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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Oct 17. 2023

희망은 도전하는 자에게 온다


19세기 영국 낭만파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은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남작 작위를 받고 상원의원으로 활동하였던 인물이다. 

인물도 출중했고 글도 잘 썼다. 그가 쓴 시는 당시에 유행가처럼 수많은 여성들이 즐겨 암송하는 시가 되었다고 한다. 

심지어는 바이런의 초상화조차도 불티나게 팔렸다고 한다. 

바이런이 3세 때 그의 아버지는 방탕한 삶을 살다가 많은 빚을 지고 객사했다. 

이런 상황이면 바이런의 어머니가 바이런을 어떻게 교육시켰을지 짐작이 간다. 

독실한 청교도 신앙을 가진 유모에게 바이런을 맡겼다. 

그런데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런은 유모의 교육에 적응하지 못했다. 

36년의 인생을 사는 동안 200명이 넘는 여성과 연애를 할 정도였다고 하니 아무리 유모로부터 엄한 청교도식 교육을 받았다 하더라도 피는 못 속이나 보다. 

똑똑한 사람이 삐딱선을 타면 어떻게 되는지 바이런은 삶으로 잘 보여주었다.




바이런은 안짱다리였고 오른발을 절었다고 한다. 

그에게는 큰 콤플렉스였다. 

어머니조차도 이런 장애를 가진 바이런에게 냉담했다고 한다. 

바이런은 자신의 약점을 만회할 방안이 필요했을 것이다. 

잘 생긴 외모 하나만으로는 부족했다.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남작 직위만으로도 부족했다. 

자신만의 특별한 능력이 필요했다. 바이런에게는 그런 능력이 있었다.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글 솜씨와 말빨이었다. 

그의 시 <희망>만 보더라도 가슴이 뭉클해진다. 


“폭풍이 부는 들판에도 꽃은 피고

지진 난 땅에서도 샘은 솟고 

초토 속에서도 풀은 돋아난다 

밤길이 멀어도 아침해 동산을 빛내고 

오늘이 고달파도 보람찬 내일이 있다 

오! 젊은 날의 꿈이여 낭만이여 

영원히” 


이런 시를 대하고서 마음속에 희망이 일어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바이런이 살았던 19세기의 영국은 이런 희망의 시대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희망은 아무에게나 오지 않는다. 희망은 도전하는 자에게 온다. 

도전하는 것은 언제나 힘들고 아프고 괴롭다. 

하지만 힘들이지 않고 쟁취하는 일이 있던가? 

아프지 않고 성장하는 사람이 있던가? 

괴로움을 겪지 않고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없다. 

바이런도 그랬다. 

가만히 있어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었는데 그리스 독립 전쟁에 자원해서 뛰어들었다. 

물론 그 길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의 도전 의식을 높이 살만한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바이런은 그리스신화에서 헤로(Hero)를 사랑한 레안드로스(Leandros)가 밤마다 헬레스폰트 바다를 헤엄쳐 건넜다는 이야기에 도전을 받았다.

그래서 유럽의 세스토스(Sestos) 해안에서 아시아의 아비도스(Abydos) 해안까지 4킬로미터의 바다를 헤엄쳐서 건넜다. 

이 일에 자극을 받은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바이런처럼 튀르키예의 다르다넬스해협을 횡단하는 수영에 도전하고 있다.




어느 날 그의 작품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러 온 편집장과 발행인에게 바이런이 들려준 이야기는 전설이 되었다. 

“자고 일어났더니 유명해져 있었다(I awoke one morning to find myself famous.).” 

그러나 아무도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 

바이런이 숱한 도전을 했고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기에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고 믿는다. 

어떤 이는 바이런처럼 귀족 집안에 태어나서 한 세상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면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면서 사는 사람은 없다. 

아무리 절대군주라고 하더라도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살았던 군주는 없다. 

단지 자신의 약점을 만회하고자 끊임없이 도전하며 사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 

그런 도전 속에서 희망을 발견한다. 

그 마음을 바이런은 한 줄로 남겼다. 


“인간은 웃음과 눈물 사이를 왕복하는 시계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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