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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Apr 09. 2022

매일 나 자신을 돌아보며 살아가기


동양 최고의 스승을 꼽으라면 누가 뭐래도 공자(孔子)이다.

2,500년을 내려오는 공자의 사상은 유학을 공부한 사람에게나 공부하지 않은 사람에게나 깊게 스며들어 있다.

그의 가르침이 워낙 깊고 넓었기에 직접 배우려고 모여든 제자만도 3천 명을 헤아렸다고 한다.

그 많은 제자들 중에서 오랫동안 공자에게서 배운 제자 70명을 꼽아서 칠십자(七十子)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70명 중에서 또 10명을 추려서 공문십철(孔門十哲)이라고 한다.

그 10명의 제자들에 대해서 공자가 간략하게 소개한 말이 <논어> 선진편(先進篇) 2장에 나온다.


“진나라와 채나라에서 날 따르던 이들이 이제는 문하에 아무도 없구나. 덕행으로는 안연(顏淵), 민자건(閔子騫), 염백우(冉伯牛), 중궁(仲弓)이 뛰어났고, 언변은 재아(宰我)와 자공(子貢)이 뛰어났고, 정사에는 염유(冉有)와 계로(季路)가 뛰어났고, 문학에는 자유(子游)와 자하(子夏)가 뛰어났다.”




이렇게 많은 제자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자의 사상은 그의 생전에는 제후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공자가 세상을 떠난 후에 그의 제자들이 유가사상을 계승 발전시켰는데 전통적으로 유가사상의 계보를 들라고 하면, 공자(孔子)-증자(曾子)-자사(子思)-맹자(孟子)로 이어지는 계보를 말한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된 공자의 최측근 공문십철에 보면 증자(曾子)라는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아마 증자는 다른 제자들보다 늦게 공자의 제자 그룹에 합류한 사람으로 보인다.

하기는 증자는 공자보다 마흔여섯 살이 어렸다.

공자가 72세에 세상을 떠났는데 그때 그의 나이는 고작 스물여섯이었다.

증자의 또 다른 이름은 삼(參)인데 논어 선진편 11장에 보면 공자는 증자에 대해서 ‘미련한 사람(參也魯)’이라고 평하는 장면이 나온다.

대 스승께서 제자를 그렇게 안 좋게 평했을 리는 없을 것 같은데 어쨌거나 그렇게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이 사람 증자가 남긴 한마디의 말이 내 마음을 파고든다.

논어 학이편(學而篇) 4장에서 증자는 “나는 매일 세 가지로 나 자신을 반성한다(吾日三省吾身).”고 하였다.


첫째는, 다른 사람을 위해 일을 하면서 불충하지는 않았는가?

둘째는, 친구와 사귀면서 신의를 무너뜨리지는 않았는가?

셋째는, 배운 것을 제때 익히지 않은 것은 아닌가?


이 세 가지를 매일 반성했다는 것이다.

공자는 그를 미련하다고 했는데 그 말이 증자가 무식하다는 말은 아닌 것 같다.

어쩌면 스승이 보기에도 미련할 정도로 가르침을 잘 따른다는 말이 아니었을까 싶다.

‘요즘 같은 세상에 저렇게 곧이곧대로 공부하는 사람도 다 있구나!’하는 말이었을 것 같다.

그만큼 증자는 우직하게 배우고 익혔다.

비록 공자의 최측근 제자로 불리지는 못했지만 그는 공자의 가르침을 따라 부지런히 배우고 익히는 일을 가장 충실하게 수행한 제자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였을까?

공자가 죽자 제자들은 부모의 장례에 준하는 예로 상복을 입고 장례를 치렀다.

그때 공자의 제자들은 증자를 상주로 하였다고 한다.

가장 미련하다고 했던 제자가 가장 으뜸인 제자가 된 것이다.

무엇이 그 쟁쟁한 제자들을 다 제치고 증자를 가운데자리로 이끈 것일까?

그것은 증자가 말하고 몸으로 실천했던 ‘오일삼성오신(吾日三省吾身)’ 때문이었을 것이다.

매일 자신을 돌아보면서 잘못한 것은 고치고 배울 것은 배우고 익힐 것은 익힌 결과였을 것이다.

나도 증자의 삼성오신(三省吾身)의 자세를 본받아야 하겠다.

사람들을 대할 때나 나에게 맡겨진 일을 해나갈 때는 충실해야겠고, 친구들이나 정겹게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신의를 지켜야겠고, 배우고 익히는 데에는 게으르지 말아야겠다.

누가 아나?

그렇게 하루하루 뚜벅뚜벅 살아가다 보면 증자만큼은 못하더라도 언젠가 그 비슷한 좀 괜찮은 사람이 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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