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높다는 스위스는 사실 인구 1천만 명도 안 되는 작은 나라이다.
국토의 4분의 1이 험준한 알프스산맥으로 덮여 있어서 농사지을 땅도 얼마 되지 않는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서 국가 간의 전쟁이 생길 때는 애먼 피해를 입을 수밖에 있었다.
산속 마을이 대부분 그렇듯이 스위스도 산과 산 사이의 골짜기에 사람들이 마을 단위로 부족들이 모여 살았다.
이렇게 부족단위의 세계에서는 이웃 부족과 전쟁을 벌이면서 영토를 확장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스위스의 부족들은 싸움 대신 이웃 부족들과 동맹을 맺으면서 살았다.
그렇게 동맹을 맺음으로 인해서 그들은 어려움에 함께 대처하며 자신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지혜와 지식들을 동맹 부족들로부터 얻을 수 있었다.
먹을 양식이 턱없이 부족했기에 스위스 남성들은 먼 곳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일도 많았다.
특별히 짧은 기간에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전쟁 용병이 인기였다.
주변 국가들이 싸울 때 군사가 부족한 나라에서 스위스에 용병을 구하러 오면 스위스 남자들은 돈을 받고 전장으로 나갔다.
그들은 정말 용감하게 싸웠다.
전쟁에서 이기고 살아 돌아가야만 보상금을 제대로 받고 식구들을 건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스위스 용병들의 용맹은 유럽 여러 나라에 널리 알려졌고 어느 나라든지 전쟁에 맞닥뜨리면 스위스 용병들을 데려오려고 하였다.
그러다 보니 전장에서는 종종 스위스 용병들끼리 적군과 아군으로 나뉘어 싸우는 일도 있었다.
지금도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을 지키는 근위병들은 모두 스위스 용병들이라고 하니 과연 그들의 용맹함은 세상이 다 인정할 정도였다.
스위스인들은 살아가기에 너무나도 힘든 환경을 탓하느라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들에게 주어진 환경을 어떻게 바꿀까 연구하고 끊임없이 도전하였다.
그 결과 척박한 산지를 이용하여 낙농법을 발전시켰고 높은 산과 호수를 이용한 관광자원과 강한 바람을 이용한 풍력발전시설을 개발하였다.
서로 힘을 모으지 않으면 존립할 수 없었기에 상호 간에 이해하고 협력하는 정치질서를 확립했다.
그래서 서로의 비밀을 보장해주고 누구에게나 손을 내밀어주는 영세중립국으로 발전하였다.
이런 배경 속에서 세계 최고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금융제도인 스위스은행도 탄생하였다.
삶의 한 순간이라도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던 환경 덕분에 그들은 세심한 것에 주의를 더 기울이게 되었고 정밀한 기계들을 만드는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그 영향으로 세계 최고의 정밀함을 보증하는 스위스 시계가 탄생하게 되었을 것이다.
험준한 산맥이 그들의 생존을 위협한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산맥 덕분에 주변 강대국들이 스위스에 쉽게 쳐들어와 전쟁할 수는 없었다.
카르타고의 한니발도, 프랑스의 나폴레옹도 알프스를 넘기는 하였지만 자칫하였더라면 스위스 땅에 자신들의 묘지를 만들 수도 있었다.
스위스 사람들에게서 배워야 한다.
바꿀 수 없는 환경을 가지고 원망하며 투덜거릴 필요는 없다.
환경에 맞서 싸울 수 있는 힘과 끈기, 지혜와 서로 돕는 힘이 있다면 도전해볼 만하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하는데 아직 하늘이 무너진 것도 아니지 않은가?
무너질 것만 보지 말고 솟아날 구멍이 어디 있는지 알아맞혀 보는 것이 훨씬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