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1

육아 초반 그 막막함에 대하여..

by 오얄

아이가 태어나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 이제 좀

적응이 되었을 무렵쯤..

아마도 그 무렵 아이는 걸음마를 떼고 한참 걷기 놀이에

빠져 있었을 때였던 것 같다


당시 나는 왕복 3~4시간에 걸쳐 출퇴근을 하던

시기였는데 그야말로 운전하다가 하루가 다 갔다..



늦은 시간까지 야근을 했던 어느 금요일 밤..

녹초가 된 몸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잠깐 눈을 감았다 떠보니 새벽 6시..

습한 손으로 내 얼굴을 만지작거리는
아이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당시 아이의 평균 기상 시간은 5시 반에서 6시 사이쯤..

주말이라고 해도 늦잠은 결코 허용되지 않았다



풀리지 않은 피곤함에 눈알이 시려왔다..

주말에 출근을 하는 아내를 보내고 아이와 한참을 놀아주다가.. 아침밥을 먹이고 또 한참을 놀아주다가

시계를 봤는데.,


'오전 10시..!'


오전 10시라는 시간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살랑살랑 봄바람에 넘실대는 커튼 아래

아이와 놀아주다 지쳐 누워있는 나에게

본능적인 움직임으로 계속해서 다가와선

침을 묻히고 겨드랑이와 다리 사이를

쉴 새 없이 파고드는 그녀..



"얘는 혼자 놀 순 없는 걸까?ㅜㅜ"

답이 뻔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의미 없이 던지고는 생각했다



"10분만.. 딱 10분만 혼자 놀면 안 되겠니?"



이내 아이를 지켜보는 두 눈에는 자꾸만

내 속눈썹이 보이기 시작하고

피곤함이 절정을 향하던 그때..


문득.. 머릿속에

막연하게 떠오르는 막막함


이렇게 힘든 육아를..
앞으로도 계속해야 하는 거지..?


" 앞으로 나는 주말에 늦잠도 잘 수 없겠지?"

원래 이전에 내 삶은 무척 자유로웠는데


저 꼬물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

끝이 보이지 않는 책임의 무게가 나도 모르게

순간의 막막함으로 다가왔다..



오뚝이를 툭 쳐서 넘어지고 세워지기를

반복하던 그녀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빙그레 웃으며 내게 다가왔다


나는 짧은 찰나의 순간 일탈과도 같았던

내 어리석은 생각에

머리를 휘저으며 그녀를 꼬옥 품에 안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아이가 태어나기 전의 내 삶은

마치 전생같이 느껴질 정도로 지나간 인생이지만


그때 당시엔 육아에 지칠 때마다 가끔씩..

아이에 대한 책임감과

결코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육아의 막막함..

뭐 이런 것들이 종종 머릿속에

잠시 들어왔다 나갔다를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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