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퇴근하고 집에는 안들어가면서 커피를 마시는 엄마의 쌉소리
달리는 크리스마스를 지나왔다.
늘 주말은 달리는 시간이다.
정리정돈을 하면서, 빨래를 하면서, 식사를 챙기면서 나는 달린다.
퀄리티가 어마어마하게 좋은 결과물을 식구들에게 선사하는 것도 아니면서 이상하게 나는 늘 쫓긴다.
아이들이 싸울 때 달래고, 막내를 둘러업고 밥을 하고, 다 개어놓은 빨래를 무너뜨리면 주섬주섬 챙기며 숨이 차다는 생각이 종종 들었다.
그럴 땐, 붕어가 물 밖으로 주둥이를 내미는 것처럼 빼꼼 숨을 쉬고 싶어 진다.
그 시간, 혼자만의 시간을 꿈꾸게 된다.
어쨌든, 이렇게 브런치에 정신없는 글을 올리는 모든 시간들이 사실은 그런 시간이다.
혼자만의 시간.
늦은 밤이 될 때도 있고, 이른 새벽이 될 때도 있는 혼자만의 시간.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 내가 뭐라도 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엄마나 아내의 역할이 아닌 ‘나’라는 사람이 아직은 있구나 싶다.
그래서 일이 일찍 끝났는데도 집에 선뜻 안 들어가고 나는 맥도날의 쿠폰을 이용해 커피를 마시고 있나보다.
덧,
저녁거리 장을 봐두니 이런 시간이라도 생기는 구나. 횡재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