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바랄 것 없는 세상에서 뭔가를 바라는 것은 잘 못이다. 희망이 없는 시대에 희망을 꿈꾸는 것이 헛된 것이듯.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현명하다고 할 수 없고 공부를 많이 한다고 풍부한 감성을 지니는 것은 아니다.
깊은 사색을 하거나 복잡한 논리를 거론하면 사람들은 버거워한다. 별스럽지도 않지만 극단적이고 감각적인 것에 세상은 혈안이다. 관심의 영역밖의 존재는 아무리 중요한 것이라도 중요하지 않다. 어둠 속에서 무엇을 찾으려 하는지 자문해봐야 하는, 생각하면 염증이 날 것 같은 세상에서도 생각의 가닥을 찾아야 한다. 나는 낯선 시간 속에서 무엇을 찾고 잇는지 조차 잊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