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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Lewis
불면의 소묘
생각을 지운다.
악착같이 지운다.
그걸 시라고 써서 내보인 것은
미친 짓이다.
조롱을 참지 못해 손가락질하며
수군거릴 테지.
수면제를 몇 알 먹고
어쩔 수 없이 깨어났다.
어릴 적 혼나지 않으려고
길들여진 습관,
세상에 나를 보이고 싶지 않아
숨어도 꼭꼭 숨어도
상처가 더 썩지 않으려
소독을 하고 다시 칭칭 감아놓은
손목의 붕대처럼
불을 끄고
이불을 칭칭 감고 불을 끄고
나를 지운다.
공주대 영어교육학 석사, 충북대 국문학박사 수료, 공주대 동양학 박사 수료. 철학적 인문학적인 지표가 될 수 있을 글을 쓰고 싶은 소박함. owlpoe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