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반겨주는, 그 무엇

나는 누군가를 반겨주는 사람이던가?

by 오융


점심을 먹는 도중 반려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키우기 전에는 가장 반대하는 사람이 나중에는 가장 많은 정을 붙이더라는 이야기.

반대하는 사람은 대부분 아버지인 경우라는 이야기.

그렇게 안 된다고 할 때는 언제고, 애지중지 여기면서 돈 아끼지 말라고 한다는 이야기.


별다른 생각 없이 물었다.

“아빠들은 왜 그런 걸까요?”


그 아빠 중 한 명일 사람이 대답했다.

“집에 가면 제일 반겨주잖아. 누가 그렇게 반겨주는 줄 아냐. 애도 안 그러지, 와이프도 안 그러지. 개 밖에 없어. 그러니까 제일 예뻐할 수밖에 없지.”


옆에 있던 여러 아빠들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농담인 것 같지만 참으로 진심이 담겨있는, 강력한 비언어적 메시지였다.

집에 가면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고, 아무런 티도 내지 않을,

아니 않는 게 아니라 못할, 아빠들의 진짜 속마음.


나를 반겨주는 사람은 누구인지,

그리고 내가 반겨주는 사람은 누구인지.

평소의 나에 대해 돌아보게 됐던 그런 이야기들.


그나저나 왜 이렇게 부모님만 생각하면 울컥하는 마음이 드는지 모르겠다.

받는 게 당연하지 않아진 어느 순간부터, 어른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아빠들은 왜 이렇게 가족이 우선인걸까.

그리고 나는 왜 이렇게 내가 먼저인걸까.


P20160806_194306251_E83B0DB0-4AF1-4C80-BF3C-87CC54CA6AB5.JPG 2016. 이태원. 순간순간에 충실한 삶.

쳇바퀴 돌아가듯 평범한 것 같은 하루지만 순간순간의 이야기에서 특별함을 찾게 된다

당연하게 여기는 것에 대한 관심. 그러다보니 놓쳐버린 것에 대한 주의.

순간에 충실하게, 민감하게 살고 싶은데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주어진 상황에 감사하며 살자.

만나는 사람들을 반가워하면서 살자.

아무리 봐도, 사람은 다 외로운 존재인 것 같다.

혼자일 때 보다는 함께일 때 더욱 신이 나고, 행복한.

누군가의 한 마디에 기뻐하고 또 한 마디에 슬퍼하는.

외롭고 고독한 존재.


그렇게 외롭고 고독한 존재이기에

그렇게 함께이고 싶어서 그렇게 사람을 찾나보다.

나 역시도.


오늘은 이 노래를 들으면서 하루를 마무리 해야겠다.


외로운 사람들 - 이정선

어쩌면 우리는 외로운 사람들 만나면 행복하여도
헤어지면 다시 혼자 남은 시간이 못견디게 가슴저리네

비라도 내리는 쓸쓸한 밤이면 남몰래 울기도 하고
누구라도 행여 찾아오지 않을까 마음 설에러 보네

거리를 거닐고 사람을 만나고 수 많은 애기를 나누다가
집에 돌아와 혼자 있으면 밀려오는 외로운 파도

우리는 서로가 외로운 사람들 어쩌다 어렵게 만나면
헤어지기 싫어 혼자 있기 싫어서 우린 사랑을 하네

거리를 거닐고 사람을 만나고 수많은 얘기를 나누다가
집에 돌아와 혼자 있으면 밀려오는 외로운 파도

우리는 서로가 외로운 사람들 어쩌다 어렵게 만나면
헤어지기 싫어 혼자있기 싫어서 우린 사랑을 하네
헤어지기 싫어 혼자 있기 싫어서
사랑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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