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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Nov 18. 2020

인간관계의 기본 원칙을 세우다


사람은 반드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관계를 맺고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간다.

공동체라는 조직이 만들어지면 그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서 위계질서와 여러 직책이 생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정치적인 면모를 띠게 되는데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간파하여 인간은 정치적인 동물(Homo Politicus)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말이 파생되었다고 한다.


사람은 홀로 살아갈 수 없다.

반드시 다른 사람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다.

갓난아이를 생각해보면 이 사실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갓난아기가 자기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숨 쉬고 배설하고 잠자고 우는 것 말고는 전혀 없다.

자기 혼자서는 생존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아기는 반드시 다른 누군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야만 살 수 있다.




히브리대학교의 역사학 교수인 유발 하라리는 그의 저서 <사피엔스>에서 호모 사피엔스 종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에 대해서 아주 재미있는 통찰력을 제시하였다.

그것은 바로 사피엔스 종은 서로 모여서 뒷담화를 많이 했기 때문에 다른 종들보다 월등하게 강한 세력을 형성할 수 있었고 끝내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모여서 수다를 떨면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전략과 전술이 생겨나면서 더욱 강해졌다는 주장이다.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책을 덮어버리려다가 잠깐 생각해 보니 상당히 일리가 있는 주장이었다.

천재적인 두뇌를 소유한 사람이 혼자서 일하는 것보다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서 일하는 것이 훨씬 창조적이고 효율적이라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된 사실이다.




그런데 사람들을 모아놓으면 꼭 문제가 생긴다.

별 것도 아닌데, 아주 사소한 일 때문에 인간관계가 틀어지고 그로 인해 공동체가 와해되기도 하고 일을 망쳐버리는 경우도 생긴다.

좋을 때는 공동체에 속해 있다는 사실이 한없이 좋은데 안 좋을 때는 공동체 때문에 미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아예 여기서 떠나겠다고, 이민 가버리겠다고 하는 말들을 한다.


인간관계는 서로에게 격려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서로에게 해를 끼치고 손해가 될 수도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 잘 만나서 위대한 일을 이룬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람 잘못 만나서 패가망신한 사람도 많다.

그러므로 사람을 잘 만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또한 그에 못지않게 우리가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것도 참 중요한 일이다.




우리의 인간관계는 주로 4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


첫째는 선을 행하였는데 악으로 받는 관계이다.

우리의 기운을 다 빼버리는 실망스러운 모습으로서 배은망덕한 사람과의 관계라 할 수 있다.


둘째는 악을 행하고 악으로 받는 관계이다.

자업자득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악을 행한 사람에게는 악으로 갚으려고 하는 본능이 있다.


셋째는 선을 행하고 선으로 받는 관계이다.

받은 만큼 돌려주고 주는 만큼 받게 되는 관계로서 인간관계의 가장 보편적인 모습이다.


넷째는 악을 행하였는데 선으로 받는 관계이다.

웬만해서는 찾아보기 힘든데 그야말로 천사와 같은 사람을 만나 갚을 수 없는 은혜를 받는 경우이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 모두 이 네 가지 유형의 인간관계를 겪으면서 살고 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

내가 성품이 좋고 선을 행해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나는 선을 행하다가도 악으로 치닫는 못된 성격의 사람인 것을 내가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좋은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들이 나의 못된 것까지 다 받아주고 용납하여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그들로부터 엄청나게 큰 은혜를 받으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아하! 이 은혜를 어떻게 갚을 수 있을까?

조금이라도 방법이 있다면 나도 이제부터는 다른 사람들에게 은혜를 끼치며 사는 것밖에 없다.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을 할지에 관계없이 일단 선을 행하는 것, 그것이 앞으로 내가 힘써 노력하고 실천해야 할 내 인간관계의 기본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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