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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Mar 23. 2016

상실

태양도 어두우면 식어버리겠지요

  

세상이 날 버렸습니다

나는 세상을 버리지 않았는데도

버림 받은 몸에는

늘 냉기가 흐르고 따스함은

식어 가겠지요.


냉장고에서

상해가는 음식처럼

곰팡이도 자유롭게 피우지도 못한 채

나는 외톨이가 되었습니다


동정받고 싶지 않아서

아무렇지도 않게

억지 웃음을 그려 넣어도

잘 그려지지 않는 표정을 그려봅니다.


글썽이는 눈물이 날 때는

화장실에 가서 혼자

웁니다.


나더러 그게 어른이냐는

비아냥에도 아랑곳 없이.

언제 부터 나는

존재의 의미조차

상실한 것일까요.


|상실loss|


글 김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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