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 자신과의 힘겨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3년 전에 세운 목표가 있었는데 그 목표를 달성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그 목표는 대단한 것이 아니다.
하루에 한 편의 글을 쓰는 것이다.
하루에 A4용지 한 장 분량의 글만 쓰면 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 일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주부터 벅차게 느껴지고 있다.
다른 일들 때문에 바빠서 그랬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이유를 대기에는 시간이 넉넉했다.
그 넉넉한 시간에 집중을 하고 글을 쓰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글을 쓴다고 마음먹는다고 해서 글이 써지지는 않는다.
요즘은 매일 그런 생활의 반복이다.
‘글을 써야 하는데’ 하는 마음은 들지만 글을 쓸 준비를 하지는 못한다.
어쩌면 나의 게으른 성격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조금만 있다가 하자’는 마음을 계속 품고 있다.
그러다 보면 밤이 오고 새벽이 온다.
그동안 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
나에게도 이런 날이 오리라는 것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기계가 아닌 이상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분량의 일을 계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매일 한 편의 글을 쓴다는 것도 언젠가는 지키지 못할 약속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친다고 했던 안중근 열사도 사실 책을 안 읽고 넘어간 날이 있었다.
매일 일기를 쓴다는 사람도 어쩌다가 하루 이틀 일기를 빼먹는 날이 있다.
나의 글쓰기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언젠가가 언제인지는 몰랐다.
어쩌면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을 수도 있고 어쩌면 예상보다 늦게 찾아왔을 수도 있다.
이미 작년에 네이버 회사에 불이 났을 때 글을 업로드하지 못한다는 핑계로 하루를 빼먹었다.
그리고 올해 1월에 또 한 번 빼먹은 적이 있었다.
이렇게 한 번씩 빼먹으니까 빼먹는 것도 습관이 되고 있다.
지난주에 이틀을 빼먹고 말았다.
그래도 <브런치>라는 사이트가 있었기에 지난 시간 동안 줄기차게 글을 쓸 수 있었던 것 같다.
나의 글을 읽어 주는 구독자들이 있다는 생각에 글쓰기를 멈출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글쓰기가 그칠 것이라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다.
단지 그 언젠가가 오늘이 되지 않기를 바랐을 뿐이다.
매일 생각나는 주제를 가지고 한 장의 글을 쓰기로 했다.
그래서 매일 다른 내용의 글을 쓸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생각이 굳어진 것인지 글 쓸 주제가 떠오르지 않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어쩌면 내 지식의 한계점에 다다랐는지도 모른다.
그간 글을 쓰기 위해서, 글의 소재를 찾기 위해서 부지런히 책을 읽기도 했다.
책읽기 운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매일 한 편의 글을 쓴다는 목표가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글쓰기 운동과 책읽기 운동이 상호 도움을 주고받았기 때문에 그 두 운동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
아직 책읽기 운동은 지치지 않았다.
그런데 글쓰기 운동은 조금씩 지쳐가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되는데.’라는 마음이 든다.
그렇다고 해서 그 마음이 내 글쓰기에 힘을 불어넣는 것은 아니다.
<브런치> 사이트에 보면 매일 글을 올리는 작가들이 있다.
심금을 울리는 글이건, 신변잡기의 글이건 매일 한 편의 글을 쓴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나도 그 대단한 일을 해보고 싶었다.
지난 2년 몇 개월 동안은 잘해 왔다.
그런데 이제 슬슬 지쳐가는 것 같다.
아니 지친 게 아니라 3년 전에 세운 목표를 이미 달성해 버렸는지도 모른다.
100미터 달리기 선수가 결승선을 지나면 천천히 뛰는 것처럼 나도 이미 목표를 지나쳐왔기 때문에 설렁설렁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하더라도 다 나를 위한 핑곗거리밖에 안 된다.
어쨌든 내 글쓰기 패턴이 깨진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제 어떻게 해야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