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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보람 Dec 21. 2022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 지금 여기서부터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제로 웨이스트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요즘이다. 2019년에 다녔던 회사는 사무실에 텀블러를 세척할 수 있는 싱크대가 있었고, 다들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게 자연스러웠다. 행사 진행을 위한 케이터링을 할 때도 일회용품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게 해서 다회용품 사용이 가능한 곳을 찾느라 애먹었던 기억이 난다. 예전에 잠깐 위워크에 사무실을 둔 회사에 다녔을 땐, 위워크에 머그컵을 제공하고 사용한 컵은 세척 및 건조 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비치하는 서비스가 있었다. 그게 그렇게 편리할 수가 없었다.



  나도 실생활에서 나름대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해보려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 첫째, 물건 안 사기. 둘째, 직접 장 보러 다니기. 셋째, 배달음식 주문하지 않기. 넷째, 분리수거 철저히 하기 등등. 이것 말고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을지 늘 생각하고 있고, 누군가 실천 가능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대체로 수용하는 편이다. 중요한 건 할 수 있는 만큼, 가능한 오래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하고 있는 노력들도 이 조건에 부합하기에 행동에 옮길 수 있었다.




1. 물건 안 사기

  쓰레기를 만드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나 소위 말하는 '예쁜 쓰레기'는 우리 집에 출입할 수 없다. 아예 처음부터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려고 물건을 안 사는 것도 있지만, 집이 좁아서 물건을 살 수 없는 탓도 크다.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온 지 약 3년이 다 돼 가지만 아직도 우리 집엔 에어프라이어가 없다. 정말 사고 싶은데, 있으면 잘 쓸 것 같은데 둘 곳이 마땅치 않아서 아직도 고민 중이다. 에어프라이어가 정 필요하면 수개월에 한 번씩 부모님 집에 방문할 때 쓴다. 아무튼 지금 내가 가진 공간이 넓지 않아서 무엇 하나라도 새로 들이려면 마음을 크게 먹어야 한다. 그만큼 내가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공간을 물건이 차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2. 직접 장 보러 다니기

   내 취미 중 하나는 마트 구경이다. 특히나 물건의 종류가 많은 대형마트는 정말 좋아한다. 요즘은 대형마트보다 지역화폐 사용이 가능한 동네 마트를 더 자주 이용한다. 마트에 갈 땐 장바구니도 필수다. 직접 장을 볼 때의 이점은 채소나 과일을 직접 보고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나는 내 입에 들어가는 모든 음식물에 까다로운 편이라 마트에 직접 가는 걸 선호한다. 또, 직접 장을 보면 가지고 올 수 있는 만큼만 구매하고 무리하게 사지 않게 된다. 택배 주문은 안 할 수 없기에 최소한으로 한다. 



3. 배달음식 주문하지 않기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도 있지만 사실 배달료가 비싼 게 가장 크다.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직접 가게에 전화를 걸어 주문하고 배달료는 따로 받지 않는 게 일반적이었다. 또 그 당시엔 짜장면을 주문하면 늘 다회용기에 배달됐는데 요즘은 거의 다 일회용품을 쓰는 것 같다. 그렇지만 요리를 하고 싶지 않을 때, 너무 피곤할 땐 식당에서 주문하기도 한다. 귀찮지만 집에 들러 직접 다회용기를 들고 포장하러 간다. 그래서 너무 먼 곳은 가지 않게 된다. 한 번 구매할 때 최대한도까지 사둔 지역화폐 덕분에 기왕이면 지역 상품권 사용이 가능한 동네 음식점에 자주 간다.  


생수를 사 먹지만 병뚜껑과 투명 페트병은 따로 분리한다



4. 분리수거는 철저히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한 친구가 집들이 선물로 브리타 정수기를 사주려고 했는데 왠지 있을 것 같아 다른 걸 사 왔다고 했다. 하지만 나에겐 브리타 정수기는 없고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생수를 마시고 있다. 생수를 마시는 이유는 오로지 하나, 편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라벨은 꼭 따로 버리고 페트병은 투명 페트병을 버리는 곳에 분리배출한다. 병뚜껑은 따로 모아두었다 플라스틱의 새 출발을 도와주는 곳으로 보낸다. 플라스틱을 쓰지 않는 것이 중요한 건 알지만, 무리하지 않으려 항상 신경을 쓰고 있다.




플라스틱 병뚜껑 방문수거 활동 참여하기




제로 웨이스트의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나와 같은 부분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지 않는다고 핀잔을 주는 건 옳지 않은 것 같다. 그저 서로가 할 수 있는 범위의 노력을 할 뿐이다. 그리고 나는 주변에서 누군가의 노력을 발견하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격려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지속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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