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심리학>이라는 책의 저자로 잘 알려진 모건 하우절(Morgan Housel)이 인간의 삶에서 변하지 않는 23가지의 법칙을 소개하는 책을 썼다. <불변의 법칙>이다. 세상은 변하지만 그 변화하는 세상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수천 년 전에 살았던 사람들이나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나 비슷한 삶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그때도 인생은 예측할 수 없었고 지금도 인생은 예측할 수 없다. 고대의 사람들은 사냥을 나갔다가 오히려 맹수에게 공격을 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최첨단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지만 오늘 집 밖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을 가지고 있다. 상황은 다르지만 옛날 사람이 했던 고민이나 지금 우리가 하는 고민이나 비슷하다. 아무 탈 없이 평안하면 마냥 좋고 뭔지 모를 불안감이 생기면 싫다. 불변의 법칙이다.
그런데 이 책에 인간의 모든 역사를 간략하게 정리한 구절이 있었다. 인간은 탐욕과 두려움의 사이클을 타면서 살아간다는 말이었다. 우리는 좋은 상황이 영원할 거라고 믿는다. 일종의 탐욕이 생긴다. 그러면 나쁜 이야기에 둔감해진다. 나쁜 이야기에 둔감해지면 그다음에는 나쁜 이야기를 무시한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그다음엔 나쁜 이야기를 아예 부인한다. 그런데 나쁜 일들이 실제로 나에게 일어난다. 그러면 나쁜 상황 앞에서 두려움에 빠진다. 두려움이 심해지면 이제는 나쁜 상황을 받아들인다. 나쁜 상황을 받아들이게 되면 이번에는 좋은 이야기에 둔감해진다. 그다음에는 좋은 이야기를 무시한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좋은 이야기를 부인한다. 그런데 주변에서 좋은 일들이 생긴다. 그 현상을 보면서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결국 좋은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다시 좋은 상황이 영원할 거라고 믿는다.
지금의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옛날 사람들에 비해서 굉장히 달라진 것 같지만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 비슷비슷하다. 무슨 말이냐고 옛날보다 얼마나 살기 좋아졌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당장 먹고사는 것만 보더라도 그렇다고 한다. 옛날 사람들은 먹을 것이 없어서 하루 한 끼 내지 두 끼밖에 못 먹었는데 지금은 얼마나 잘 먹냐고 한다. 그런가? 조금만 넓게 생각해 보자. 먹을 것이 많아서 이것저것 먹다 보니까 옛날 사람들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온갖 질병이 생겼다. 비싼 돈을 지불하면서 먹었는데 이제는 비싼 돈을 지불하면서 먹는 것을 줄이고 있다. 하루 세끼 먹는 게 좋은 줄 알았는데 하루 두 끼 먹는 게 좋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 고기가 듬뿍 들어간 기름진 음식이 좋은 줄 알았는데 100년 전 식단처럼 채소 위주의 음식이 좋다고 한다. 좋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강가에 텐트 치고 별을 보며 잠자는 것을 부러워한다.
사람 살아가는 모습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삶에 대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생각이 어떤 것인지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생각이 밖으로 드러나면 삶이 되기 때문이다. 옛날 사람들도 삶에 대해서 생각을 했을 것이고 지금의 우리도 삶에 대해서 생각을 한다. 어떻게 해야 잘 먹고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보람 있는 인생을 살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이다. 옛날 사람들이 이런 고민을 하면서 발견한 나름대로의 삶의 규칙들이 있을 것이다. 그것들을 인정하고 충분히 받아들이며 사는 게 현명한 삶이다. 나만의 삶의 규칙을 찾아 괜히 생고생할 필요가 없다. 지혜의 왕 솔로몬이 한마디 했다. "해 아래 새것이 없다!" 삶을 살아갈수록 옛 어른들의 말씀에 맞장구를 치게 된다. 옛 어른들의 말씀이 불변의 법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