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누리는 목표 달성의 즐거움

by 박은석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에 도전하는 즐거움이 있다.

아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그런 즐거움을 누리지 못할 것이다.

물론 도전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도 있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했을 때의 즐거움과는 다른 느낌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곧바로 산 정상으로 갈 수도 있다.

그곳에서 함성을 지르며 사진을 찍고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땀으로 옷이 다 젖도록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면서 정상까지 오른 사람이 느끼는 즐거움과 같은 수준의 즐거움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걸어서 정상까지 오른 사람은 저 산 아래에서부터 나의 두 발로 정상까지 걸어가리라는 목표를 세웠고 그 목표를 한 걸음씩 실천해 간 것이다.

1시간이 지나면 어디까지 갈 것이며, 2시간이 지나면 또 어디까지 갈 것인지 세부적인 목표도 세웠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작은 목표들을 하나씩 이루면서 원대한 목표인 산 정상에까지 오른 것이다.




걸어서 산 정상에 오르는 것처럼 하나의 큰 목표 안에 작은 목표들을 여러 개 세워놓는 것은 굉장히 유익하다.

단숨에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단숨에 큰 목표를 성공시키는 사람도 없다.

오직 정상에 오른다는 한 가지의 목표를 세운 사람은 정상에 도달하기 전까지 계속 목표 미달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한라산 백록담을 향해 1900m를 올라갔다고 하더라도 아직 50m를 못 올라갔다는 생각에 주눅이 든다.

그런데 100m 단위로 목표를 세운 사람은 1900m까지 오르는 동안 열 번도 넘는 목표 달성의 즐거움을 누린다.

백록담 정상에 올라서 큰 희열을 한 번 누리는 사람과 열 번도 넘는 작은 희열을 누린 사람 중에 누가 더 행복할까?

행복을 연구한 학자들에 따르면 작은 행복을 계속 누리는 사람이 큰 행복을 한 번 누리는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날마다 행복한 날이니까 그렇다.




이런 깨달음을 얻은 후에 나도 하나의 큰 목표를 세우고 그 안에 작은 목표들을 여러 개 세우며 목표 도달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8월 15일에 하나의 큰 목표를 세웠다.

3개월이 지나는 오는 11월 15일까지 10Kg의 몸무게를 감량하는 목표다.

왜 이런 목표를 세웠냐면 내 딸이 11월 16일에 대입수능시험을 치르는데 그 일정에 맞춰서 나도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100일 기도를 하며 정성을 들이는 부모도 있다.

매일 산에 올라가서 이상하게 생긴 돌 주위를 한 바퀴 돌고 내려오는 부모도 있다.

뜨개질을 하는 부모도 있고 뭔가 작품을 만들어내는 부모도 있다.

나는 그런 수준이 아니니까 나에게 맞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그렇게 해서 3개월 동안 10Kg의 몸무게를 줄이는 것이 나의 목표가 되었다.

아내는 안 될 거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딸은 자기가 수능 점수 올리는 게 더 빠를 것 같다는 농담을 한다.




목표를 세운 지 보름이 지났을 때 3Kg 정도 몸무게를 줄였다.

하지만 밥을 먹으면 또 1Kg이 찐다.

그러기를 반복하면서 하루에 100g, 200g 정도씩 줄어드는 것 같다.

한 달 가까이 지난 오늘까지 4Kg은 분명히 빠졌다.

저녁밥을 안 먹고 땀을 실컷 흘리면 거기서 1Kg이 더 빠진다.

그런데 밥을 먹으면 1kg이 더 올라간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0일에 1Kg씩만 빼자는 목표를 세웠다.

물론 매번 성공한다는 생각은 안 한다.

하지만 10일에 1Kg 감량하는 목표는 도전해볼 만하다.

성공하면 좋고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길게 보면 3개월 동안에 10kg을 빼는 목표를 계속 이루어가고 있는 셈이 되니까 그것도 역시나 기분이 좋다.

3~4Kg을 빼니까 확실히 느껴지는 게 있다.

몸이 가볍다.

바지 허리에 여유가 생겼다.

자신감이 생겼다.

작은 즐거움들이다.

날마다 이런 작은 즐거움을 누리다가 11월 15일에 큰 즐거움을 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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