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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설명서

2021년과 지금은?

by 오옐


"응. 그래.“하고 웬만하면 하자는 대로 따라가고 자주 웃지만 속으로는 예민으로 똘똘 뭉쳐있어요. 그렇다고 날을 세우고 있는 것은 아니니 걱정 마세요. 나름 섬세하다고 포장해서 자소서에 없는 장점을 써야 할 때 쓰곤 하지만 생각보다 저는 참 예민한 사람이랍니다.

놀랍게도 저도 이 사실을 안 지 얼마 안 됐어요. 그래서 요즘은 어떻게 예민함을 관리할 수 있을까 고민 중이기도 해요. 아마 독특하고 평범하지 않은 것들을 좋아하는 취향 때문에 머리 위에 물음표가 떠다닐 때가 많을 거예요. 그럴 땐 특이하다는 말 대신 그게 왜 좋은지를 묻는다면 신나게 대답해 줄 수 있어요. 그중에 뭔가 하나쯤은 당신도 좋아하는 게 있기를 바라요.

평소 생각하는 것을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에요. 다 알 고 있으면서 감추고 있는 것을 싫어해서 속마음이 툭툭 나오곤 해요. 근데 가끔은 쿨한 척 마음과는 다르게 말하면 꼭 티가 나더라고요. 어설픈 거짓말은 머리도 아프고 어렵고.. 사실 이렇게 말하지만 정작 상대방이 저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주면 당황할 때도 있어요. 이 아이러니는 뭔지 생각해 봤는데 아무리 솔직하더라도 서로의 선을 지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어때요 참 쉽죠? 제가 쓰면서도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저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떡볶이나 먹으러 가요.




2021년의 나에 대해 설명하는 형식으로 썼던 글을 다 시 읽으면서 지금 쓴다면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혹은 그대로일까 되짚어봤다.

그래도 그때보단 예민함이 좀 둥글어진 것 같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나에게 솔직하게 말해줄 때, 쉽진 않지만 귀를 기울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에 나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주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말을 들었을 때 ‘좀 오랜만인데?’하며 낯 뜨겁고 당황스러워진다. 진심이니까, 맞으니까 그렇다. (끄덕끄덕)

떡볶이는 여전히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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