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누군가의 입에서 살기 힘들다는 말이 터져 나왔다. 앞날이 캄캄하다며 계속 이렇게 가다가는 이 나라가 다시 후진국 대열에 합류하게 되고 그러면 후손들은 어떻게 살아가겠냐고 걱정이라고 한다. 경제 사정이 안 좋다고 한다. 그런 말은 IMF 이후 계속 들어왔던 말이어서 새삼스럽지도 않고 놀랍지도 않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4개 나라가 한반도의 당사자인 대한민국과 북한을 잡아먹을 것이라고 한다. 그런 일들은 한반도에 국가가 형성되고서는 항상 있어왔던 일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느냐며 걱정을 한다. 그러나 전쟁이 그리 쉬운 일인가? 국내외적인 정세를 살피고, 전쟁 물자를 준비하고, 군병력을 확보한 다음에,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서야만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정말 대단한 나라임을 새삼 더 알 수 있다. 900번이 넘는 외세의 침략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 숱한 전란 속에서 나라가 사라졌어도 그러려니 했겠지만 한반도에 자리를 잡은 우리나라는 끈질기게 그리고 오랫동안 살아남았다. 삼국시대 전은 접어두더라도 한반도의 왕조는 신라 1천년, 고려 5백년, 조선 5백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역사를 자랑한다. 그 넓은 나라 중국도 통일왕국을 이룬 진나라 이후 제 아무리 길어야 한 왕조가 300년 정도 다스린 것이 고작이었다. 서양에서는 로마가 이래저래 봐줘서 1천년 역사라고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기원전 753년에 발원하여 서기 476년에 게르만족에 의해서 멸망당했다고 본다면 고작 750년이 안 되는 왕조였다.
공교롭게도 한반도에 군사를 이끌고 들어왔던 나라들은 얼마 안 가서 모두가 큰 화를 당했다. 중국 수나라는 598년과 612년에 대를 이어 고구려 원정에 나섰으나 을지문덕 장군이 살수에서 30만 명의 수나라 군사를 무찔렀다. 살아서 돌아간 수나라의 군사는 고작 2,700명에 불과했다. 그리고 몇 년 뒤 619년에 수나라는 망했다. 수나라의 뒤를 이은 당나라는 신라와 연합하여 고구려와 백제를 무너뜨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 이후 국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내란이 발발하여 점차 쇠락의 길을 걷는다. 징기스칸의 원나라는 말 달리는 속도로 세계를 점령해갔지만 고려만큼은 30년 동안 싸우고서도 온전히 정복하지 못했다. 그리고 고려의 멸망과 때를 같이하여 명나라에게 패권을 넘겨주고 만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7년의 전쟁 중에 죽었고, 퇴각하던 일본군은 이순신과의 노량해전에서 대패하였는데 무려 500척의 배 중에서 고작 50척 정도만 도망갈 수 있었다. 임진왜란 때 조선을 돕겠다는 구실로 들어온 명나라는 전쟁 구경꾼 역할만 하다가 돌아갔는데 자기 나라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불과 50년 후에 멸망한다. 중국을 차지한 청나라는 한반도의 패권을 자처하였는데 1894년 우리 동학혁명 때 괜히 조선의 치안유지를 해 주겠다며 들어와서 일본군과 한바탕 한다. 그 청일전쟁의 패전으로 사실상 청나라는 역사 속에 사라진다. 그리고 1905년에 이번에는 러시아 군대가 한반도를 밟았지만 이 또한 일제와의 전쟁에서 패하고 러시아제국은 사회주의혁명을 맞이하여 역사속에 사라진다.
그리고 우리가 지긋지긋하게 여기며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좋게 볼 수 없는 나라 일본은 34년 11개월 동안 한반도를 유린하면서 역사 속에 유일하게 한반도를 지배하는 나라가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일제는 1945년 8월 6일에 인류 최초로 원자폭탄을 맞아 만신창이가 되었고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가로 역사와 세계에 낙인이 찍혔다. 한국전쟁 발발 당시 중공군은 인해전술로 북한을 도왔다. 하지만 전재 후 중공은 극심한 경제 침체를 겪었고, 급기야는 모택동의 최고의 실수라고 할 수 있는 문화혁명을 펼친다. 그야말로 중국의 찬란했던 역사와 문화를 없애버린 너무나 어이없는 일을 벌인 것이다. 그야말로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결과를 받아야만 했다.
역사는 반복되고 또 반복된다. 21세기의 한복판에서 일본은 경제 전쟁이라는 카드로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을 위협하였다. 결과는... 언제나 같다. 한반도를 건들면 혼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애국가 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대한민국은 ‘우리나라 만세(萬歲)’이다. 만세는 만년 동안 살라는 말이다. 그런데 단군 이후 우리나라는 아직 5천년도 안 되었다. 그러니까 앞으로 적어도 5천년은 이 나라가 더 이어질 것이다. 나는 그럴 것이라고 확신한다. 대통령이 맘에 들건 맘에 안 들건 그건 상관없다. 이 나라 대한민국은 하느님이 보우하시는 나라이다. 미흡한 것이 많이 있다.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러기 때문에 발전하는 것이다. 완벽하면 더 이상의 발전이 없다. 우리가 잘 보존해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나라이다. 대한민국 만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