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 감상문
<미라클 모닝>을 읽기 전, 나는 작가가 단순한 ‘이른 아침 예찬론자’ 일 거라고 예상했다. 아침에 빨리 일어나야 성공할 수 있다는 뻔히 예상되는 내용의 책이라고 단정 지었다. 그러나 내가 바라보는 대상들은 모두 나의 편견에서 비롯된 결과물이었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할 엘로드는 이른 아침 예찬론자가 맞았지만, <미라클 모닝>에서는 그보다 더 중요한 메시지를 전했다.
회사원이든, 학생이든, 백수든, 많은 사람들이 매일 같은 하루를 살아간다. 어제와 크게 다를 것 없는 오늘을 산다. 또, 그런 사람들은 그 지루한 일상에 진저리를 느낀다. 안타깝게도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많은 제약이 따른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변화하고 싶은 욕구는 접어두고 그냥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할 엘로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인생의 고비를 두 번이나 겪었는데, 특히 두 번째 고비에서는 절망과 매너리즘을 맛봤다.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던 중 친구가 ‘매일 아침 뛰어보라’며 할 엘로드에게 권했다.
그는 달리기라면 경멸한다고 표현할 만큼 싫어했지만, 일단 뭐든 해보기로 했다.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다. 할 엘로드는 아침 조깅을 할 때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기 위해 자기 계발 오디오를 들었다. 그러다 오디오에서 “성공의 정도가 자기 계발의 정도를 넘어서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왜냐하면 성공이란 당신이 어떤 사람이 되었느냐에 따라 따라오는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메시지를 접했다. 쉽게 말하면 사람은 현재 본인이 가진 능력만큼의 사람이 되는 것이지, 노래 한번 불러본 적 없는 사람이 갑자기 가수가 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이 말에 감명을 받고서 그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로 한다.
할 엘로드는 자기 계발의 목표를 세우고 이행하기로 했다. 문제는 그도 평범한 사람들과 똑같이 피곤하고 지루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저녁에 자기 계발을 하자니 피곤하다는 이유로 안 할 것 같았고, 점심 이후에 하자니 회사 때문에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죽도록 싫었지만, 자기 계발을 하기에 적절한 시간이 그때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는 아침에 자기 계발을 하기로 한 것이다. 그것을 계기로 그는 점차 달라지기 시작했고, 무기력한 삶에서 벗어나 성공할 수 있었다.
그 이후로 책에는 아침에 시간을 마련하는 것에 대한 장점들이 소개된다. 여러 가지 장점들 중에서 내가 크게 공감한 것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하기 싫은 일을 아침에 하면 일을 미룰만한 변명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험기간에 밤새 벼락치기를 하면, 자정 이후 몇 시간이나 되는 많은 시간을 그다지 효율적으로 쓰지 못한다. ‘공부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불편하게 딴짓을 한다. 제대로 공부하지도, 제대로 놀지도 못하는 것이다.
오히려 푹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공부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아침에 더 집중도 잘 되고 잘 외워진다. 일과를 하기 전 몸이 귀찮다고 느끼기 전에 일을 해치워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운동과 담을 쌓고 살던 내가 꽤 오래 헬스장에 다녔던 때가 바로 오전 운동을 하던 때다. ‘헬스장에 가기 싫다’라는 생각이 들기 전에 자연스럽게 짐을 챙기고 집을 나섰다.
두 번째로 공감한 것은 잠에서 깬 한 시간이 하루의 분위기를 만든다는 것이다. 잠에서 어영부영 깨서 SNS를 확인하거나 유튜브를 보면, 그 기세를 이어나가 하루 종일 무의미한 시간을 보낸다. <미라클 모닝>을 접하고 나서는 아침에 일어나서 몇 가지 의식을 보낸 뒤에 책을 읽는다. 그런 아침을 시작으로 오전 내내 무언가 읽는다. 그리고는 오후에 또 책을 읽거나, 공부하거나, 글을 쓴다. 아침 처음에 독서를 하고 느낀 고양감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다.
이 책의 키워드는 ‘이른 아침’이 절대 아니다. 이 점이 중요하다. 나 역시 책 제목과 표지를 보고 할 엘로드라는 사람이 아침형 인간이겠거니 생각했다. 나는 그가 맹목적으로 이른 아침을 사랑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 물론 예상대로 할 엘로드는 아침형 인간이 맞았고, 나도 책을 읽고 나서 아침형 인간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요점은 매일 행복하게 일어날 이유를 만드는 것이다.
나는 원래 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잠이 많지 않았다. 잠을 오래 자는 편이 아니었다. 보통 밤 12시부터 3시 사이에 잤는데, 몇 시에 자든 6시에서 7시, 아무리 늦어도 8시에는 귀신처럼 기상했다. 친구들과 게임하다가 새벽 5시에 자도 11시면 깨어났다.
그런데 작년부터 최근까지는 아무리 못해도 8시간은 잤다. 10시간 이상 자는 때도 많았다. 충분한 수면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기에 내가 원래 그만큼 자는 사람이었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경각심을 가지게 된 것은 몇 시간을 충분히 자도 피로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미라클 모닝>에서 할 엘로드가 말했듯, 그동안 아침에 일어나고 싶은 이유가 없으니 매일이 기대되지 않았다. 오히려 나의 매일은 두려웠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능력도 없는 내가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부모님 등골을 빼먹고 사는 것이 두려웠다. 오늘 하루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이 두려웠다. 다음날의 내가 어떤 모습일지 두려웠다.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로 인해 생각이 많아졌고 불면증도 왔다. 자려고 30분 동안 눈 감고 누워있다가 잠이 오지 않아 그대로 일어나서 밤을 새우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랬던 내가 매일 아침 즐겁게 일어난다. 비록 <미라클 모닝>을 실천한 것은 얼마 안 되었고 오직 이 책 때문에 생각이 바뀐 것은 아니지만, 요즘에는 아침을 맞이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 잠에서 깨고 무언가 해야 할 것이 생겼기 때문이다. 목표를 이행했다는 사실과 또 내일 아침에 새로운 목표를 이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설레기까지 한다.
미라클 모닝, 직역하면 기적적인 아침. 자극적일 수 있는 제목과 표지 때문에 이 책이 이른 아침을 막연히 예찬하는 글이 아님을 사람들한테 전하고 싶다. 중요한 것은 일어나는 때가 아니라 일어나는 이유다. 무료함이나 매너리즘에 빠져 매일을 똑같이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