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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보람 Dec 21. 2022

I will giveyou(기부) my heart

당신의 따뜻한 마음, 돈이 없어도 전할 수 있어요

  핸드폰 진동이 2번 울리면 손대지 않아도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잠금 해제 후 내용을 살펴보니 기부금 영수증 발급을 위한 정보 입력과 관련된 내용이다. 연말에만 받을 수 있는 메시지에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또 몇 개의 밤이 지나가면 2022년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이 된다. 30대를 지나면서도 여전히 이룬 것도, 번듯한 직장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기분이 묘하기도 하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내 앞에 주어진 기부금 영수증 신청 양식을 채우는 것이다.



  20대 중반부터 아르바이트가 아닌 4대 보험이 가입된 회사에 다니게 되었다. 그때 시작된 기부는 지금까지 여섯 개의 단체에 매월 일정 금액을 보내며 이어지고 있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사들처럼 많은 금액을 기부할 순 없지만 내가 보낸 마음은 지구 반대편 누군가의 생활환경 개선과 교육을 위해 쓰이고 있고, 정부와 지자체의 손이 닿지 않는 복지 사각지대에서 활동하는 누군가의 열정이 지치지 않도록 돕기도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기부를 하고 있다고 얘기하면 다들 대단하다며 손뼉치곤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조금 부담스럽다. 금액이 약소한 탓이다. 내가 기부한 기관에서는 앞으로도 기부가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고 한 해 계획을 짰을 텐데, 직장이 없다는 이유로 기부가 끊어지면 안 되니 처음부터 수입이 없어도 낼 수 있을 정도의 금액만 약속한다. 갑자기 큰돈이 생겨 여유로운 마음으로 기부를 하게 된다면 '일시후원'을 선택하면 된다. 중요한 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금액으로 기부를 이어가는 것이다.



  주변에 기부를 권하면 "좋은 건 알지만 돈이 없어서"라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는다. 기부는 과연 돈으로만 할 수 있을까? 물론 금전은 목표를 이루는 데 필요한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수단이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땡전 한 푼 없더라도, 기부를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1. 카카오같이가치 같이기부 - 응원, 댓글



카카오같이가치(together.kakao.com)는 카카오의 사회공헌 플랫폼이다.


카카오같이가치 소개(about 같이가치)





카카오같이가치 소개(about 같이가치)



  카카오같이가치에 접속한 후 상단의 '같이기부'를 클릭하면 각각의 모금 프로젝트를 확인할 수 있다. 프로젝트를 클릭 후 화면 하단의 응원을 눌러 하트에 분홍빛이 들어오면 카카오가 100원을 이 모금함에 기부한다. 댓글을 달아도 100원을 카카오가 기부한다. 분홍색의 기부하기 버튼을 누르면 내 돈을 이 모금함에 기부할 수 있다. 나에게 당장 돈이 없어도 응원과 댓글로 기부에 참여할 수 있고, 마음이 움직인다면 기부하기 버튼을 눌러 직접 기부도 할 수 있다. 기부가 더 이상 먼 일이 아닌 것이다. 나는 월 1~2회 정도 접속해 응원을 누르고 댓글을 달며 지금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2. 머리카락 기부하기


  머리카락을 기부하면 소아암 환자가 착용할 수 있는 가발로 만들 수 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평소 자주 보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는 유튜버가 머리카락 기부를 위해 몇 년씩 머리를 기른다는 말을 했다. 일부러 아무런 시술도 받지 않고. 대단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일 년에 한 번씩은 꼭 열펌을 하는(그래야 사회적으로 깔끔하게 보이니까) 내 머리카락은 열펌으로 손상되었으니 기부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머리카락 기부와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면서 펌을 했어도, 새치가 있어도 기부가 가능하며 모질에 따라 사용 가능 여부가 결정된다고 하는 내용을 발견했다. 소아암 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기부에 관심이 있다면, 어머나운동본부 (givehair.net)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정보를 확인해보길 권한다.



3. 봉사활동 참여하기


  시간이 금이라는 말이 있듯 봉사활동은 금보다 귀한 나의 시간과 노동력을 투자하는 일이다. 그래서 봉사활동도 어떤 의미에서는 기부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까마득한 중학생 시절 방학 숙제로 봉사 시간을 채워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그 당시엔 보통 도서관이나 지하철 역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고, 나는 집과 가까운 도서관에 전화로 봉사활동 가능 여부 문의 후 책을 정리하는 활동을 했다. 지금은 봉사활동 수요처가 많고 활동도 다양해 개인이 선택할 수 있고, 신청도 인터넷으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은 더 좋아진 것 같다. 이렇게 얘기하는 나도 올해는 거의 1년을 쉬었는데 봉사 시간이 겨우 30시간 남짓이다. 물론 어디서 인정받고자 해서 봉사한 건 아니다. 혹시나 학교나 회사 등에서 요구하는 봉사활동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해당 활동이 봉사활동 실적으로 인정되는지 꼭 확인하고 참여하자.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기부를 하며 사회에는 복지 사각지대가 많고 나는 세상을 너무 모른다는 걸 많이 느낀다. 필요한 곳에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은 이게 아니라도 분명 더 있을 것이다. 처음은 언제나 쉽지 않지만, 일단 시작하고 근육이 생길 때까지 반복하면 마음을 나누는 삶이 자연스러워지는 날도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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