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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Aug 27. 2022

우물 파기 사역을 소개합니다

   

내가 다니는 교회에서는 월드비전과 협력해서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가난한 마을에 우물을 파는 일을 하고 있다.

벌써 10년 가까이 이 일을 하고 있고 지금까지 판 우물이 10기 정도 된다.

우물 1기를 파려면 약 1천만 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만만치 않은 비용이지만 저개발국가의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비용이다.

아무리 마을사람들이 추렴을 한다고 해도 그 정도의 비용을 마련할 수가 없기 때문에 우물을 팔 엄두를 내지 못한다.

우리나라처럼 땅을 조금만 파면 물길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물길은 아무 곳에나 흐르지 않는다.

그러니 우선 물길을 찾아야 한다.

때로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깊이 파야 물을 만날 수 있고 때로는 부지런히 팠는데 물길을 찾지 못할 때도 있다.

여러 번 실패를 감수하면서도 물길을 찾고 우물을 파려고 하는 것은 물이 있어야 사람이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 몸의 70%가 물로 채워져 있고 지구의 70%도 물로 채워져 있다고들 말한다.

그만큼 물은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물질이다.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말이 아니다.

세계 모든 도시가 다 물 가까운 곳에 세워진 것도 우연이 아니다.

세계 4대 문명의 발생지라고 하는 곳들을 보면 모두 커다란 강물이 흐르고 있다.

나일강, 티그리스강, 유프라테스강, 갠지스강, 황허강, 양쯔강 등 거대한 강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이 그곳에 모이게 되었고 그 물을 다스리면서 4대 문명이 발전한 것이다.

물이 마르면 임금님도 하늘을 향해서 두 손을 싹싹 빌면서 물을 내려달라고 기도했었다.

물을 잘 다스리는 것이 지도자의 가장 중차대한 임무이기도 했다.

조선 3대 왕인 태종 이방원은 한양의 홍수를 방지하기 위해서 인공 시냇물을 만들어 물길을 돌렸는데 그로 인해 백성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었다.




이렇게 물이 중요한데 지구상의 많은 지역에서는 물 구경을 하기가 어렵다.

물장구를 치는 것은 고사하고 당장 마실 물을 얻기 위해서 5킬로미터를 정도를 걸어가야만 하는 지역들도 있다.

이때 주로 물을 길으러 가는 이들은 여자아이들이다.

이상하게도 세계 어느 곳이나 집안일은 주로 여자들이 한다.

남자들은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집안일에 거리를 둔다.

물 긷는 일도 집안일의 하나여서 그런지 여자들의 일거리로 여긴다.

그런데 경제적으로 열악한 지역이기 때문에 어머니는 집안의 다른 일들을 하고 그 어머니를 도와서 딸들이 물을 길으러 간다.

5킬로미터를 걸어가서 물을 긷고 5킬로미터를 걸어온다면 중간에 보통 서너 시간이 걸린다.

결국 물 긷는 일 때문에 여자아이들은 학교에 가서 공부할 수도 없고 다른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시간도 갖지 못하게 된다.

물만 긷다가 하루를 보내버리는 것이다.

너무나 큰 낭비이다.




여자아이들의 손해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물 길으러 가고 오는 그 길에는 여자아이들을 노리는 짐승 같은 인간들이 있다.

그 인간들 때문에 여자아이들은 심한 상처를 입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을 일찌감치 파악한 월드비전에서 우물 파기 사역을 시작한 것이다.

마을에 우물이 생기면 인근 4~5개 마을의 사람들이 그 우물의 혜택을 받는다고 한다.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어서 전염병에 걸릴 일이 줄어들고, 더 건강하게 되며, 물 길으러 가고 오는 시간을 아껴서 다른 일을 할 수 있고, 여자아이들은 학교에 가서 공부할 수 있고, 또 오고 가는 길에서 피해를 입는 일들을 줄일 수 있어서 일석십조의 이익을 안겨준다.

우리 교회에서는 단지 1천만 원을 후원할 뿐인데 그것이 마중물이 되어 여러 마을 수십수백 가정이 도움을 입는다고 한다.

세상 모든 사람이 물 걱정 없이 사는 세상이 올 때까지 이 일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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