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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Jul 12. 2021

중력의 법칙으로 내 삶을 바라보면 위로가 된다


딸아이가 집에서 영상으로 수업을 받고 있는데 방문을 열어두었기 때문에 선생님의 목소리가 낭랑하게 들린다.

사회 과목인지 선생님이 돈 얘기를 한다.

요즘엔 아이들도 커서 돈 많이 벌고 싶은 게 소원이다.

딸아이의 친구 중에 장래 희망이 강남에서 건물주가 되고 싶다고 하는 아이도 있다.

웃자고 하는 얘기는 아닌 것 같다.

정말 그게 소원인 것 같다.


가정에서 일찍 경제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중학생 중에서도 주식 투자를 하는 아이들도 있다.

내 아들은 주식 한 주가 1주일 후에 찾는 돈인 줄 알았다고 하는데 동시대에 살아가면서도 이렇게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다.

우리 애들에게 경제 교육을 어떻게 시키나 하는 부담이 있던 차에 온라인 강의에 잠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선생님은 돈에는 중력의 법칙이 작용한다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알 듯 모를 듯한 말인데 어쨌든 ‘이게 무슨 말이지?’하고 관심이 가게 했다.




중력의 법칙은 아이작 뉴턴이 발표한 운동법칙의 핵심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다 적용이 된다.

아인슈타인이 나타나서 상대성이론을 발표하기 전까지 250년 동안 세상을 지배하는 힘의 법칙이었다.

두 물체 사이에는 서로 끌어당기는 힘인 중력이 작용한다.

이 힘(중력)은 두 물체의 무게를 곱한 것을 두 물체 사이의 거리로 나눈 만큼 증가하거나 감소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물체가 무거울수록 중력이 늘어나고, 또 거리가 가까울수록 중력이 늘어난다.


이것을 돈 버는 것에 적용해 보면 돈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돈을 더 많이 벌게 된다.

맞는 말이다.

돈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돈을 벌게 되어 있다.

그리고 돈의 무게가 많은 만큼 돈을 더 많이 벌게 된다.

이것도 맞는 말이다.

흔히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을 하는데 그게 여기에 딱 들어맞는다.

딸아이의 선생님은 이 두 번째 예를 들면서 경제 설명을 하고 있었다.




우리가 10억을 모은다고 생각해 보자.

처음에 1억을 모을 때는 너무 힘이 든다.

그래서 우리 힘의 100을 써서 1억을 모았다.

그러면 앞으로 9억이 남았다.

이제 2억까지 모으려면 다시 100이라는 힘을 쏟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

다시 1억을 모아 2억이 될 때에는 90 정도의 힘만 쏟으면 된다.

또 3억이 될 때까지 1억을 추가하려면 80 정도의 힘이면 된다.

이런 식으로 해서 마지막 9억에서 10억이 되는 동안에는 1억을 모을 때 10 정도의 에너지만 들이면 된다는 것이다.


처음 1억을 모을 때가 힘들지 일단 1억을 모은 다음에는 추가로 1억을 모으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는 말이다.

선생님은 이런 논리로 경제 교육을 시키고 있었다.

아이들이 이 말을 이해할지 모르겠는데 돈이 많으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는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좋은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해 준 선생님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돈 버는 것만 그러겠는가?

책을 읽고 지식을 쌓는 것에도 중력의 법칙이 작용한다.

처음에는 몇 권의 책을 읽고 단편적인 지식을 얻었는데 계속 읽다 보니 온갖 잡다한 지식이 쌓인다.

처음에는 주먹만 한 눈뭉치여도 계속 굴리다 보면 커다란 눈덩이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운동 실력과 전문적인 기술을 늘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시간을 들이고 노력한 만큼 실력도 늘어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면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


전문가들을 보면서 어떻게 그런 것을 생각하고 개발했냐며 궁금해하는데 처음 하나가 어려울 뿐이지, 그다음 둘, 셋은 처음만큼 어렵지는 않았다는 말을 듣는다.

중력의 법칙이 작용한 것이다.

중력의 법칙으로 내 삶을 바라보면 큰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지금 힘든 일이 있다면 그것은 첫 계단이어서 힘든 것이리라.

그것만 넘으면 그다음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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