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by 박은석


손흥민 선수 아버지인 손웅정 씨는 지독한 운동광이었다.

그는 축구를 시작한 후로 자기만의 운동 방법들을 개발하여 꾸준히 운동을 했다.

남들보다 더 많이 운동하려고 새벽 한 시에 일어나 혼자 달리기를 하기도 했다.

한밤중에 뜀박질을 하고 있는 이상한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가 자신의 아들들에게 직접 축구를 가르쳐주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냥 공 차는 방법만 가르쳐준 것이 아니라 어떻게 운동을 해야 효과적으로 근육을 기르고 체력을 키우고 실력을 늘릴 수 있는지 잘 가르쳐 주었다.

아들들에게 잘 가르치기 위해서 그 자신이 먼저 자기 몸을 교육보조도구로 사용할 정도였다.

자신이 직접 시도해보고 몸에 좋으면 아들들에게 그 방법을 가르치고 몸에 안 좋으면 과감히 그 방법을 포기하는 식이었다.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못 사는 사람처럼 살았다.




전 국가대표 이영표 선수의 강연을 들었는데 그도 지독한 운동광이었다.

그는 남들보다 더 빨리 움직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순발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하는 게 나을까 궁리하다가 줄넘기를 많이 하면 순발력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이영표는 줄넘기 2단뛰기를 쉬지 않고 1천 번 하는 목표를 세웠다.

아무리 운동선수라고 할지라도 2단뛰기 1천 번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뛰고 또 뛰었다.

처음에는 여러 번 뛰다 쉬다를 반복하면서 1천 번을 채웠다.

하지만 쉬지 않고 운동을 하다 보니 1년 후에는 한 번도 쉬지 않고 1천 번의 2단뛰기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가 예상했던 대로 순발력도 굉장히 향상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실력이 오르는 일은 없다.

부지런히 훈련했기 때문에 실력이 오르는 것이다.

땀은 거짓말하지 않으니까 목표가 있다면 달성할 때까지 훈련하라고 했다.




20세기 최고의 첼리스트였던 파블로 카잘스의 훈련 이야기는 전설처럼 들려진다.

그는 하루에 6시간씩 첼로 연주를 하였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현을 잘 짚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활을 잘 켤 수 있는지 다양한 시도들을 하였다.

그렇게 해서 새로운 첼로 연주법을 개발하기도 하였다.

그의 95세 때 어느 기자가 찾아와서 질문을 했다.

"선생님은 이미 최고의 연주자이신데 아직도 하루에 6시간씩 연습을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 말에 카잘스보다 내가 더 놀랐을 것이다.

어떻게 90세가 넘은 사람이 하루에 6시간씩 훈련을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카잘스는 그렇게 살았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서 자신이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이 느껴지면 그날의 훈련을 시작했다.

그 기자의 질문에 대한 카잘스의 대답도 명언이었다.


“내가 아직도 하루에 6시간씩 연습하는 이유는 지금도 내가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




손웅정이나 이영표나 카잘스나 자신의 일을 무척 좋아했고 끊임없이 훈련했다.

남들은 훈련을 고된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들은 그 훈련들을 즐겼다.

그렇게 훈련하면서 자신의 실력이 이전보다 더 나아지는 것을 느꼈다.

남들이 봤을 때는 이미 완벽했다.

최고의 선수였고 최고의 연주자였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직도 자신들은 발전단계에 있을 뿐이라고 믿었다.

완벽한 선수도 없으며 완벽한 연주자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부지런히 연습하고 연습하면 이전보다 조금씩 더 발전한다는 사실을 믿었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낫고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람들은 그들을 운동광이라느니 연습광이라는 표현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미친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일을 즐겼을 뿐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 오늘의 훈련을 감당했을 뿐이다.

훈련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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