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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보람 Jan 18. 2023

소심한 관종의 고백

이름 모르는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 일

   저는 제가 관종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죠. 재수의 재수를 거듭한 후 이뤄낸 브런치 작가라는 성과에는 많은 것이 녹아 있었습니다. 알아주길 바랐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것들이요. 그 아쉬움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브런치에서 제 글을 선택하고 읽어주셨습니다. 일일 방문자 수가 0과 1을 오가는 블로그에 혼자 켜켜이 쌓았던 글이 브런치에서 새 옷을 입었습니다. 이 옷은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받고 있어요. 구매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즐겁습니다. 단지 관심을 받는 것만으로도.



   백수도 힘들 때가 있습니다. 계속된 도전에 실패만 남았거나, 아무 답을 찾지 못했을 때 가장 힘들다고 느낍니다. 그런 마음을 털어놓을 때도 작은 응원을 전해준 고마운 분들, 단단한 오해가 쌓여 벽돌이 되었을 때 뾰족한 정으로 균열을 내 이해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신 분들, 말하지 않아도 제 글을 계속 지켜보고 싶은 마음을 전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이름을 모르는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을 받는 일은 두려운 게 아니라 고마운 일이었어요. 성취감으로 채우지 못한 하루는 대체로 건조하지만, 브런치 앱을 열었을 때 제 글이 누군가에게 읽힌다는 사실을 확인할 때, 다시 나아갈 힘이 생깁니다. 지금 자정이 다 되어 가는 늦은 밤이라서 센티해진 게 아니라 늘 사랑엔 속수무책입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진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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