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영혼이 샤워를 한 듯 상큼해진다
질척이는 번거로움 보다
내 안에 숨겨진 우울이
눈물이 날 듯 위로 받는 것 같아서.
저만히 묵힌 맨 살에
내가 봐도 민망한 때를
거품으로 문질러 내고 나면
상쾌함을 피부가 안다.
...
상쾌한 마음으로 거리를 걷는다
언어를 잃어버린 낙엽들이
분주히 바람에 날린다
다 같은 듯 해도 저마다
별개의 삶을 살다가 떠나가는
사람들,
일 순간을 생에서 놓고
지는 생 또한
그 누구의 발길에 채인다 해도
내 안에 날리는 낙엽은
가을의 축제처런 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