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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YE Dec 05. 2022

<리얼커피> 안정영 임차인 이야기

띵당의 임차인 인터뷰


2020년 망리단길은 핫플레이스가 됐습니다. 골목 사이사이로 닭발집부터 시작해서 살롱으로 끝나는 유니크한 장소까지 다채로운 점포들이 다양하게 인기가 많습니다. 이런 곳은 카페가 기본이죠. 10m마다 각양각색의 카페가 보이니까요. 그리고 그 카페들마다 손님들도 가득합니다. 뭐든지 가득가득한 망리단길을 쭉 따라 걸으면 작은 마트 사거리가 나옵니다. 사거리의 횡단보도는 대각선, 직진 어디로든 건너갈 수 있습니다. 어느 상권이 그렇듯 중심부에서 오른쪽, 왼쪽으로 멀어질수록 거리는 한산합니다. 



리얼커피는 2011년, 현재의 망리단길이 망원동의 외곽지역인 시절에 그보다 더 외곽, 그야말로 최고 외곽 지역에서 카페를 시작했습니다. 어차피 중심부에서 떨어져 있으니 공간이라도 마음에 드는 공간을 선택하자고 생각했죠. 



안정영 임차인은 위치와 주변 상권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합니다. 밑져야 본전은 아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상태에서 최선을 다해 보기로 했습니다. 하나를 먹어도 맛있게 먹어야 하는 신념을 가지고 다양한 상품을 개발했습니다. 맛있으면 판매했고 손님이 오면 친절했습니다. 말을 걸면 대화하고 궁금하면 말을 걸었습니다.



무엇보다 손님들이 리얼커피에 와서 소소한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파르페의 딸기는 듬뿍 많았으면 좋겠고 카페라고 먹을만한 메뉴가 없는 것은 싫었다면서요. 커피 맛은 무조건 훌륭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본에 충실한 몇 년 동안 사장도 모르게 리얼커피의 별명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광장이라는 별명은 리얼커피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단어라죠.


리얼커피에 오면 엄마도 보고 아빠도 보다가 다른 동네에서 놀러 온 회사 후배까지 만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카페가 없던 한산한 동네에서 시작한 덕분에 가족 단위 손님부터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편안하게 찾습니다. 망리단길의 흥행으로 손님들이 방문하면 으레 단골들의 발길이 끊길 만도 한데 리얼커피는 그저 편안합니다. 자리가 없으면 문 앞 턱에라도 앉아 수다를 떨고 있습니다. 소란스러울 것 같지만 소란스럽지 않습니다.



"가게 운영을 하다 보면 저도 분위기 있는 카페처럼 좋은 커피잔, 접시, 그릇 같은 거 엄청 예뻐서 매번 사고 싶다는 충동을 느껴요. 10년째 하고 있는 지금까지도요. 그런데 그때마다 허벅지를 꾹 눌러요. 아, 잔이나 그릇에서 줄인 비용을 음식 재료에 넣자. 더 맛있는 걸 많이 주자 라면서 스스로를 다독입니다."


그렇게 리얼커피 가격은 10년 만에 음료값을 500원씩 올린 것이 전부일만큼 거의 변함이 없었습니다. 망리단길의 높아진 상권 가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그마저도 올린 것이지만 수개월을 고민했습니다. 값을 올리기로 결정했을 때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고개를 숙였는데 오히려 손님들이 이제야 올리냐며 반가워했다고 하는군요. 정말 광장의 인심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요즘처럼 인스타그램 감성 카페도, 그렇다고 뭔가 딱 하나 특별한 메뉴로 유명해진 카페도 아니지만 리얼커피의 메뉴와 서비스 스타일을 보고 가맹점을 내겠다고 전국에서 오는 손님들이 꽤 있었다고 합니다. 인스타 홍보도 제대로 한 적 없는 카페가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난 경로는 당최 알 수 없으시다는데요, 안정영 임차인의 다음 목표는 카페 자체가 휴식이 되는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더 넓은 광장을 만드는 것. 역시 광장은 커야 제맛이죠.


손님들의 눈과 귀와 몸이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고 싶어요. 녹음과 강이 흐르는 공간에서 손님들은 물론 저와 저희 직원 모두가 편안해질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원해요.




* 본 콘텐츠 저작권은 띵당에 있습니다.


* 임대인님! 임차인에 대한 상담은 띵당에 문의하세요. 임대인님의 비어 있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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