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회사와 작별하는 방법
앞서 다룬 글에서처럼 퇴사의 이유도 명확하고, 퇴사의 조건도 잘 갖추었다면 이제 남은 것은 지금의 회사와 잘 작별하는 것이다.
1. 퇴사 통보 기간은 언제 해야 할까?
법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하지만 도의상 회사가 원하는 기간은 보통 한 달이다. (연차제외 실제출근일) 30일 내에 고지하지 않으면 법적으로 처벌 받는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것은 회사의 경우고 퇴사자의 경우에는 퇴사 통보 고지에 대해 정해진 바는 없다. (출처 :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9577676&memberNo=15554453&vType=VERTICAL)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 법적으로 책임은 없다하더라도 통상 얼마 전에 퇴사 고지를 하는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보통 인수인계와 이후 후임자를 정하기 위해 30일 정도는 회사에 여유를 주는 것이 보통이다. 연차 소진일을 포함한 것이 아니라 실제 출근일 기준으로 30일(약 한달)이다. 6월 1일에 퇴사 의사를 밝혔다면 7월 1일까지는 회사를 나오고 그 이후는 연차 소진 등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회사의 부당함 때문에 퇴사를 하는 경우 어떻게든 앙갚음을 하고 싶은 마음에 돌연 퇴사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부질 없다.
2. 어떻게 하는 마무리가 좋은 마무리일까?
남은 기간동안의 근태를 성실히하고, 인수인계를 정성껏 하고, 퇴직 사유는 거짓말하지 않되 너무 솔직하지 않은 것이 좋다.
▲해당 출처 페이지에는 법으로 1개월 전에 퇴사 고지를 해야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을 수 있다 하였는데 이는 잘못된 법해석으로 보인다. 고용인이 피고용인에게 퇴사를 고지하고 1개월 뒤 법적효력이 발생한다는 내용을 잘못 해석한 듯 하다. (출처 : https://m.blog.naver.com/cignakorea/220794762712)
나의 경우엔 회사에 악감정을 가지고 퇴사한 것은 아니여서 마무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안 좋은 이유로 퇴사를 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과연 해당될 이야기인지 싶기도 하다. 이전에 한 선배님께서 좌천성인사로 퇴직하신 경우가 있었다. 갑자기 인사이동 통보를 받으시고 돌연히 퇴사를 회사에 고지하고 안 나오셨다.(회사 통보 거의 바로 다음날이었던걸로 기억한다) 그런 경우에 회사에 최소한의 기한을 주어야 한다거나,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무리 기간을 가져야 한다든가를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다만 마무리를 서로 좋게 잘 하고 싶다면 근태, 인수인계, 퇴사면담(혹은 사담) 등을 신경쓰고 퇴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회사가 나에게 어떻게 해주었는가 보다 내가 어떻게 하고 싶은가, 나는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를 생각하고 이후에는 그대로 최선을 다했다. 세상은 좁기에 나중에 다시 만날 수도 있는 위험 때문에 잘하라고 하는 것과는 다르다. 후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를 생각하기보다는 그 상황에 적절한 판단과 실행을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근태는 퇴사 당일까지 성실하게 지키는 것이 좋다
사람이다보니 근태가 느슨해질 수 있다. 퇴사를 알리면 본인은 의미부여 하지 않았어도 주변 사람들은 모든 것에 의미부여를 하기 시작한다. 웃으면 퇴사한다고 신나서 웃는 게 되고, 농담을 하면 퇴사가 행복해서 나오는 농담이 된다. 부탁을 거절하면 퇴사한다고 이제 안볼 사이라고 하는 거절이 되기도 한다. 근태도 마찬가지다. 어쩌다 지각하는 것도 주변에서는 이제 퇴사한다고 막 다니는 것이 된다.
본인이 어차피 퇴사할 것이니 지각 정도는 상관 없으리라 생각할 수 있다. 퇴사를 알리면 그 이후 일급/월급이 적어지는 것도 아니니 근태는 지켜야 한다. 이직이든 사업이든 성공적으로 시작하려면 마무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 남지 않았다고(이를테면 근태평가가 지금 회사에서의 승진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에 근태 막해도 되지 라고 생각하는 경우) 지각을 함부로 한다면 어차피 그 사람의 됨됨이 상 주변에 좋은 사람 얻기는 힘들 것이고 좋은 일이 일어나기도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수인계는 내가 자리를 비우고 빈 자리로 남아도 한 달은 지킬 수 있을 정도로 한다
캘린더를 열고 주요 일정들을 확인한다. 한 달 동안 일어날 주요 이슈들을 보고 담당자가 없으면 곤란한 일들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인수인계를 해야 한다. 인수인계서를 작성하지는 않아도 필요한 파일들을 정해놓고 주요 인물들에게 미리 알려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수인계를 잘 해놓고도 인수인계를 엉망진창으로 하고 떠난 사람이 된다. 떠난 사람에 대한 변명은 아무도 해주지 않는다.
한 달 업무를 미리 해두는 것은 너무 많지 않을가 싶기도 하지만 회사 상황에 맞춰 해두면 된다. 인수인계의 수준은 후에 인수자에게 어느 정도의 가이드는 반드시 될 정도여야 하고 제3자가 봤을 때도 양호한 수준은 되어야 한다. 인수인계를 받아본 적이 있는데 성의 없는 인수인계로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 처음 시작할 사람을 위해 인수인계를 잘 하는 것이 좋다. 기브앤테이크의 도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하자.
#퇴사면담/퇴사사담 시 회사에 대한 불만, 상사에 대한 불만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회사의 부당함을 알리고, 회사가 개선되기 바라는 마음에서 상사 욕과 회사의 개선점에 대해 1시간 넘게 면담하며 하나에서 열까지 얘기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 부질 없다. 개선점을 말하더라도 회사가 그것을 들어 줄 확률은 적다. 혹시 본인 회사에서 퇴사자의 제안으로 제도가 개선된 경우가 있는지 떠올려보자. 회사가 퇴사 면담을 하는 이유는 회사의 잘못된 점을 고치거나 발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놈이 퇴사하기 전에 책상 밑 어디엔가 시한폭탄을 설치하진 않았겠지? 라는 느낌이었다. 물론 퇴사가 아쉬운 마음에 서로 나눈 이유기도 있었다. 퇴사는 개인과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절차를 가지고 개인과 거래하는 과정이기에 퇴사자 개인적인 의견은 회사에 영향을 끼치기 어렵다.
회사 험담과 상사에 대한 불만 등은 회사에 영향을 끼치진 못하더라도 귀신 같이 어떤 루트에서건 회사 구성원 개개인에게 소문으로 돈다. 공기중에 소문이 퍼지는 것 같다. 마음 다치는 사람만 생긴다. 미워 죽겠던 A 상사의 욕을 한다면 그 상사는 개과천선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아니라, 한번 더 팀원들에게 개 같은 상사가 될 수 있는 에너지를 제공하는 역할만 할 것이다.
떠나는 사람이 회사문화/제도와 상사에 대한 불만을 남겨진 동료들에게 많이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사담이라도 많이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은연중에 "나는 이러한 불만 때문에 이 회사를 떠나는데, 남겨진 당신은 이 나쁜 회사와 나쁜 상사 밑에서 잘 일해보세요" 라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퇴사일지"는 개인적인 경험이 타인의 보편적인 경험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하여 시작한 글이었다.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들어간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