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는 사람, 남겨지는 사람

선택, 무엇인가 되려는 투쟁

by 오융

짧지도, 길지도 않은 사회생활을 하며 제법 많은 사람들과 안녕을 고하는 중이다.

누군가는 부서를 옮겼고,

누군가는 회사를 옮겼고,

누군가는 해외로 나갔으며,

또다른 누군가는 그 자리에 있으나 나 혼자 마음 속으로 안녕을 고했다.


떠나가는 사람의 자리는 안녕을 고함과 동시에 빠르게 채워진다.

텅 비어있는 책상만이 그 사람의 부재를 말해줄 뿐이다.

한 사람이 가버린 커다란 일인데

별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듯, 하루는 언제나처럼 그렇게 흘러간다.


누군가는 떠나가고

누군가는 남아있다.


누군가는 떠남을 '선택'했고

누군가는 머무름을 '선택'했다.


어느 방향을 선택해도 결국은, 좋을거다.


선택이란, 이런 나에서 저런 나가 되려는 투쟁


철학자 크리슈나무르티는 매일의 삶은 무엇인가가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이야기 했다.

'이런 나'에서 '저런 나'가 되려는 고통을 감내하는 그 과정 자체가 '삶'이라는 것이다.

결국 삶은 (무엇인가가 되고자 하는) 선택의 연속이고, 우리는 그 과정을 견뎌내야 한다는 말일테다.


"우리가 아는 매일의 삶은 무엇인가가 되어가는 과정이다. 가난할 때는 부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행동한다. 추하면 아름다워지고 싶어 한다. 이렇게 우리의 삶은 무엇인가가 되어가는 과정이다.
존재의 의지는 무엇인가가 되려 하는 것이다. 도전하고 반응하며 명명하고 기록하는 다양한 상태, 의식의 다양한 차원에서 무엇인가가 되려 하는 의지인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무엇인가가 된다는 것은 곧 투쟁과 고통을 의미한다. 무언가가 된다는 것은 끊임없는 투쟁이다. 이런 나에서 저런 나가 되려는 투쟁."
- 크리슈나무르티


떠날 것인지 남은 것인지,

지금 멈출 것인지 조금 더 해볼 것인지,

이 방향으로 향할 것인지 말 것인지,

끊임없는 고민과 선택이 계속되고 있지만

정답은 없다. 완벽한 정답은 없다는 게 내가 알고 있는 답이다.


여기로 갈지, 저기로 갈지


1번부터 5번 중에 선택하기만 하면 되던 세상, 정해진 틀과 사고방식, 그리고 정해진 정답만을 요구받던 세상에서 벗어나 이제는 매 순간이 선택의 연속인 진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만큼 선택해야 하는 일도 많고 책임져야 하는 일도 많다.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한 두려움도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얻는 행복도 크다.


'이런 나'에서 '저런 나'로 되려는 투쟁의 과정을, 이제는 더이상 고민만 하거나 보고 있지만은 않을거다. 선택에서 오는 불안, 그 자연스러운 감정을 감내하고 견뎌내는 힘을 조금씩 조금씩 길러내는 중이다.


또 다시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어느 날.


떠나감과 남겨짐, 그 선택에 대한 단상.


2017.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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