 될지, 어떤 선생님 뒤로 인수인계를 받고 어떤 선생님한테 인계를 해야 할지 걱정이 가득했습니다. 병원에 들어섰을 때, 코 끝을 찌르는 병원 특유의 냄새에 진저리 처지곤 했었죠. 중환자실 입구를 열고 들어가서 근무 중인 선생님들에게 인사를 하는 도중에도 쉼 없이 울리는 알람들에 심장이 두근거리곤 했습니다.


  동기들과 힘들다는 하소연을 여러 차례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각종 간호사 구인 구직 글들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경력 간호사를 뽑으려는 의료기관이나 일반 회사에서는 대부분 3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했습니다. 절망했습니다. 1년도 버티기 힘든데 어떻게 3년을 버텨야 할지 막막했죠. 그냥 좀 더 작은 병원의 신규 간호사로 다시 들어갈까도 고민을 했습니다. 괜히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병원에 와서 이 고생을 하나 싶었습니다.


  그때 저에게 큰 도움을 주셨던 친구 어머님이 생각이 나서 연락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제가 간호학과를 선택하는데 영향을 주셨던 분이셨고, 과거 대학 병원의 수간호사까지 일하신 분이셨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들으신 뒤, 저에게 적어도 3년은 버티라고 수 차례 강조하셨습니다. 간호사 면허를 가지고 병원에서 경험한 3년은 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간호사 면허가 있더라도 간호사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는 말씀이셨습니다. 전화 통화 후 조금 더 힘내 보자고 스스로 다짐을 했습니다. 지금 버틴 거만큼 2번만 더 버텨보자고 말이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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