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학교에 경찰과 구급대가 왔다
나는 약을 꾸준히 잘 먹고, 열심히 생활하면 금방 나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나의 생각을 배신하듯, 아무리 꾸준히 약을 먹어도 나아지기는커녕 더 안 좋아지기만 했다.
죽음이 가까이 온다는 걸 직감하고, 나는 쓰면 안 되는 계획을 써 내려갔다.
첫 계획은 처음 약을 먹기 시작하고 효과가 나올 법도 한 그 시간에 세웠던 계획이었다.
오히려 난 계획을 세울 때, 마음이 편해졌다.
어차피 난 곧 없어질 사람이니까.
어차피 사라질 텐데, 그래도 기억에는 남고 싶었나 보다.
그리고 멍청하게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그대로 계획에 대해 말하고 다녔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에게 막 뿌리고 다녔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상담을 받고, 진료를 받는 관계인 사람들한테는 너무 솔직하게 다 말한 게 흠이었다.
그 결과는 당연히 입원 직행이었다.
입원을 여러 차례 마치고, 죽음과 거리가 멀어질 때 즈음 되었을 때,
나는 하면 안 되는 짓을 또 하려 했다.
이것 역시 말을 하는 바람에 감시만 더 심해졌다.
그리고 또 다른 일이 있었다.
이건 미수에 그쳤지만, 나는 죽음을 실험했다.
계획을 세우고 한 짓은 아니었다.
그날의 모든 것은 즉흥적으로 이루어졌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깔끔하게 이루어낼 생각이었는데, 결국 실패했다.
자세히 이야기를 하면 모방의 가능성이 있어 자세히 이야기를 하진 않겠다.
이 일로 또 입원을 하게 된다. 이번에는 보호 입원이었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놀랍게도 난 결국 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모든 일이 전부 입원이랑 연결이 되어 있어 보이지만, 아닌 일이 딱 하나 있다.
학교에서 실행을 하려 했지만, 결국 경찰이 학교에 오는 바람에 무너진 일이 있었다.
내가 힘들다는 말을 한 게 잘못이었다.
이 일로 인해 내 레슨은 당일 취소가 되었고, 결국 레슨 시간까지 옮기게 되었다.
여기까지는 생각보다 큰 일은 없었다.
이게 큰일이 아니라고 싶겠지만, 학교에 나로 인해 112와 119가 공동으로 왔다고 하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
그리고 그 이유가 나였다면, 그걸 더더욱이나 믿을 사람이 있을까.
당시 나는 늦은 시간에 레슨이 끝나고, 발이 이끄는 대로 가서 가만히 있었다.
그 시간이 대략 오후 6시 반정도였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그러고서는 한참 밖을 바라봤었다.
봄에서 여름 지나갈 때 즈음이라 해가 지는 노을이 참 기분 나쁘게 예뻤던 기억이 난다.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고민을 하다가 결국 스스로 위기 상담 전화에 전화해서 신고를 당하고 말았다.
그 결과가 112와 119 공동으로 출동한 것이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학교에 도착해서 날 찾기 시작했다.
경찰 두 명, 그리고 나에게 먹는 약을 묻는 구급대원...
그중 경찰 한 명은 날 데리고 가서 나랑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사람도 둘 있었다.
그렇게 정말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하고 병원 응급실로 가서 있었다.
처음으로 경찰차를 타봤다.
파출소도 가봤고.
살다 살다 경찰차 뒷좌석에도 다 타보게 되었다.
경찰이 왔다는 사실이 원망스러우면서도 참 신기하기도 했었다.
아니, 진짜로 올 줄 몰랐지.
학교에서 날 본 사람은 얼마 없어서 다행이었다.
그렇게 학교를 4일간 나가지 않았다.
스케일이 커지면서 입원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옳지 않은, 입구는 있어도 출구는 없는 선택을 하려다가
결국은 나를 포기하는 선택은 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죽음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멈추고 다시 살아나가고 그런 선택을 했다.
그렇게 나는 다시 병원으로 향하게 되었다.
그리고 병동에서 밤을 맞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