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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Jan 20. 2022

울화통 터지는 사람을 대하는 방법

 

수없이 말을 해도 전혀 변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다시 한 번 말을 하느니 답답해서 그냥 내가 일을 처리해버리는 게 더 낫다.

그런 일을 겪을 때마다 울화통이 터진다.

‘왜 이게 안 되지?’ 이해할 수가 없다.

차근차근 이야기를 하면 잘 따라할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았다.

나처럼 부드럽게 가르쳐주는 사람을 만나기도 쉽지 않을 텐데 나의 가르침을 귓등으로 듣는지 가르친 대로 하지 않는다.

내 말이 외국어로 들리지도 않을 텐데 못 알아먹는 것 같다.

달나라에서 왔는지 별나라에서 왔는지 정말 이상한 사람이다.

그럴 때 버럭 화를 내면 내가 지는 거다.

이미 여러 번 경험을 했다.

아무리 정당한 방법으로 화를 내더라도 일단 큰소리를 치는 순간 관계가 서먹해진다.

내 마음도 힘들어진다.

그 부글거리는 감정이 가라앉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고 해서 꾹 참는 게 능사는 아니다.

뭔가 방법이 있어야 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오은영 선생의 <화해>라는 책을 보다가 ‘이거구나!’하는 방법을 발견했다.

오은영 선생에게 이미 여러 사람이 상담을 했던 모양이다.

특히 가정에서 아이가 부모의 말을 듣지 않는 것 때문에 괴로움을 겪는 부모들이 많은 것 같다.

부모들은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부모의 말을 잘 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제 얘기했는데 아이는 그 말을 다 까먹어버렸는지 오늘도 똑같은 얘기를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럴 때 부모들은 흔히 “너는 왜 그러니?”라고 한마디 한다.

누가 잘못한 것일까?

아이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부모가 유별난 것도 아니라고 했다.

단지 부모가 아이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오은영 선생은 아이에게 있어서 어제는 어제이고 오늘은 또 새로운 날이라고 했다.

어제 세수했지만 오늘 또 세수하듯이 아이에게 어제 들은 말은 어제의 말이고 오늘 듣는 말은 오늘의 말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명언 중의 명언이었다.

어제와 오늘은 분명 상황이 바뀌었다.

새날이 되었다.

새날이 되면 세수하고 양치하고 밥을 먹고 다 새롭게 해야 한다.

어제 세수하고 양치했다고 해서 오늘 안 하고 지내지 않는다.

어제 3끼 밥을 먹었다고 해서 오늘 굶지는 않는다.

기본적인 것은 매일매일 계속 반복한다.

그리고 그 기본적인 것이 사실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사람을 만나러 나가는데 화장은 안 할 수도 있지만 세수와 양치질은 꼭 한다.

왜냐하면 그게 만나는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이기 때문이다.

매일 하는 일이라고 해서 사소한 일이 아니다 무척 중요한 일이다.

허구한 날 했던 말을 또 해야 하냐고 짜증내지 말아야겠다.

새날이 밝았다고 생각하자.

내가 하는 말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다시 말하는 것이라고 여기자.

그러면 울화통이 좀 가라앉을 것 같다.

잘 알아먹지 못하면 그 사람은 아이라고 생각하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아이를 대해서 그런지 오은영 선생은 한 번도 아이를 야단치지 않고 키웠다고 한다.

그것만으로도 존경받아 충분한 인물이다.

그에 비하면 나는 어떤가?

물론 평상시에는 사람 좋다.

참기도 잘한다.

그런데 참다 참다가 화산처럼 폭발해버린다.

아침이 되어 오늘이라는 새날을 맞이했는데 내 마음은 여전히 어제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그러니 툭하면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만 늘어놓는다.

새날을 맞이했으면 새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이제 내가 도전해야 할 과제가 하나 생겼다.

누군가에게 같은 말을 두 번 세 번 할 때는 새날이 되었다고 생각하기이다.

아침부터 잔뜩 인상을 쓰면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까 새날을 맞이하여 첫인사를 건넬 때처럼 밝은 모습으로 말하려고 한다.

그렇게 도전해보려는데 고민이 생겼다.

‘새날이 1시간마다 찾아오는 사람이 있는데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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