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에게 아이가 있기 전..
그때의 공휴일은 말 그대로 쉬는 날이었다.
주중에 쌓였던 피로를 풀고자 허리가 아플 때까지
늦잠을 자곤 했다.
다음 달 달력을 보며 공휴일이 많은 달이라면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그 이후의 공휴일은
말 그대로 올데이 육아의 날이 되었다..
지난 일요일엔 비가 내렸다.
비 내리는 날을 유독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비옷을 준비해 놨었다.
"비 내리는 날 우리 이거 입고 밖에 나가서 놀자~"
"와~ 신난다~!"
주말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을 듣고
공휴일 올데이 육아를 빗속에서 신나게 놀아주겠다는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우리 부녀는 준비해 놓은 비옷을 챙겨 입었다.
그리고 도착한 공원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휴일이면 늘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공원인데
비가 와서 그런지 무척 한산했다.
후득 후득 비옷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는
한산 한 공원에서 더욱 선명하게 들려왔고
그 느낌이 왠지 나쁘지 않았다.
평소에는 옷이 젖을까 봐 말렸던
물웅덩이의 물텀벙도 마음껏 할 수 있게 허락해 주고,
길가로 마중 나온 지렁이들과도
몇 번이나 인사를 했는지 모르겠다 ㅎ
점심에는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짜장면을 먹고,
편의점으로 가 초콜릿과 과자 등을 마음껏 사서
엄마 몰래 실컷 먹었다.
마음껏 비를 맞을 수 있는. 그리고 한산한 공원에서의
부녀 데이트는 나도 아이도 만족스러웠던 주말을 만들어줬다.
그렇게 행복한 데이트를 마치고
저녁이 다 되어서 집에 왔다.
이맘때 아이와 하루 종일 밖에서 시간을 보내고
놀아주다 보면 마냥 즐겁고
행복한 시간만 있는 건 아니다
그리고 이런 날은 뭔가 여운이 남았는지
집에 들어온 아이는 좀처럼 말을 잘 듣지도 않는다..
위험한 행동들로 마음 졸이고
안 되는 걸 하겠다며 고집도 부리고
내가 원하는 만큼 만족스러운 식사를 한 것도 아니고,
어쩌면 편의점에서 과자와 초콜릿을 많이 사다 먹은 것도 그런 이유였던 것 같다..
그런 것들이 켜켜이 쌓여
저녁 시간쯤이 되면 나도 모르게 심신이 지쳐 조금씩 조금씩 마음의 여유가 사라진다.,
그리고 끝끝내 어느 한 부분에서
감정을 주최하지 못하고 결국
터져버릴 때가 있는데 이 날이 그랬던 것 같다..
결국 아이에게 행복한 추억과
아픈 기억을 함께 주고 말았다,.
아이의 닭똥 같은 눈물이 마를 때쯤
어느새 새근새근 잠든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나..
" 아빠가 너에게 훈육을 했어야 했는데..
지친 감정만 드러내고 말았네..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