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받은 2025년 다이어리에는 날짜가 적혀있어 뭔가 쓰기 부담스러운 마음에 새로운 만년형 다이어리를 찾아보고 있다. 교보문고 중앙에 있는 다이어리 판매대를 한참 꼼꼼히 둘러보고는 고르지 못하고 나온 듯한 기분이다. 음 어떤 걸 사지. 이러다 1월이 다 갈 것 같다.
어제는 정말 오랜만에 친구 지인에게 눈썹 문신을 하러 가서 아주 꼼꼼하게 시술을 받고 왔다. 시술했다는 걸 까먹고 살짝 건드렸다가 아앗-하고 따끔해서 혼났다. 고작 눈썹에 마취연고를 발랐을 뿐인데, 마취가 풀릴 때 더 분명하게 느껴지는 따끔함은 뭐람. 고통 참기 레벨이 0인 나는, 피부과를 다니는 사람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자꾸만 떠오르는 추운 날씨에 듣는 노래가 있다. 이 노래는 보옴. 간결하고 살랑이는 봄이 되기 전, 기다림을 부르는 노래. 푸른 새벽의 ‘보옴이 오면’.
보옴이 오면, 음.
모두들 한 번쯤 뵙고 싶어요
보옴이 오면, 음.
놓아둘 곳 있겠지요
지금 이렇게 버티고 나면
그때 행복할까요
삶은 조금씩 힘겨워져만 가는 걸
깨닫는 나이가 되고
난 가끔씩 울지 못해 웃어 보이고
가만히 고통을 껴안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