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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Feb 26. 2021

독립열사들이 목숨보다 더 사랑한 나라


열아홉 살, 스물다섯 살, 서른두 살, 또 서른두 살, 서른다섯 살.

모두 꽃다운 나이였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이도 있었고, 갓난아이의 아버지도 있었다.

아직 한창 더 살아서 많은 일을 해야 할 나이에 그들은 안타깝게도 눈을 감았다.

똑똑한 사람들이었다.

집안도 괜찮았다.

많이 배웠고 정신도 바랐다.

젊은 나이였지만 그들을 따르는 사람들도 많았고 그들에게 배웠던 사람들도 많았다.


한국인이라면 이미 그들의 이름을 수없이 들어서 알고 있다.

열아홉 유관순, 스물다섯 윤봉길, 서른둘 안중근, 서른둘 이봉창, 서른다섯 나석주.

그분들의 이름 석자를 타이핑하는 동안 눈물이 쏟아진다.

나는 열아홉에 어리광을 피우듯이 고등학교를 다녔고 스물다섯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갈등하느라 청춘을 보냈다.

서른둘에서 서른다섯 사이에는 신혼의 단물을 빨며 첫 아이를 낳아 기르느라 생각을 하고 말고도 없이 바쁘게 지냈다.




어느 누군들 자기 목숨이 아깝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들도 자기 목숨이 소중했고, 자기가 살아야 가정을 건사할 수 있고, 자신이 잘못되면 가족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받을 것이라는 사실 잘 알고 있었다.

주위에서 가만히 있으라고 했을 것이다.

못 듣고 못 본 것처럼 지내라는 말도 들었을 것이다.

계란으로 바위 치는 짓은 하지 말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못 들을 수 없었고 못 볼 수가 없었다.

계란으로라도 단단한 바위를 흠집 내고 싶었다.

그래서 가녀린 여고생의 몸으로 만세운동을 이끌었다.

두 살과 네 살의 어린 아들을 두고서도 상해 홍커우공원에서 일본 제국주의자들에게 폭탄을 던졌다.

일본 왕을 향해 폭탄을 던지고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우리의 주권을 빼앗은 이등박문을 권총으로 쏘아죽였고 우리 강산을 수탈해간 동양척식주식회사를 폭파시키려고 하였다.




성공보다 실패가 많았다.

성공해도 붙잡혔고 실패해도 붙잡혔다.

그리고는 모진 고문이 이어졌고 허둥지둥 재판을 끝내고 즉결심판처럼 처형이 이루어졌다.

그렇게 그들은 꽃다운 나이에 산화해갔다.

어려서 잘 몰랐다고? 젊은 나이의 혈기라고?

아니다. 그렇지 않다.

그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너무나 정의롭고 당당한 일을 하였다.


오히려 그들을 마주 대했던 일제가 당황했다.

법대로 처리할 수도 없고 인륜으로 대할 수도 없었다.

그러면 자신들의 잘못이 드러날 게 뻔했다.

그래서 일제는 비밀리에, 조작하듯이 재판하고, 그들을 다 덮어버리려고 하였다.

다 없애버리면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리석은 생각이고 멍청한 짓이었다.

일제의 만행은 하늘이 다 보고 있었고 땅이 다 듣고 있었다.

일제의 폭압에 독립열사들은 눈을 감았지만 그분들의 외침은 여전히 우리 귀에 메아리친다.

"대한독립 만세!"




가난한 나라였다.

힘이 없는 국가였다.

배우지 못한 백성들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독립열사들은 이 나라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나라라고 하였다.

가난하여 근근이 보리밥을 먹을지언정 행복한 나라라고 하였다.

힘이 없어서 다른 나라를 한 번도 침공한 적 없지만 평화로운 나라라고 하였다.

배우지 못해서 세상 돌아가는 실정을 제대로 알지 못한 백성들이지만 그들의 마음속에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하였다.

그런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살리기 위해서, 되찾기 위해서 독립열사들은 꽃다운 인생을 내던졌다.


지구 위의 어느 나라가 이런 사람들을 이렇게 많이 가지고 있을까?

없다. 없다. 아무도 없다.

오직 우리나라만 유일하다.

그래서 위대한 대한민국이다.


그런데 이 나라가 살기 힘든 나라라고, 헬조선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그대는 이 나라를 위해서 무엇을 하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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