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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YE Feb 01. 2023

<JC피트니스> 박정철 임차인 이야기

띵당의 임차인 인터뷰


성산동 JC피트니스는 11년째 같은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요즘은 사라지는 피트니스도 많은데 이렇게 꾸준하게 한자리를 지킨다는 게 쉽지 않을 텐데, 비결이 뭘까요?


장비덕후가 운영하는 피트니스


"신상 같은 새로 나온 기구들도 물론 좋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모든 운동 기구가 조화롭게 갖추어져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인체는 정말 수백, 수만 가지의 운동자극들이 있습니다. 장비들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는 것도 좋지만 부위별로 잘 구비되어 있고 꾸준하게 업그레이드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정해진 자본에서 인테리어나 기타 다른 부분에 비용이 들어가다 보면 상대적으로 장비에서 타협점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피트니스뿐 아니라 어느 업종에든 해당되는 말인 것 같습니다. 박정철 임차인은 장비에는 타협할 생각도 타협할 마음도 없다고 하더군요.



"아무리 자본이 많더라도 인테리어나 다른 부수적인 것들에 비용을 쓰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의 장비들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부분에서 저는 장비에 더 욕심 내는 편이고요, 장비 스펙의 디테일한 차이가 내 몸을 단련시키는 차이를 만들기 때문에 저는 장비를 좀 더 사들이는 편입니다."


80%가 창업 5년 만에 폐업한다


동종업계 경쟁이 확실히 치열하다 보니 화려한 인테리어나 서비스만으로는 회원들의 마음을 오래 붙잡아 두긴 쉽지 않을 겁니다.


"결국 본질이죠. 운동하러 오시니까 최상의 서비스로 운동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꾸준히 운동할 수도 있을 거고요. 매일 기구에 기름칠해주고 지속적으로 장비를 교체시켜주고 크게 보이지 않지만 작은 변화들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굵직한 회원력


10년째 다니는 회원들은 기본이고 20대~8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합니다. 출석률도 상당히 높다고 합니다. 늘 꾸준한 회원들이 늘 같은 모습으로 늘 이 공간을 채우는 것이 11년째 이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핵심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운동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간, 기구가 있지만 결국 이곳은 사람들이 와서 자기와의 싸움도 하고 이겨 내려는 등 변화를 시도하는 위대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원님들의 그 마음을 존경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뭐든 도움이 되려 합니다."


JC피트니스는 공간 커뮤니티


이곳에는 출석 기계가 없습니다. 그래서 하루에 두 번 오는 회원들도 있습니다. 회원관리는 어떻게 진행되는 걸까요? 수백 명 회원들을 관리하는 것에 한계가 분명 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여기에 대해 박정철 임차인은 따로 관리할 필요가 없다는 쿨한 반응을 보여줍니다.


"신뢰가 가장 중요합니다. 물론 청사진만 있는 건 아니지만 운동을 한다는 것은 몸의 변화, 삶의 변화를 이끄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울하거나 힘들거나 변화가 필요할 때 그냥 쉽게 하루에 몇 번이고 오셔도 되니까 운동하시라고 권하죠."



최근 10년간 운동하러 나오던 회원분이 코로나로 힘들어져 운동을 못 나올 것 같다고 했을 때도 박정철 임차인은 서슴없이 손을 내밀었습니다. 이를 안 다른 회원은 조금이라도 체육관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회원비를 더 내보겠다고 하고요, 이걸 본 또 다른 회원들도 본인들이 더 열심히 꾸준히 다니겠다 다짐하며 응원을 던졌다고 합니다. 오랜 시간과 신뢰, 믿음이 없으면 이루어질 수 없을 일이겠지요. 요즘 피트니스가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면 JC피트니스는 커뮤니티형 체육관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매일 닦고 조이며 기름칠하는 기구, 만날 때마다 건네는 말 한마디의 진심, 번지르르한 입담이 아닌 진짜 운동으로 몸을 변화시키는 노하우 가득한 프로그램까지. 그야말로 운동이라는 본질에 가까운 요소만으로 가득 차 있는 곳입니다.


11년 동안 변함없는


JC피트니스는 오픈 후 단 한 번도 회원비를 올린 적이 없습니다. 임대료 상승과 물가 상승에도 여전히 10년 전 비용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운동하러 오는 이들에게 부담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인데, 가장 큰 변화가 1개월 3개월 회비는 조금 인상하고 6개월 1년 회비는 인하하여 조정했던 것이라고 합니다.



운동에 대한 열정만큼 지점을 확장할 계획은 있나요?


지금 이 공간이 120평 정도 됩니다. 제가 직접 운영하고 관리하는 데 가장 적당한 크기라고 생각됩니다. 지점이 늘어날수록 제 관심도 분산될 테고 그러다 보면 저도 모르게 지금처럼 관리가 안될 거 같습니다. 하지만 운동을 하고 싶은 사람들과 가르치고 싶은 선생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욕심은 있습니다. 지금 코로나로 어려워진 선생님들이 많으신데 고객들이 좀 더 좋은 운동 노하우를 배울 기회가 사라진다는 말도 됩니다. 저의 지난 경험을 토대로 체계적인 기구가 설치된 운동하기 좋은 공간을 마련하여 PT공간으로 대여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누구나 운동할 수 있는 기회가 확장될 수 있지 않겠어요?



장비덕후와 환상적인 기구들


자세히 들여다보면 놀랍도록 멋진, 환상적인 체육관도 있는 법입니다. JC피트니스가 그렇습니다. 놀랍도록 멋진 마음과 장비 덕후라면 알아봄직한 환상적인 기구들, 그거면 되는 거죠. 나를 변화시키는 것은 작은 발걸음입니다. JC는 11년간 누군가의 작은 발걸음 한 번을 위해 쉽게 발 디딜 수 있도록 그 자리에 변함없는 모습으로 있는 중입니다. 매일 기름칠로 단장하고서 말이죠.


공유공간 사업을 계획하고 있어 접근성이 좋은 지역이면 더 좋겠습니다. 50~60평 되는 규모에 기구를 적당히 배치할 수 있는 공간이면 됩니다. 피트니스 건물 자체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고 대부분 쾌적하게 사용하고 있어 임대인 분들이 좋아하시는 편입니다. 장기간으로 좋은 조건의 임차조건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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