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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Nov 27. 2021

세상 모든 아빠들이여! 아빠학 전공자가 되자!


결혼 후 6년 만에 딸아이를 낳았다.

순식간에 아빠가 되었다.

물론 임신 기간이라는 준비 기간이 있었다.

하지만 준비는 준비이고 실전은 실전이다.

갑자기 마음에 질문이 생겼다.

‘아빠는 어떤 사람이지?’

결혼생활을 하면서 언젠가는 아이를 낳아 기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아빠가 되어야 할지를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아이를 낳으면 자연히 아빠가 되는 것이고 꼬박꼬박 월급 받아오면 그 돈으로 아이를 키우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아이가 밤새 보채면서 울어댈 것은 생각에도 없었다.

사춘기 때가 되어 힘들어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아빠의 마음은 헤아리지도 못했다.

아이가 성장해서 내 품을 떠나가는 것은 아직도 마음에 와닿지가 않는다.

내가 부모 곁을 떠난 것은 자연스러웠는데 내 아이들이 내 곁을 떠나는 것은 굉장히 생소한 기분으로 다가올 것 같다.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렇게 살아왔을 것이다.

또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기가 마치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아빠라고 착각을 한다.

아빠로서 당연히 알아야 할 지식과 지혜가 있을 텐데 그런 것에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나는 대학에서 한국어교육을 전공했다.

무려 4년 동안이나 국문학과 교육학을 공부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문학에는 젬병이고 가르치는 기술도 별로이다.

전공이라고 하지만 어디 가서 잘한다고 내세울 수가 없다.

그런 내가 이제 아빠가 된 지 근 20년이 다 되었다고 해서 아빠에 대한 전공자라고 할 수 있을까?

자신할 수 없다.

여전히 모르는 것 천지다.

그래도 여성들은 결혼 전부터 임신과 출산, 육아에 대한 책이라도 본다.

아이가 태어나면 <삐뽀삐뽀 119>를 늘 끼고 산다.

아이들을 위한 요리책도 보고 교육책도 본다.

그런데 아빠들은 평생 그런 책 한 권도 안 본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자녀 양육에 대한 책들에 관심을 가진 적들이 있다.

그중에서 시찌다 마코토라는 사람이 쓴 <아버지가 자녀에게 주어야 할 7가지 인생의 선물>이라는 책이 있다.

지금은 절판되었기 중고서점에서나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아버지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7가지 인생의 선물을 제시하였다.

자신도 다른 사람도 소중한 존재라는 존경심.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버리고 욕망을 억제하는 인내심, 자녀 교육의 기본으로서 서로 간의 신뢰를 확고히 세워주는 사랑, 스스로 무엇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의욕, 잘 갈고닦으면 빛을 내는 보석과 같은 자신만의 개성,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도전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깨닫게 해주는 배움, 어떠한 시련에도 좌절하지 않게 만드는 인생의 꿈이 그가 제시한 7가지의 선물이다.

그때는 단락마다 밑줄을 그어가면서 읽었을 텐데 지금은 다 까먹었다.




어쨌거나 이런 책 한 권을 읽으면 책 한 권만큼의 감동과 다짐과 지식과 지혜가 생긴다.

그래서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생각이 곧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생각 없이 키우는 것보다는 생각하면서 키우는 게 백배 천배 낫다.

세상에 누군들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아빠가 있나?

어떤 아빠라도 자식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어 한다.

자신은 비록 힘든 인생을 살았더라도 자식은 좋은 삶을 살기를 원한다.

그게 아빠의 마음이다.

언젠가 아버지는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한 적이 있다.

내가 내린 대답은 ‘아버지란, 목숨을 바쳐서 자식들을 살려내는 사람이다!’ 자식을 책임지려면, 살려내려면 알아야 한다.

배워야 한다.

공부해야 한다.

대학에서는 안 가르쳐주지만 인생학교에는 <아빠학과>가 있다.

세상의 모든 아빠들이여!

평생 공부해서 아빠학 전공자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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