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에게 대항하여 반체제 운동을 벌이다가 잡힌 젊은이가 있었다.
법 위에 황제가 있던 시절이니 이제 끝장났다는 생각만 했다.
아니나 다를까 사형판결을 받았다.
감옥에서는 형이 집행될 때까지 특별히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마음의 준비나 하고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마침내 사형집행일이 되어 형장으로 끌려나갔다.
밝은 햇살에 비친 건물 지붕들이 보였다.
몸이 묶이고 판결문이 읽히면 끝난다.
그전에 사형집행관이 그에게 마지막으로 삶을 정리할 시간을 주었다.
5분이었다.
그에게만 특별히 너그럽게 대한 것은 아닐 것이다.
집행하는 입장에서도 그 5분의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어쨌거나 이제 5분 후에는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젊은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5분을 어떻게 쓸까 생각을 했다.
아무 생각도 없이 멍하니 기다리다가 죽기에는 너무 아까운 시간이었다.
그 5분이 자신의 인생 전부라고 생각했다.
젊은이는 28년을 살아왔지만 이렇게 시간이 아까운 적은 없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그 5분이 영원처럼 긴 시간일 수도 있었다.
그는 먼저 가족과 친구들을 생각하며 그들에게 작별을 고하는 기도를 하였다.
2분이 지났다.
그다음에는 자기 자신을 성찰하면서 누구에게 잘못한 적은 없었는지, 잘못 살았던 적은 없었는지 돌아보았다.
그리고 눈을 들어서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둘러보았다.
그렇게 생각하는 동안에 5분의 시간이 다 지나버렸다.
사형집행관이 막 움직이려고 하였다.
그때 “사형 집행을 멈추시오!”하는 외침이 들려왔다.
갑자기 황제가 그 젊은이를 사형시키지 말고 유배를 보내라고 명령한 것이었다.
그 명령을 전달하는 관리가 사형집행 시간에 맞춰 형장에 도착한 것이었다.
5분 동안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사람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의 찬란함을 보고 죽을 뻔하다가 살아났다.
그날 밤에 그 젊은이는 자신의 동생에게 의미심장한 편지를 써서 보냈다.
“지난날들을 돌이켜 보고 실수와 게으름으로 허송세월했던 세월을 생각하니 심장이 피를 흘리는 듯하다.
인생은 하나님의 선물인 것을, 그래서 모든 순간이 영원한 행복일 수 있었던 것을 몰랐구나!
그 사실을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이제 내 인생은 바뀔 것이다.
다시 태어날 것이다.”
그 후로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선물처럼 소중히 여겼다.
시베리아에서의 수용소 생활도 선물로 받아들였다.
심한 노동과 철저한 감시를 당하였지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선물을 얻었다.
그 선물을 활용하여 그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들어갔다.
그렇게 4년 동안의 유배 기간을 끝내고 그가 다시금 펜을 잡게 되었을 때 그의 손에서 주옥같은 작품들이 탄생했다.
그리고 우리는 도스토예프스키라는 엄청난 선물을 얻게 되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죽음의 순간에 얻은 마지막 5분의 시간을 선물로 여겼다.
그 결과 그는 인생을 수많은 선물이 담겨있는 복주머니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도스토예프스키니까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도스토예프스키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러시아에는 수많은 도스토예프스키가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얻은 고유한 이름이다.
하지만 그 많은 도스토예프스키들 중에서 <죄와 벌>, <백치>를 쓴 도스토예프스키는 오직 한 사람이다.
자신의 인생을 도스토예프스키로 만들어간 바로 그 사람이다.
이제 나에게 5분의 시간이 주어졌다고 생각해보자.
그 5분 동안 무엇을 할 것인가?
너무 짧아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인가?
그렇지 않다.
그 5분은 어쩌면 영원이기도 하며 어쩌면 나의 인생 전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