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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11. 2021
빈둥지 증후군(Empty Nest Syndrome)
누구든 둥지에 머물지 만은 않는다
고슴도치도 자신의 짝을 찾기 위래 수천키로를 찾아 헤맨다. 날아가는 새도 자신의 짝을 찾기위해 성장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뽑낸다.
살아가는 사람도 자신의 짝을 찾아 행복의 둥지를 튼다. 새가 알을 낳아 그 새를키우는 것처럼 인간도 자녀를 낳고 키운다. 그러나 자식이 언제나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은 아니다.
어릴적 굴뚝새를 키운적이 있다. 아니 키웠다기 보다 자라는 것을 훔쳐 보았고, 또한 새들이 커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커가는 새들을 지켜보는 일은 얼마나 기쁜 일인지. 10살 갓 넘은 나에게 새가 커가는 모습, 그리고 만화에서 처럼 휘파람을 불면 어깨로 앉거나 소식을 전달해서 세상끝까지 날아갔다 오는 것을 상상하곤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세상이 평평하다고 믿었고, 바다 어딘가에 끝이 있다고 믿었다. 배는 세상 끝으로 가면 사라져 버리고, 사람도 그럴 것이라 믿었다. 지구는 마치 거대한 넓판지 같아서 그 끝으로 가면 땅아래 지구의 또 다른 이면을 발견하겠다는 꿈을 꾸었는데 그런 꿈은 학교에 가서 유리창처럼 깨져버렸다. 나의 꿈을 무참하게 깨버린 학교, 나는 학교를 다니지 말았어야 했다.
어쨌든 학교에서 그런 꿈들을 짓밟히고 지구가 둥굴다는 이상한 말을 듣고 와서 굴뚝 새를 보러 갔는데, 새들이 날아가 버리고 없는 것이다. 불행은 겹으로 온다고 했던가.(misfortune never comes alone)
빈둥지에 새는 다시 오지 않는다.
인간도 자신이 만들어놓은 둥지에서 아이들을 낳고 키운다. 그러느 함께 한다는 것은 언젠가 함께 할 수 없다는 의미도 함의한다.
우리는 늘 함께 하는 존재가 영원할 것이라 믿지만 어리석은 믿음이다. 펫로스증후군이나 빈둥지증후군은 유사점이 있다.
빈둥지 증후군(Empty Nest Syndrome, ENS)이란 애정의 보금자리인 가정에 빈 둥지만 남고 자신은 빈껍데기 신세가 됐다는 심리적 불안에서 오는 정신적 질환을 의미한다.
빈껍데기로 전락한 자아의 실상은 어떤 존재가 외부적인 원인으로 사라져 버리자 그 자리를 채울 수 없는 상실감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사람이 떠나면 그 자리를 동물로 대체하기도 한다. 일종의 금단현상과 달리 정신적 부적응으로 다가 오기 때문에 그 상실감이 적지 않다.
여성의 경우 자녀양육을 하고 아이들이 대학진학이나 직장으로 집을 떠나게 되고, 이 시기가 폐경기와 함께 오면 생리적 상실과 동시에 가족의 떠나가는 공허감이 동시에 오고,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했을 경우 증상은 몇배 증폭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남성의 경우 직장에 날마다 출근하지만 갑작스럽게 권고사직을 받았을 때 어떤 충격을 받을까. 갑작스러우 직장의 상실에 대한 충격에 아내에게 알리지도 못한 채 출근한다고 바깥으로 나돈다. 이렇게든 저렇게든 자신의 자리가 상실된다. 여자가 아이들을 보낸 빈둥지증후군이라면 남자는 직장을 잃고, 찬밥 신세가 될 뿐더러 침대에서도 집에서도 쫓겨나는 신세가 된다. 여자가 '빈둥지'라는 개념이라면 남자가 겪는 또 다른 개념이 무엇일까.
직장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가족에게도 눈엣가시로 존재하는 갈 곳 없는 사람을 샌드위치증후군이라 불린다.
물론 직장에서 쫓겨날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 갈곳없는 이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그다지 많지 않다.
사상 유례없는 covid 19로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이 범죄자로 신고받을 수 있고, 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업종은 버티고 버티지만 이미 문을 닫았거나 닫을 가능성이 있다. 자영업자들의 몰락 뿐만 아니라 20대나 50대 아니, 전 연령층에서 충격을 받고 있다.
(언제나 박탈이나 상실을 누군가 경험하고 있다면 상대적 이익을 얻는 영역은 반드시 존재한다. 반사이익처럼 더 바쁘고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직업군이 존재한다.)
대체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뭐야?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는 'I'm F '라는 의미와 직결된다. Covid19는 그 보다 수십배 강도가 강하게 사람들을 벼랑으로 몰았고, 추락하는 사람들의 풍경은 마치 낙엽같다. '명동이 문을 닫다'라는 의미는 우리나라의 심장이 멈추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진풍경이 아닌 흑풍경은 갈수록 심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