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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융 Dec 20. 2017

오늘을 살아가는 힘

더 나은 시도와, 더 나은 실패를 향해서

"20년간 경험을 쌓은 것과, 일 년간의 경험을 20년간 반복한 것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늘 같은 일을 하기 때문에 성장하지 않는 겁니다." - '인생의 재발견' 中


근래 읽은 책 중에서 가장 뇌리에 남아있는 글이다.

연차는 쌓여가는데 그만큼의 경험과 경력을 쌓았냐고 물어보면 대답을 망설이게 된다. 나는 성장하고 싶다. 인격적으로 더 성숙하고 싶고, 업무적으로도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

올 한 해동안 얼마만큼 성장했는가? 다양한 경험을 접하고, 도전하며 기회를 잡으려 했지만 마음처럼 쉽지는 않았다. 좌절한 순간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일'에 대한 가치관을 보다 구체적으로 정립할 수 있었다.

올 한 해동안 나는 얼만큼 성장했는가?


우리는 일을 통해 사회로 들어가는 입장권을 얻습니다. 단지 입장권을 얻는 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면 우리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상관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일을 통해서 ‘나다움’도 표현하고자 하기 때문에 어려워지는 것이지요.

앞으로는 격차와 불평등이 근본적으로 시정되지 않는 시대가 올지도 모릅니다. 구직 활동만 열심히 하면 취직이 되고 그 직장에서 일하는 것만으로도 ‘자기 완결’에 도달하여 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만 고민하면 되는 단순한 삶은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종신고용을 보장받아 수십 년 동안을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다가 직업 인생을 마치는 일 또한 이제 드물어지겠지요.

오늘날처럼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일을 그저 생계수단으로써가 아니라 ‘내 삶의 방식을 만드는 그 어떤 것’으로 받아들일 기회가 늘어날 것입니다. 일에 임할 때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이 일을 통해 나는 어떻게 변화하고 싶은지, 또 사회를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매일매일 원점으로 돌아가 진지하게 질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中


내가 원하는 일이란 무엇인가?

직장을 한 번 선택했으니 최소 3년은 버텨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1년은 배우는 입장에서 정신없이 지나갔고, 다음 1년은 업무를 조금씩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고, 그다음 1년은 뒤에서 돌아가는 환경과 인간관계를 볼 수 있게 됐다. 지금이야 이렇게 담담하게 써 내려가지만 또라이 보존의 법칙을 곱씹으며 참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물론 누군가에게는 나도 또라이일 수 있을 테다.)


어찌 됐든 약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름의 성과를 얻었다. 그동안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개선점을 도출했으며, 사람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힘을 얻었다.(가끔은 잃기도 했지만)  그 결과, 이제는 '홍보/디자인' 관련된 업무는 무조건 나와 연결될 만큼 인정도 받았고 최근에는 대외기관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사람에 실망하고 상처받기도, 사람에 감사하며 웃음 짓기도 했던 그 시간동안 수없이 많은 생각들로 밤을 지새웠다. 무엇보다도 큰 성과는 나를 더 잘 알게 됐다는 것. 졸업 후 그저 필드에서 '일'이 하고 싶었던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어떤 일'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세우게 됐다.


1. 끊임없이 배우며 성장할 수 있는 일

2.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


그렇다. 나는 정말로 성장하고 싶다. 조금 더 치열하게, 조금 더 주체적으로 일하고 싶다. 더 나은 시도를 향해 도전하고, 더 나은 실패를 하며 성장하고 싶다. 물론 회사는 자아실현을 이루는 곳이 아니라 회사의 목적을 추구하는 집단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이왕이면 회사의 지향점이 나의 목적(=세상에 이로운 기업)과 일치하는 곳이었으면 한다. 그리고 회사가 그런 지향점을 정말! 진심으로!  소중하게 여기는 곳이었으면 한다.


그리고 또, 더 많이 도전하고 실패할 마음가짐을 가지게 됐다는 것.

올해 내가 느낀 최고의 변화다.


돌다리를 두드리고 두드리고 또 두드리고, 돌다리를 확인하고 나면 물의 온도를 확인하고, 건널까 말까 숱하게 고민하던 나는 이제 조금 더 용감해졌다. 돌다리를 두드릴 시간에 그냥 옷을 걷고 걸어가면 된다. 신발은 들고 가면 되고, 젖은 옷은 햇빛에 말리면 된다. 일은 결국 어떻게든 되게 되어있다.

아. 용기를 내기까지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릴 줄이야.



나는 이제 실패해도 괜찮다. 그게 과거보다 더 나은 실패라면 된다.

언젠간 그 실패들이 모여 나를 든든하게 뒷받침해줄 거라는 걸 안다.

따지고 보면 실패가 아니라 '과정'일뿐이었다고 말할 때가 올 테다.



If you think you can do a thing or think you can’t do a thing, you’re right.
당신이 할 수 있다고 믿든 혹은 할 수 없다고 믿든, 그대로 이뤄질 것이다.

- Henry Ford

 


이제 나는, 정말로 나를 믿는다.

나의 새로운 시도와 실패들을 믿는다.

망설이기보다는 옷을 걷고 성큼성큼 걸어나갈 나를,

오늘은 조금 더 응원해본다.


201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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