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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by
박은석
Sep 2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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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더하기 1은 2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세계 모든 지역에서 통하는 법칙이다.
질서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1 더하기 1을 1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에디슨이 어렸을 때 그랬다고 한다.
진흙 두 덩이를 가져다가 한 덩이에 또 한 덩이를 합치면 두 덩이가 아니라 한 덩이가 된다고 했다.
역시 어렸을 때부터 남들과는 다른 생각을 했던 티가 난다.
1 더하기 1은 중노동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에게는 1은 숫자로 보이지 않고 하루 동안 감당해야 할 일거리로 보이는 것이다.
하루에 한 사람의 일당을 해야 하는데 두 사람의 일당을 해야 한다면 당연히 중노동이 된다.
그것도 맞는 말이다.
그러니 1 더하기 1은 반드시 2라고 답할 수 없다.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만약 어느 나라에서 1+1=11, 1+2=12, 1+3=13으로 정했다면 우리의 머릿속이 좀 복잡해진다.
그 나라에 가게 될 상황이라면 가슴이 철렁할 것이다.
우선 돈 계산부터 혼란스러워진다.
그 나라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120달러를 내야 하는 입장이라면 지갑에서 몇 달러짜리 지폐 몇 장을 꺼낼 것인가?
100달러짜리 한 장에 20달러짜리 한 장?
그러면 그 나라에서는 10,020달러가 될 것이다.
20달러짜리 한 장에 100달러짜리 한 장?
그러면 이번에는 20,100달러가 될 것이다.
갑자기 기초적인 산수도 못하는 멍청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 나라에서는 유치원생들도 이 정도의 계산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떡하지?
머리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다가 겨우 깨달을 것이다.
‘아! 1달러짜리 한 장에 20달러짜리 한 장을 보태면 120달러가 되는구나!’
그러면서 120달러짜리를 사는 데 99달러를 아꼈다며 좋아할 것이다.
그렇게 혼자 낄낄거리는 나를 보는 그 나라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당연한 일을 가지고 왜 저리 좋아하느냐며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할 것이다.
나는 99달러를 이득 봤다고 하지만 그 나라 사람들은 그건 이득이 아니라 정가를 주고 산 것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 말을 듣고 그 상품의 가치가 얼마일까 생각해보면 그건 120달러짜리가 아니라 1달러짜리 한 장에 20달러짜리 한 장의 값어치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21달러짜리 물건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21달러짜리 물건을 21달러를 주고 샀는데 무슨 이득을 보았다는 것인가?
제값 주고 샀는데 그것도 모르고 혼자 이득을 보았다며 낄낄거리는 내 모습이 그들에게는 어처구니없는 사람처럼 보일 게 당연할 것이다.
이런 우스꽝스러운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은 약속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 나라 사람들이 어떤 약속을 맺고 있으며 그 약속을 어떻게 지키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세상은 온갖 약속의 날줄과 씨줄들로 엮여 있다.
그 약속의 줄 하나가 끊어지면 그때까지 짜고 있던 옷감이 스르르 풀어질 수 있다.
그게 날줄인지 씨줄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한 줄만 끊어지더라도 전체가 망한다.
한 올 한 올 엮여서 넓은 포목을 이루듯이 하나하나의 약속들이 모여서 우리의 인생이 되고 세상이 된다.
그런데 가끔 약속을 잊어버렸다고 하는 사람들을 본다.
약속했는지도 몰랐다며 능청스럽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약속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은 세상이 온갖 약속으로 얽혀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약속 때문에 이 세상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약속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세상이 망가지고 있다.
믿기지 않는다면 내가 사는 세상의 약속들을 꼼꼼하게 지키며 살아보라.
그러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아름다운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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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석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2009년 1년 200권 읽기 운동 시작. 2021년부터 1년 300권 읽기 운동으로 상향 . 하루에 칼럼 한 편 쓰기. 책과 삶에서 얻은 교훈을 글로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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