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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Dec 15. 2023

딸아이의 대학 합격 소식을 전하며 감사인사 드립니다

   

오전 10시 51분.

딸아이에게 카톡이 왔다.

가족 카톡방이었다.

“합격이다~~~”

순간 감사한 마음이 울렸다.

마음만 울린 게 아니라 내 눈도 울렸다.

그동안 수고한 딸아이가 자랑스럽다.

수고한 애 엄마도 사랑스럽다.

몇 개 학교의 결과를 더 기다려야 했다.

기왕이면 지원한 학교 모두 합격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몇 개 학교에는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내 생각에는 비슷비슷한 레벨이니까 다 합격할 것 같았는데 그게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저녁 5시를 앞두고서 또 하나의 학교에 합격했다.

첫 합격 소식도 좋았는데 나중의 소식도 좋았다.

수능시험을 치르고 나서 문제가 어려웠다는 말이 많이 나돌았다.

솔직히 걱정되었다.

다행히 아이는 괜찮은 점수를 얻었다.





나중에 보니까 어떤 학교는 수시 지원 경쟁률이 100대 1 정도 되었다.

수능시험 점수가 안 좋아서 떨어져 나가는 학생들이 있겠지만 그래도 60대 1은 될 것 같았다.

그중에 내 아이가 합격한다는 보장은 없었다.

다 고만고만한 아이들끼리의 경쟁일 터였다.

학종(학생부종합)과  논술만으로 어떻게 합격과 불합격을 판가름하는지 궁금하기만 했다.

그래도 내 아이는 학종도 괜찮고 글도 좀 쓰고, 글씨도 이쁘고 하니까 좋은 점수를 받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합격자 발표일이 다가오면서 기대는 점점 걱정으로 바뀌었다.

‘만약에 6개 대학에서 모두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설마 그러겠어? 몇 개는 걸리겠지.’

이런 마음이 계속 반복되었다.

그런 마음으로 오늘까지 어찌어찌 왔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아이의 수험표를 일일이 사진 찍었다.

내가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10시쯤이면 서서히 발표할 것 같았다.




만약에 만약에 수시 지원에 다 떨어지면 정시 지원을 해야 하나 고민도 했었다.

그러면 자기 마음에 안 드는 학교에 갈 확률이 훨씬 높았다.

아이는 정시 지원을 하느니 재수하겠다는 말도 했다.

그런데 재수생으로 1년을 지낸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콱 막혔다.

아이도 그랬을 것이다.

대학이 전부냐고도 하지만 저 나이 때에는 대학이 전부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가 그렇다.

합격자 발표는 계속 뜸을 들이는 것 같았다.

이미 합격자 선정을 다 끝냈을 텐데.

수험생 가족은 애간장이 타는데 학교 홈페이지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몇 번 클릭을 해도 자기 학교 자랑하는 화면만 나왔다.

점심시간 지나서 발표하려나 싶어서 나는 나대로 해야 할 일들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카톡”, “카톡” 메시지가 떴다.

딸아이의 흥분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메시지였다.

“하나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감사하다.

정말 감사하다.




그동안 곁에서 응원을 해준 분들이 너무 많다.

긍정적인 말로 격려를 해준 분들, 기도하고 있다며 힘을 보내준 분들이 너무 많다.

교회에서도 여러분들이 기도해 주셨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비롯해서 여러 친척들도 기도해 주셨다.

학교 선생님과 학원 선생님들도 응원해 주셨다.

제일 먼저 합격 소식을 알려준 분은 학교 선생님이셨다.

교무실에서 “꺅!” 소리를 지르셨다고 한다.

얼마 전에 결혼한 새댁이신데 무척 기뻤나 보다.

이제 하나의 문을 지난 것 같다.

문을 통과하는 순간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세상을 맞닥뜨린다.

그 세상이 전부는 아니다.

또 다른 문이 우리 앞에 놓여 있고 우리는 또 다른 그 문을 향해 갈 것이다.

딸아이도 그런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문 하나 건넜다.

이제 또 하나의 세상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십 대의 대학생이라는 새로운 생활 말이다.

여차하면 여자대학이고 여차하면 내 후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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