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더를 내린다. 회사의 회장이 밥을 먹자는 것을 거절한다. 선약이 있어서 거절한 그 선약이 바로 이지안과 밥먹은 것이다. 동훈은 맥주, 지안은 소주.
엄청 후미진 동네.
아버지 뭐하시고?
그런 걸 왜 물어보는데요?
잘 사는 집인지 못 사는 집인지 아버지 직업으로 간보려고? 그런 질문은 실례에요.
그 뇌물 덫이었어.
도준인 것 같은데, 짐작가는 것도 없어요?
왜 싫은지 이유도 생각하고 싶지 않는 사람이 있어.
괴롭겠다. 그런 사람이 잘 나가서.
내가 싫어 하는 사람은 다 잘되.
그럼 나를 좀 싫어 해줄래요! 끝간데 없이. 아주 아주 열심히. 싫어해줄게요.
지하철 역 둘은 거리를 둔다. 오해할까 혹은 오해 받을까 두려워서. 갈등과 마음의 간극, 기묘한 애착관계, 사람들이 밀쳐 들어오고 터질듯한 역에서 동훈은 지안에게 몸이 닿을까봐 긴장한다. 그 사이 지안은 동훈의 휴대폰을 꺼내어 도청어플을 깔고, 동훈은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 때 이후로 모든 동훈의 일거수 일투족을 이지안은 도청한다. 이어폰을 끼고 다니고, 그가 어떤 행동을 하고 무엇을 하는지 모두 알게 된다.
Remarks
건축회사의 분위기는 위계hierarchy 속에서 보이지 않는 음모로 움직인다. 이지안은 모든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되고, 법인카드로 '5천'의 상품권이 그어진 것을 파악한다. 동훈이 무엇인가를 눈치채고 진위여부를 윗선에서 파악한다.
이광일은 이지안에게 삥을 뜯으면서도 애증관계에 있다. 지안을 사랑하면서도 어떻게든 지안의 삥을 뜯으면서 그녀와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한편 음식점에서 일하다가 반찬을 작은 봉지에 넣은 것이 걸리고, 지안은 식당에서 잘린다.
동훈의 형은 동훈이 20대의 여자를 사귀는 것을 부러워 한다. 동훈의 형은 마땅히 할 수 있을 일도 없다. 아내에게 날마다 이혼독촉을 받고 있다. 고학력 실업자이다. 동훈의 동생은 영화감독이지만 매사 퇴짜만 맞는다. 이 둘은 청소업체를 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