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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verflowToU Mar 15. 2022

퇴사를 꿈꾸는 간호사에게.. 2편

간호사, 공공기관 뽀개기 chap.1

이전 글, <퇴사를 꿈꾸는 간호사에게.. 1편>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신기하게도 만 1년이 지나는 시점부터 어느 순간 업무에서 힘들었던 부분들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중증도가 높은 환자를 담당하게 되어도 한숨을 한번 쉬고 나면 덤덤하게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1년이 지났다고 일을 완벽하게 하진 못했습니다. 실수를 하기도 했고, 혼나기도 했죠. 그렇지만 전보다 실수의 빈도가 줄어들었고 일에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자신감이 붙으니 일을 더 정확하게 처리하게 되었고, 인수인계할 때도 선배들에게 신뢰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만 3년이란 시간 동안 중환자실에서 근무를 하였고,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여러 준비를 병행 한 뒤 바로 공공기관으로 이직을 성공하였습니다.


  간호사의 3년 근무가 정답은 아닙니다. 3년 미만의 경력이어도 찾아보면 이직할 수 있는 곳은 꽤나 많이 있습니다. 공공기관에도 경력이 필요 없는 곳이 있죠. 다른 곳에 좋은 자리가 있고, 본인의 생각해놓은 계획이 있다고 한다면 이직이나 사직을 하는 것이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의 상황을 도피하고 싶어서 그만두려고 하는 것이라면, 그 상황을 이겨내는 도전을 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물론 그 도전에서 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좌절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차례 도전하여 이겨냈을 때의 성취감은 사람을 크게 성장시킵니다.



누구든 첫 시도에는 처음이라는 마법에 걸립니다.


  누구나 처음 하는 것은 힘이 듭니다. 누구든 첫 시도에는 처음이란 마법에 걸리기 때문입니다. 저의 경험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신규 간호사 시절 이야기입니다.


  신규직원 교육을 받고, 막 독립하여 혼자 환자를 보게 되었을 때는 심플한 환자만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산소 코줄(nasal cannula)만 가지고 있는 간단한 환자였고, 일반 병동에 올라가면 되는 환자였습니다. 그러다 점차 어려운 환자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인공호흡기를 가진 환자와 지속적신대체요법(CRRT)을 하여 투석기를 달고 있는 환자였죠. 혼자서 이런 환자들을 보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주기적으로 가래 흡인(Suction)도 해줘야 하고, 욕창 방지를 위한 자세 변경(Position change)도 해줘야 했습니다. 24시간 지속적으로 들어가고 있는 약도 많고, 1회성으로 투약해야 할 약도 많아 제시간에 투약을 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 와중에 투석액도 주기적으로 갈아줘야 했죠.


  일 처리가 어설프다 보니 할 일은 계속 쌓이기 시작했고,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환자에게 피해를 줄 것 같으니 저 대신 환자를 봐달라고 이야기하고 뛰쳐나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두려운 마음을 꾹꾹 참고 한 발자국씩 내디뎠습니다. 지난 근무 때 정확한 시간에 주지 못했던 투약을 한 번이라도 빨리 해보고, 서툴렀던 술기도 좀 더 집중해서 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 노력들이 계속되면서 근무를 할수록 업무 능력이 나아졌고, 어느새 불가능해 보였던 것들을 해내고 있었습니다. 처음 독립했을 때와는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죠. 처음이라는 마법이 풀린겁니다.


  이 패턴은 병원에서 근무를 하는 내내 반복되었습니다. 체외막 산소공급 장치(ECMO)를 가지고 있는 환자를 처음 볼 때도, 심장이식을 한 환자를 처음 볼 때도 똑같았습니다. 처음에는 도저히 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것들이, 어느 순간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되었습니다. 두려웠던 마음을 이겨내고 싸워내서 승리한 것이죠. 만약 자신과의 싸움을 도전해보지 않은 분이라면 꼭 싸워보라고 이야기해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부딪혀보고, 자신의 약한 마음을 이겨낸 뒤 성취감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싸움에서 승리한 뒤에 안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이직에 대한 판단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약한 마음을 이겨낸 뒤 성취감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만약 이직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그 목표가 공공기관이라면 제 글을 계속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대형 병원에서 일을 하다가 바로 공공기관으로 이직했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기관 취업에 대한 노하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어떤 부분은 공공기관에 특화된 내용도 있고, 다른 기관 취업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부족한 경험이지만 저의 이야기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써 내려가겠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직하겠다는 결심을 한 뒤 어떻게 준비를 시작할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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