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P.
그런데 왜 미얀마야?
Prologue
한창 떠날 준비로 바쁠 때 꽤 여러 명이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왜 미얀마야?"
"무슨 말이야?"
"동남아 태국, 베트남, 아님 필리핀 휴양지 뭐 많잖아.
뭐 네가 휴양지를 갈 위인은 아닌 걸 알지만 왜 미얀마야?"
"그냥... 놓치고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그렇다. 내가 미얀마에 가기를 버킷리스트 1순위에 올려놓은 이유는 정말 놓치고 후회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어른들은 미얀마 보다 버마라는 지명이 더 익숙한 나라, 그마저도 젊은 사람들에게 미얀마에 대한 이미지는 떠오르는 게 딱히 없는 것에 가까운 나라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오지 같은 여행지만 제 발로 찾아다니는 내게 어느 날 M언니가 가볍게 던진 "너는 미얀마란 나라를 참 좋아할 거 같은데 거길 여행 가보는 건 어때?"
이 한마디가 불씨가 되어 시큰둥한 마음으로 검색창에 미얀마라는 세 글자를 입력해 본 뒤로 그렇게 바로 빠져들어버렸다. 여행 준비는 수선스러울 지라도 여행지를 정하는 이유들은 언제나 단순한 편이다. 은하수가 보고 싶어 몽골을 갔었고, 어느 라디오에서 들었던 라디오 디제이의 인도 여행 이야기에서 사람들의 호불호가 워낙에 심한 나라라고 하니 궁금해서 인도를 가리라 마음먹었었고, 가장 순수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 미얀마라는 이 한 줄의 여행후기글을 보고 미얀마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최대한 빨리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건 외국자본의 투입과 관광객들의 증가와 함께 라오스만큼이나 빠른 추세로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마음이 급해졌다. 언젠간 꼭 가보리라 생각했지만 2주간의 시간은 쉽게 낼 수 있는 짧은 일 수가 아니었고 그러다 찾아온 9월의 퇴직은 내게 찾아온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땐 상상도 못 했던 이유로 그때의 직감이 맞아버렸다. 이런 촉은 좀 맞지 않아도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