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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May 20. 2023

내 곁에 침투하려고 했던 JMS 사람들


요즘 넷플릭스의 영향 때문인지 JMS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우리나라에서 생겨난 대표적인 기독교 이단 단체이다.

이 단체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오래전 기억들이 떠오른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교생선생님이 왼쪽 가슴에 독특한 배지를 달고 있었다.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지저스 모닝 스타(Jesus Morning Star)라고 하셨다.

정명석의 영어 이름 이니셜이다.

사대부고라는 특성 때문에 우리 반에 6명의 교생선생님이 배정되었는데 그중의 2명이 JMS를 따르고 있었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서 온 것인지 포교를 하러 온 것인지 분간이 안 되었다.

교생선생님들이 한 달 과정의 실습을 마치고 돌아간 후 친했던 내 친구 하나가 JMS에 다닌다고 알려왔다.

30개론이라는 그들의 입문 과정을 다 마쳤다고 했다.

아무리 설득하려고 해도 그는 JMS가 진리라고 하면서 내 곁을 떠나갔다.

친구 관계도 그것으로 끝이 났다.




대학생이 되었을 때 나는 분명히 보았다.

서울의 꽤 괜찮은 대학교에도 JMS 소속 동아리가 있었다.

아마 무슨 연구 동아리로 신청했을 테고 쉽게 자격을 얻었을 것이다.

내가 다닌 대학에도 JMS동아리가 있었다.

예쁘장한 여학생들이 그 동아리방을 드나들었다.

그 방 앞을 지날 때 보면 익숙한 노래에 가사를 개사해서 부르는 그들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동아리에 1년 선배 누나가 가입을 했다.

중고등학교의 국어선생님을 꿈꾸고 있었던 선배였다.

그 선배도 내 고등학생 때의 교생선생님처럼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결국 사달이 났다.

어느 날 그 선배의 어머니께서 학교에 찾아오셨다.

선배가 집에 안 들어온 지 여러 날 되었다면서 학과 방을 찾아오셨다.

자기 딸을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달라고 해서 내가 그 동아리방으로 안내했었다.

그 후 선배가 집으로 잘 돌아갔는지는 물어보지 않았다.




우리 과에서 JMS는 사라진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선배 한 명만 가입한 게 아니었다.

또 다른 선배도 있었다.

그 선배가 나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자기가 무슨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때는 나도 그 교회가 JMS의 소굴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절대로 JMS교회라고 하지 않는다.

무슨 장로교회나 감리교회라고 한다.

현판도 그렇게 걸어놨다.

내가 선배에게 제발 거기에 가지 말라고 했는데 선배는 나에게 한 번만 와보라고 했다.

그 선배와도 그날로 끝이었다.

더 이상 만나지도 대화하지도 않았다.

나는 JMS를 피하려고 했는데 그들은 잊을만하면 내 곁에 다가왔다.

군 복무 중 한 번은 중요한 교육이 있다며 병사들이 다 모였다.

JMS에 대한 교육이었다.

여자 친구를 사칭해서 주말에 면회를 오고 외박 허락을 받아서 1박 2일로 여관에서 JMS 교육을 시킨다고 했다.

정말 희한한 방법으로 포교를 하고 있었다.




이상이 내가 경험한 JMS 사람들이다.

더 이상 그들을 만날 일이 없다.

정명석은 중국으로 도망쳤다가 잡혀서 감옥에 들어갔다 나왔다.

죄명은 추잡한 성범죄였다.

그것 말고도 다른 죄들이 많을 텐데 별로 언급되지 않았다.

10년 동안 감옥에 있었으니까 JMS가 약해질 줄 알았다.

그런데 그러지 않았다.

그들은 그 시간들을 고난의 시간으로 여기는 것 같았다.

자신들만 구원을 받으니까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을 시기하고 핍박한다고 하는 이상한 논리를 펴고 있다.

도대체 그런 허무맹랑한 사설에 빠져드는 사람은 누구인지 얼굴을 보고 싶었다.

이상한 사람들일 것 같았다.

그런데 전혀 이상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즉, 누구나 JMS의 덫에 걸려들 수 있다는 말이다.

최근 JMS는 연일 기삿거리가 되고 있다.

하지만 그 기사들이 오히려 JMS를 선전하는 일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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