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곤 첫째 날
첫 날 아침
전날 잠을 잘 못 잔 상태로 길고 고단한 하루를 보냈기에 그대로 곯아떨어져 꿀잠을 잘 줄 알았건만 복병이 등장했다. 12시 넘어 잠이 들 때까지 비어있던 맞은편 이층 침대 2자리의 주인공들이 새벽까지 놀다 들어와 전등불을 환하게 킨 채 소곤소곤, 부스럭 부스럭, 쿵, 퍽 은근하게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내 단잠을 깨웠다. 외면하고 싶었다. 못 들은 척하고 싶었고, 무슨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알고 싶지 않았지만 야무지게 쳐놓은 줄 알았던 커튼 사이로 들어온 빛 한줄기는 뜨고 싶지 않던 내 눈을 자꾸만 쏘아댔다. 그때 시간 새벽 4시였다.
그렇게 30분간의 난리 부르스 타임이 끝나고 다시 적막이 찾아왔지만
내 꿀잠은 이미 다 망한 뒤였다. 결국 그날 밤 잠은 그렇게 다 자버렸다.
핸드폰과 뒤척임으로 7시까지 버티어내고 조식을 먹기 위해 나갔다. 1박에 5천 원인 숙소에서 조식이 나온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지만 주신다면 감사히 또 챙겨 먹고 나가야지. 심지어 선택까지 할 수 있단다.
"누들? 라이스?"
음료와 차는 셀프, 그리고 무료... 남는 게 있을까 싶었지만 모르긴 몰라도 이곳 사장님이 나보다는 훨씬 실속 챙기며 잘 사실 테니 이런 쓸데없는 걱정은 접어두고 한가득 나온 밥을 한 입 떠먹었다. 먹을만한데 뭔가 좀 아쉽다. 방으로 들어가 한국에서 챙겨 온 볶음 고추장 튜브와 김을 꺼내왔다. 나는 여행 때마다 김을 챙겨 다닌다. 냄새나지 않고 무게 가볍고 부피감 없고, 뭣보다 김 한 장이면 어지간한 음식엔 심폐소생술이 가능하다. 식당엔 나 말곤 죄다 백인들 뿐이었는데 흘끔흘끔 뭘 먹는 건지 신기해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 심심하고 기름진 볶음밥은 비장의 무기들로 꽤 근사한 한 끼가 되어주었고 이번에도 김은 내 구세주가 되어주었다.
아침을 먹자마자 프런트로 내려가 인터넷으로 구했던 동행분들의 바간행 버스 티켓을 대리 예매해드리기 위해 찾아갔다. 두 분은 느긋하게 직접 와서 티켓팅 하겠노라고 하셨지만 성수기가 코앞이던 10월의 바간행 버스 티켓은 생각보다 매진이 빨리 되고 있었다. 실제로 내가 예매했던 버스 또한 며칠 사이 금세 매진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제안한 게 하루 먼저 도착하는 내가 대리 예매를 해놓는 것. 아니나 다를까 이름을 들어봤음직한 버스회사들의 vip버스는 죄다 매진이었다. 처음 들어보는 버스 회사의 vip좌석만 2석이 간당간당하게 남아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누구에게 빼앗길세라 당장 2 좌석을 애매했다.
대략적인 루트까지는 짜 왔지만 사실 세세하게 어딜 꼭 가야지 하는 일정은 정하지 않고 떠나왔다. 그때 그때 마음 내키는 곳으로 가려는 마음이었는데 딱 한 군데 만은 꼭 가고자 정하고 온 곳이 있었다. 미얀마 여행 준비하던 중 평소 알고 지내던 스님께 미얀마에 가게 되었다고 말씀드렸을 때 마하시명상센터에 가볼 것을 추천해 주셨다. 미얀마에 무지했던 나는 미얀마가 명상을 하기 위해 세계인들이 모여들 만큼 명상으로 유명한 곳이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었다. 스님께서는 체험 삼아 한번 다녀오는 건 어떻겠냐고 권해주셨고 이렇다 할 행선지가 없던 찰나 마침 명상에 대해 한참 관심이 넘치던 시기기도 해서 첫 번째 목적지를 마하시명상센터로 정했다.
마하시 명상센터를 찾아서
프런트를 찾아가 자리를 지키고 있던 직원에게 마하시 명상센터 가는 방법을 물어보았으나 그녀는 계속 갸우뚱거릴 뿐이었다. 내 영어 발음에 문제가 있나 싶어 인터넷으로 찾아본 마하시 명상센터 사진까지 보여주었지만 좀처럼 모르겠는지 계속해서 갸우뚱거릴 뿐 계속해서 마하시? 마하시?라고 되뇌며 처음 들어보는 곳처럼 아리송해하는 눈치였다. 결국 구글 지도를 열고 대략적인 위치를 알려주자 그제야 타야 할 버스 번호와 정류장 위치를 알려주었다. 직원분이 알려준 정류장의 위치는 어제 내가 내린 정류장의 맞은편이었다. 감사 인사를 전하고 서둘러 정류장을 향해 걸었다. 숙소 문밖을 나서자마자 덥고 습한 기온이 내 온몸을 덮쳐왔다. 8월의 한 여름 찜통더위였다. 숙소를 나선 지 5분도 되지 않아 등줄기에선 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어제 화창하고 선선하던 한국 날씨가 또 한 번 못내 아쉬워졌다.
정류장에 도착을 하고서도 돌다리도 한 번만 두들겨 보아선 안된다는 마음에 그곳에 앉아있던 학생들로 보이는 친구들에게 마하시 명상센터 가는 버스가 여기서 타는 게 맞는지 물어보았다. 그런데 이 학생들도 마하시명상센터란 이름이 낯설긴 마찬가지인지 자기네들끼리 숙덕숙덕 알아듣지 못해도 "너 알아?" "아니 몰라"류의 이야기인 게 짐작되었다. 아마 현지인들 보다는 외국인들에게 더 유명한 장소란 걸 지레짐작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그냥 모른다고 하고 외면해도 될 텐데 스마트폰을 꺼내 열심히 검색하고 의논하며 나에게 꼭 도움을 줘야만 하는 임무를 띈 사람들 같은 모습에 또 감동이 밀려왔다.
그 사이 나는 버스비로 낼 500짯 잔돈이 없는 게 생각나 학생들에게 혹시 잔돈을 바꿔줄 수 있는지 물어봤는데 한 여학생이 잘못 이해한 탓인지 버스비로 쓰라며 500짯을 내밀었다.
"아니야 아니야 나 돈 있어 괜찮아 괜찮아"
라고 격하고 손사래를 쳐댔지만 소녀는 극구 500짯을 건네려 했다. 결국 지갑에 있는 돈까지 보여주고 지갑에서 잔돈을 모아 간신히 짜 맞춰진 500짯을 보여주고 나서야 소녀는 500짯 든 손을 거두었다.
그 사이 남학생들은 열심히 스마트폰 검색으로 내가 숙소에서 알아온 버스 번호가 아닌 다른 버스 번호를 말해주며 반대편 정류장에 가야 한다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뭐 감사 표시할 건 없고 한국에서 챙겨 온 선과 과자를 건네며 감사하단 인사를 남기고 육교를 건너 반대편 정류장에 도착하자 학생들이 말해준 버스가 마침 다가오고 있었다. 어제 탔던 공항버스와 달리 이 버스는 낡고 구석구석 땜질한 흔적이 마치 90년대 서울 시내버스를 많이 닮아 있었다. 버스에 오르자마자 기사님께 마하시 명상센터는 얼마나 가야 하는지를 여쭸고 함께 타고 있던 승객 아주머니께서 마하시에 본인이 가는 길이라며 함께 내리면 된다는 액션을 취해주셨다. 제대로 타긴 탔구나 싶어 안도하는 마음으로 그제야 긴장을 끈을 풀고 창밖의 풍경에 눈을 돌렸다.
그렇게 한 시간쯤 달려 아주머니와 함께 내린 정류장 그런데 지도에서 꽤 크게 보이던 LG대리점이 보이지가 않는다. 이상하네... 그래도 구글보다는 마하시에 다니는 현지인의 말이 더 맞겠지 하는 마음으로 아주머니를 따라 그렇게 100m쯤 걸어내려 갔을까?
"어디서 왔어요? 어디 가요? 오토바이 타고 가요."
"마하시 명상센터에 가요. 오토바이 필요 없어요."
"마하시?"
오토바이 기사님으로 보이는 아저씨 세분이 나를 향해 말을 걸어왔다.
나와 함께 걸어가던 아주머니도 발걸음을 멈추고 또 네 분 이서 토론에 들어갔다.
마하시 하나로 몇 사람을 어리둥절하게 하는 건지 규모가 꽤 큰 곳으로 알고 있는데 동네 사람도 모를 수가 있다니, 그들의 토론에 살짝 끼어 마하시 명상센터 사진을 보여주자 자신 있게 본인이 마하시에 간다고 하셨던 아주머니까지 전혀 모르는 곳처럼 낯설어하시고 오토바이 기사님들과 아주머니는 또다시 토론에 들어갔다.
결국 구글 지도까지 보여드리고도 한참 뒤에야 그 토론은 끝났고 이곳에서 거리가 먼 곳에 있으니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해야 한단 결론이었다. 그 뒤 한 아저씨의 오토바위 뒤에 타고 찾아간 마하시는 생각보다 아주 많이 가까운 곳에 있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 보이는 센터의 모습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 빼꼼 빼꼼 건물들 앞을 얼쩡 거리고 있자 한 아주머니께서 나에게 다가오셨다. 핸드폰에 있던 보이스 번역 어플로 인사를 건넸다.
"밍글 라바, 이곳이 마하시 명상센터가 맞나요?"
"네, 여기는 마하시예요. 어디서 오셨어요?"
"한국에서 왔어요."
아주머니는 목소리로 번역이 되는 이 어플이 너무 신기하셨던지 한참을 들여다보시며 즐거워 하시 워 하시면서도 나에게 질문하는 것도 잊지 않으셨다.
"식사는 했어요? 밥 먹어야죠. "
"네?"
"날 따라와요."
그렇게 아주머니의 손에 이끌려 따라간 곳은 명상센터의 식당으로 보였는데 오늘 마침 어떤 아기의 생일인지 입구부터 아기의 사진과 파티 분위기의 장식들이 식당을 에워싸고 있었다. 나를 끌고 들어간 아주머니께서는 나를 소개해주시며 식탁 자리 하나를 내어주셨고 잠시 뒤, 내 앞으로 진수성찬이 금세 뚝딱하고 만들어졌다. 미얀마 음식이 양념 가격이 비싸 맛없기로 유명하다는 말을 듣고 온터라 조식 먹을 때까지만 해도 그런 거 같다고 동의하고 있었는데 절밥은 원래 다 맛있는 걸까? 뭐가 이렇게 맛있담. 자리는 불편한데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멈출 수가 없는 묘한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그렇게 속도 없이 밥을 먹고 있자니 생일인 아이와 아이 엄마가 찾아와 식사는 먹을 만 한지 물어보았다. 먹던 밥이 목에 턱 하고 막힐 만큼 그제야 이성을 찾고 민망함이 몰려왔다. 맛있게 드시고 더 드시라는 인사와 함께 귤 두 개까지 건네고 가는 모습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이번에도 역시 줄 건 없고 가방에 주전부리로 챙겨 온 선과를 내밀어 아이에게 건넸다. 미안해 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어서...
그렇게 한상 거하게 밥을 얻어먹고 명상체험을 할 수 있는 기도실로 보이는 곳을 안내받아 들어가 방석 하나를 주섬주섬 챙겨 들고 자리를 잡았다. 마하시 명상센터는 남녀를 구분해서 수련한다고 들었는데 할아버지, 할머니가 모두 모여 계신 모습이 이상하긴 했지만 뭐, 정책이 바뀐 모양이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긴 뒤 30분 뒤 시작한다는 체험시간을 기다렸다. 그렇게.... 나는 꼬박 1시간을 기다려야만 했다.
오후 한 시가 되자 젊은 스님으로 보이는 분께서 커다란 부채를 들고 얼굴을 가린 채 들어오시다가 나를 발견하시곤 발걸음을 멈추셨다. 이 상황이 무척 재미나신 건지, 신기하신 건지 얼굴에 웃음이 만연하셔서는 나에 대해 물어보시는 것 같았다. 스님이 드디어 자리를 잡으시고 맨바닥에 깔으나 마나 한 방석으로 엉덩이가 너무 아파 이미 한계점에 도달해 나가 버릴까 말까 수십 번을 고민하던 찰나였는데 그렇게 입장한 스님 덕에 빼도 박도 못하고 앉아있게 되어버렸다. 그리고 1시간을 꼬박 미얀마 불경 외우기 시간에 참석하고 있었다. 그것도 맨 앞줄로 불려 나가서...
불경 외우기 시간이 끝나고 한 거라곤 맨바닥에 꼬박 두 시간 앉아있던 것 밖에 한 게 없는데 기진맥진해버린 나는 어느새 그곳의 스타가 되어있었다. 내 주위로 할머니들이 떼를 지어 둘러싸시더니 언제 왔는지 어디서 왔는지 등등 참고 계셨던 궁금증 주머니가 터져버렸다. 다음 주 불경 공부 시간도 알려주시며 앞으로 꼭 나오라고 말씀해주셨지만 죄송하게도 "전 내일 양곤을 떠나야 해요."라는 내 한마디에 할머니들 표정에서 아쉬움이 드러났다. 노인분들만 계시던 기도실에 나타난 젊은 외국인 여자는 잔잔하던 바다에 갑자기 들이닥친 거대한 파도처럼 모두를 일렁이게 만들었고 들뜨게 만든 듯했다.
"그런데 명상센터 구경을 좀 해도 될까요?"
"명상센터?"
할머니 한분이 갸우뚱하시는 모습이었다.
"여기 마하시 명상센터 아닌가요?"
"여기가 마하시는 맞는데... 명상센터는 아닌데..."
할머니들끼리 또 한 번의 토론이 펼쳐졌다. 오늘 하루 마하시명상센터가 참 여러 사람 토론회를 시키고 있었다.
그때 마침 다가온 스님께 할머니들이 내가 찾고 있는 마하시 명상센터에 대해 대신 질문해 주셨다.
"마하시명상센터를 찾아왔어요?"
"네"
스님은 뭐가 그리 재밌으신지 한참을 깔깔깔 고개까지 젖히고 웃으시더니
"여기는 마하시 선원입니다.. 명상센터는 다른 곳에 있어요"
"네?"
이 당혹감, 이 허탈함, 이 진 빠지는 기분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잠시만 기다려보세요. 제가 마하시 명상센터로 데려다 드릴게요. 택시를 타고 가면 돼요."
그렇게 스님의 에어컨이 나오는 시원한 숙소로 안내받아 들어가 냉장고에서 갓 꺼낸 차가운 생수 한 병을 선물로 받고 스님이 부르신 택시가 올 때까지 망연자실한 마음으로 앉아있을 뿐이었다. 택시가 오고 택시를 타고 마하시 명상센터로 이동하는 길, 스님은 아까부터 이 상황이 너무 재밌으셨던 건지 친구인 택시기사님께 한참을 깔깔 거리며 기도실에 들어가 날 발견했을 때부터의 이야기를 하시는 듯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택시기사님은 간간히 백미러로 날 보며 오~라는 탄생을 내기도 했는데 내 계획은 조금 틀어졌지만 스님께 재밌는 추억을 만들어 드린 것 같아. 이 또한 여행의 묘미란 생각에 허탈했던 마음을 거두기로 했다.
드디어 진짜 마하시 명상센터에 도착하고 스님은 그곳에서 일하시는 분께 나에 대해 잘 부탁한다는 말씀을 남기시고 타고 왔던 택시에 다시 올라타셨다. 그렇게 인사를 드리고 떠나려 할 때 U턴했던 택시가 멈춰 섰다.
그리고 그 창문 사이로 수줍은 표정의 스님이 내게 질문하셨다.
"저도 언젠가 한국에 가볼 수 있을까요?"
"그럼요. 스님,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내 대답을 듣고 나서는 함박웃음을 환하게 띄고 떠나시던 스님, 정말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드디어 돌고 돌아 마하시 명상센터에 오긴 왔는데 엉덩이가 너무 아팠고 기운이 쪽 빠져버린 상태였다. 그래도 이곳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갈 순 없어 명상센터를 둘러보았다. 역시 예상대로 규모가 꽤 큰 곳이었다.
한쪽에선 이미 걷기 명상(?)이 한창이었다.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걸으며 온 몸의 감각을 느끼며 명상하는 방법이라고 인터넷에서 보고 왔던 명상법 중 하나였다.
여기서 잠깐 도대체 이곳이 어떤 곳인가 하는 이야길 하자면 마하시 명상센터는 1938년 '마하시'라고 불리는 큰 선원에서 처음 '위빠사나'명상을 지도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100% 기부로 운영되는 곳으로 심지어 외국인 명상 수련자들에게도 무료로 제공된 곳이기도 하다. 수련기간이 끝나고 돌아갈 때 원한다면 기부를 할 수 있는 정도이지만 강제성은 없다. 최소 수련기간은 10일로 메일로 사전 신청을 해야 하며 비자 또한 명상수련 비자를 받아야 한다. 원래는 최소 수련 일수가 없었지만 이곳 생활 비용이 일체 무료라는 점을 악용하여 숙소 대용으로 사용하는 관광객들이 생겨남에 따라 이같이 최소 수련일이 정해졌다고 한다.
한창 수련 중이신 분들 사이에 갑자기 끼어 들 수도 없는 노릇이고 무엇보다 내가 너무 지쳐있던 상태라 수련하시는 모습만 잠시 구경한 뒤 명상센터를 한 바퀴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명상센터답게 들리는 것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소리, 새소리뿐 한걸음 한걸음 옮기는 내 발걸음에도 조심스러움이 생겨났다. 밍글라 바라는 큰 인사 대신 마주치는 분들께 합장한 채 조용히 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나도 그 고요함에 섞여 들었다.
명상센터에서의 체험은 물 건너 가버렸지만 대신 오늘 두 시간의 체험으만으로도 명상센터 수련 생활을 쉽게 생각하고 결정해선 안될 일 이란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하루 종일 오로지 정신수양을 위해 명상을 하는 그 시간을 잘 버텨낼 마음가짐이 아니라 단지 가벼운 내 호기심만으로 도전해볼 곳이 아니었다. 좀 더 몸도 마음도 준비가 되는 날이 온다면 그땐 꼭 경건한 마음 가짐으로 마하시명상센터에 방문해 봐야지. 그리고 선물 가득 채워 마하시 선원에도 찾아가 봐야지. 그럴 날이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오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