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 시절 사회 시험을 준비하며 달달 외웠던 내용 중에 국가의 3요소라는 것이 있다.
하나의 나라를 이루기 위해서는 주권과 영토와 국민이라는 3가지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일제 강점기 우리나라는 조선으로도, 대한제국으로도, 심지어는 대한민국으로도 불리지 못했다.
국민이 있고 영토가 있었지만 주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손기정 선수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주를 할 때 대한민국 선수가 아닌 일본 선수로 등록되어 뛰어야만 했다.
주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금세기에 이르러 세상에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어서 자기 스스로 나라를 만들어 인터넷에 등록하고 자기가 그 나라의 왕이라느니 대통령과 수상이라느니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영토와 국민이 없는 그 나라를 어엿한 국가로 인정해주지는 않는다.
영토는 땅이고 국민은 백성이니까 귀에 확 들어오는데 주권은 알쏭달쏭하다.
쉽게 생각하면 주권이란 한 나라의 주인으로서의 국민이 누리고 보호받는 권리와 나라의 주인으로서 마땅히 감당해야 할 책임이다.
즉, 주권은 그 나라의 법이다.
우리는 법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고, 법을 지킴으로써 국가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
이 법 중에 가장 크고 중요한 법이 바로 헌법이다.
그러므로 각 나라들마다 그 나라만의 고유한 헌법이 있다.
그러고 보니까 여태껏 살아오면서 헌법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다.
법조문 전체는 그렇다 치더라도 헌법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알리는 그 전문(前文)조차도 읽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부랴부랴 찾아보았다.
짧은 글이지만 내용이 깊다.
이 헌법이 나오기까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애쓰신 분들이 떠오른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에 제정되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1987년 10월 29일
우리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물려받은 대한국민이다.
우리는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이어받았고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의 사명을 가지고 있다.
자유, 평등, 권리, 책임, 의무를 다하여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한다.
그래서 우리들의 후손들에 안전한 자유와 행복을 물려줄 것이다.
이런 꿈과 소망들이 헌법 전문에 담겨 있다.
그 이후에 이어지는 헌법 제1조는 “①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내용을 천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