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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Oct 11. 2020

득인(得人)-사람을 얻으라!


중국의 진나라가 멸망하고 난 후에 가장 강한 힘을 얻은 제후는 항우였다. 그런데 그런 항우를 무찌르고 전국을 다시 통일하여 한나라를 세운 왕은 유방이다.


어느 날 유방이 신하들과 잔치를 하면서 자신이 항우를 이긴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신하들은 유방은 위엄이 있는 반면에 항우는 성격이 어질기만 하고 나약했다고 대답했다. 또한 유방은 부하들을 잘 통솔하였고 전쟁에서 승리하면 그 공을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항우는 부하들을 질투하여 부하들의 공로도 가로채고 땅을 얻어도 나누지 않았다고 하였다.

유방의 성품과 통치력을 높이면서 항우는 깎아내리려는 대답들이었다.

그런데 대답을 다 들은 유방은 신하들에게 하나는 알고 둘은 알지 못한다고 하면서 자신이 승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를 말하여 주었다.     



유방은 자신의 부하 세 명의 이름을 들면서 그들이 가진 능력은 자신보다 뛰어나다고 하였다.


“군막 안에서 전략을 세워 천리 밖에서의 승리를 결정짓는 일에 있어서 나는 장량보다 못하다. 나라를 안정시키고 백성들을 어루만져주며 식량을 공급하고 보급이 끊어지지 않게 하는 일에 있어서는 소하보다도 못하다. 그리고 100만 대군을 이끌고 전장에 나가서 싸우면 반드시 이기고 공격하면 반드시 적을 패퇴시키는 일에 있어서 나는 한신보다 못하다. 그런데 나는 단지 이 세 사람을 잘 사용했기 때문에 천하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항우는 모든 면에서 자신보다 뛰어났지만 부하들의 능력을 알아보지도 못했고, 유능한 사람이 있더라도 제대로 쓰지 못했기 때문에 패한 것이라고 하였다.     



유방이 치켜세운 전략가 장량, 병참담당 소하, 맹장 한신을 일컬어 후세 사람들은 ‘전한삼걸(前漢三傑)’이라고 부른다. 그들이 있었기 때문에 유방이 항우를 무찌르고 천하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세 사람이 아무리 출중하더라도 그들을 기용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한 유방이 없었다면 그들은 역사에 이름 한 줄도 남기지 못했을 것이다.


실제로 한신은 원래 항우의 부하였는데 항우가 그저 그런 하급관리로만 대우하니까 마음이 상해서 유방에게 투항한 사람이다.

항우처럼 인재를 평범한 사람으로 평가절하하는 사람도 있고 유방처럼 평범한 사람 중에서도 인재를 알아보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사람은 누군가 자기를 알아주면 그 사람에게 충성을 다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는 사람이 사람을 얻는 것이다.     



세상 살아가면서 자기 혼자서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자수성가했다고 하더라도 면밀히 살펴보면 낳아준 부모가 있고, 가르쳐준 선생이 있고, 함께 마음을 나눈 친구가 있고, 일을 도와준 선후배와 동료들이 있다.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서 생각해 보면 건물을 지어준 누군가가 있었고, 전기를 제공해주는 또 다른 누군가가 있고, 컴퓨터를 만들고 프로그램을 만들어준 그 누군가가 있기 때문에 편안히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모든 것을 다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환경과 사물들을 잘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이 원칙은 사람을 대할 때도 유효하다.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하려고 하면 일을 그르칠 확률이 높다.

오히려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모든 악기를 잘 다루는 사람이 아니다. 악기를 잘 다루는 연주자들을 찾아서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간다.


사람을 알아보고 사람을 얻어야 한다.

그래야 일이 이루어진다.

득인! 사람을 얻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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